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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가까이 하기 너무 멀지만 흥미로운…

[스페셜리포트] 환차익 환상의 위험성…中 외환정책 주도권 욕구 이해해야

임혜현 기자 기자  2011.04.14 08: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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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위안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미국을 능가하는 교역 파트너인 중국과 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 속에서 ‘새 국제 결제 수단으로서 떠오르는 과도기의 위안화’에 무심할 수 없다. 여기에 위안화가 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대표적 화폐라는 점에서도 투자 틈새를 노리는 시선을 많이 모으고 있다. 현실 무역 거래나 투자 모두에서 필요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위안화 절상 문제는 지난해 ‘환율전쟁’의 주요 논제였을 뿐만 아니라 금년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그러면 현재 절상은 어떻게 진행 중이고, 그 폭에 대해서는 어떤 예측을 할 수 있을지가 바로 환차익 문제, 위안화 투자의 매력도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중국외환교역센터는 13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5369위안으로 고시했다. 처음으로 달러당 6.54위안선을 하향돌파하며 사상 최저를 기록한 것이다. 중국 당국이 최근 이같은 절상을 용인하고 있는 것은 수입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하는 필요성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위안화 절상폭, 중국 ‘외환 주도권’ 강약에 주목

이런 상황에서 블룸버그통신은 12일, 홍콩 외환시장에서 12개월 위안화 선도거래(포워드) 물량의 환율이 달러당 6.3775위안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한해 2.6% 가량은 오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해 10월경 BNP파리바나 DBS 등 주요 기관들이 위안화 절상 예상치를 2011년 3분기까지 평균 6.43% 절상될 것으로 본 것(3월17일 우리은행 ‘수출입기업의 위안화 무역거래 활용 방안’ 자료)과 대비해 보면 일정 수준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절상에 대한 기대폭이 어느 정도 줄어든 것, 바꾸어 말하면 앞으로의 절상 가능성을 예측할 때 중요하게 감안해야 할 부분은 어디에 있는가? 중국이 인플레이션 관리와 관련, 외환 정책 주도권을 얼마나 강하게 잡을 수 있는가에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위안화 절상 가능성과 무역 결제 수단으로서의 급부상 때문에 위안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단순히 환상을 갖고 접근해서는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절상폭이 당초 에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인플레이션 억제 필요성으로 근래의 절상을 용인한다고 할 때에, 혹은 다른 국가들의 압박으로 인하여 절상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 명제는 반대로 인플레이션 등에 어느 정도 강한 관리 능력을 중국이 획득하게 되거나, 타국의 눈치를 더 이상 보지 않는 면모를 중국 당국이 드러내게 되면 절상 압력은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부담감과 경착륙 우려를 심각하게 보면 위안화 절상 필요성에 높게 주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 보고서를 내놓고 중국과 홍콩에서 1980년대 후반 일본의 ‘거품’ 상황과 비슷한 신용 규모 팽창과 부동산 가격 폭등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버블 경제(거픔 경제)의 경착륙 우려인 셈이다. 특히 이 같은 버블 문제 해법과 관련, IMF는 “중국과 같은 신흥 경제는 경기 과열을 방지하는 데 화폐 고평가와 고금리가 도움이 되며,이는 또 세계경제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며 위안화 절상 필요를 강조했다. 

하지만 경착륙이 아닌 연착륙 가능성을 예상하면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일례로 관영언론기관인 중국 증권보는 12일 사설을 통해, 중국이 최근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등 무역수지 흑자가 감소하고 있어 긴축 정책을 끝낼 것이라고 12일 전망했다. 이는 불과 며칠 전인 지난 6일에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 선까지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긴축 기조가 완화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증권보 보도를 스스로 일부 수정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지난해부터 중국이 보여온 긴축 정책(기준금리 인상 등)은 유동성 회수 노력인 동시에, 지난해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에 어느 정도 화답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었다. 기준금리 조정 등 여러 정책으로 중국 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이 영향을 받았고(하락했고), 이것이 사실상 위안화 절상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이를 두고 당시 중국이 미국과의 환율 전쟁에서 대화 물꼬를 텄다는 풀이도 제기된 바 있다). 그러므로 이 같은 긴축 정책 종료 문제를 관영매체가 언급하고 나선 것은 중국이 인플레이션을 막고 부동산 연착륙을 시도하는 문제, 더 나아가서는 특히 미국 등 외부의 압박에 대해 일정 부분 자신감을 갖기 시작하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읽을 수도 있다.

이렇게 긴축을 빨리 접어도 지탱이 가능한 수준의 경제 구조일 경우에도 향후 운영 방향의 가능성은 둘로 갈라질 텐데, △ 물가 문제(수입 물가 문제)에 일정 수준 시달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절상을 용인(적극 시행)하는 경우와, △ 위안화 절상을 당국이 용인하지 않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증권보는 12일 보도에서 위안화 상승에 따른 차익을 거두려던 해외 자금의 유입이 줄어들어 인민은행이 ‘외환 정책’을 펴는데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처럼 긴축 기조를 곧 해체할 것이며 외환 정책 주도권도 언급한 부분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 이후 해외 유동성 자금 유입 우려가 높아졌던 상황과 대조해 읽어보면 뜻이 더 선명해진다.

그러므로, 증권보의 12일 보도는 중국이 연내 내부적인 물가 요인이 고통의 정점을 통과하고 수입형 인플레이션 압력에 내수 경기가 무너지는 일 없이 견딘다면, 외부 국가들의 위안화 절상 압력 기대치를 충족해 줄 의향이 없음이 분명하다는 해석으로까지 연결할 수 있다. 따라서 당초 지난해 혹은 올해 초 점쳐진 6~7% 절상 예상치보다는 상당히 낮춰 잡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예금이나 정기 예금에 묻어뒀을 때의 금리 등과 비교해 기대할 부분이 없다시피하다는 판단이 서는 경우에까지 개인이 굳이 위안화 절상이라는 글로벌 이슈를 개인 이익과 연결 지을 여지는 없는 셈이다.

개인 위안화 투자, 자산규모 따라 펀드-DLS-직접채권거래 다양

이렇게 시시때대로 절상폭 기대치를 수정하지 않고 위안화 투자를 유지하거나 신규로 진행했다가는 실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가능성은 특히 환차익 부분에까지 과세가 되는 딤섬 펀드 등을 택했을 때 높아진다고 하겠다.

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 기본적인 관심이 있지만 거래(투자) 규모가 크지 않고, 시장 추이를 봐 가며 혹은 사정에 따라 즉시 거래를 중단하고 싶은 일반인이라면 전신환위안화 형태로 외화예금을 하는 방안이 있다. 위안화 현물에 대한 거래를 원하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현금 지폐 입금시 위탁수수료가 따로 부과되기 때문에) 전신환으로 입금하고 출금하는 것으로 족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에서 하나로 외화통장을 개설하고 원화를 ‘무역 결제 용도가 아닌 홍콩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시장환율’을 적용받아 예금해 두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위안화는 홍콩 내 위안화(CNH)와 중국 본토 위안화(CHY)가 있는데, 이 통장 예금은 CNH를 대상으로 한다.

아예 특정 기간을 염두에 두고 정기예금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HSBC은행이 내놓은 위안화 정기 예금 상품을 택하면 된다. 최대 연 0.4% (2월 10일 정기예금 기준)의 금리를 제공하며, 현찰매매율 대비 저렴한 전신환 매매율을 적용해 수수료 혜택을 제공한다(최소 가입 단위 원화 100만원 상당 위안화).

반드시 원금보장이 된다는 점에서는 신한금융투자가 4월 중 공모한 ‘1년 만기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증권 184호’처럼 USD/CNY(미국 달러화대비 위안화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도 정기예금과 다를 바가 없어 동류로 묶을 수 있겠는데, 이런 상품이 등장하기를 기다려 보는 것도 적당하다.

다음으로는 CNH 위안화, 특히 이 CNH 위안화 표시 채권에 대한 투자를 하는 경우를 더 살펴보자.

근래 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 즉 딤섬 본드에 직접 투자, 신탁 혹은 관련 펀드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있는데, 딤섬 본드는 채권 발행물량의 80% 이상이 2~3년 만기, 대부분 표면이자는 2~3% 수준이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고정된 금리로 발행되고 있다.

이러한 딤섬 본드에 간접 투자하는 공모 펀드도 국내에 선을 보였다. 펀드 형태 투자는 최소 가입액에 부담이 없고 가입이나 중도 해지가 쉬우며(환매 수수료 부담은 지겠지만), 다양한 채권에 자연스럽게 분산투자할 수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투자 규모가 소액인 경우 적합하다. 반면 신탁이나 직접 매매와 달리 환차익에 대해 15.4%(주민세 포함)의 세금을 내야 하므로, 위안화 절상폭에 지나친 기대를 갖고 들어가서는 곤란할 수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이 내놓은 ‘하나UBS 딤섬 증권투자신탁’ 펀드가 이런 예다.

투자 규모가 크고 자산 관리에 자신이 있는 경우라면 투자 수익은 물론 환차익에 온전히 기대를 해 볼 수 있는 딤섬 본드 직접 투자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일반 계좌를 통해 딤섬 본드를 직접 매매할 수 있는 중개 서비스를 시작, 국내에서도 고객이 직접 채권을 선택해 언제든지 자유롭게 매수, 매도할 수 있는 길이 있다. 위안화 절상에 따른 환차익에도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이 직접 매매의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딤섬본드 액면가가 100만위안(약 1억9000만 원)이라 최소 가입금액이 100만 위안이 넘어야 한다는 점은 한계다.

기업, 결제 수단으로서의 위안화 ‘탈 안나게 다루려면’

기업이 바라보는 위안화는 절상 기대감이라는 측면에서만 바라보기에는 더욱 어렵고 복잡하다. 장기적으로 국제 결제 수단으로 부각될 위안화를 위한 포석으로 이용만 당할 위험이 현재 2011년 중국과 교역을 하는 우리 나라 기업들이 처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이 위안화로 거래 결제를 요구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코트라가 지난3월31일 밝힌 조사결과에 따르면, 설문조사 대상이 된 중국상대 수출입기업 104개사, 중국진출법인 136개사 중 77.5%가 위안화 결제를 도입했거나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입검토 원인으로 응답기업의 46%가 중국 바이어로부터 위안화 결제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해 중국기업으로부터의 결제통화 변경 압력이 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4.2%만이 현재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으나 위안화 미결제 기업 대부분이(76.5%가) 위안화 결제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중국 측 기업의 요청은 우리 기업의 수출시 대금을 위안화로 받아갈 것을 요구하는 경우 외에도, 수입을 해 가는 경우 대가를 위안화로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경우로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안화로 무역 결제 거래를 진행하면 중국측 거래선(현지법인 포함)은 환리스크가 현저히 줄어들지만 한국측은 환리스크에 노출되는 단점이 발생한다.

하지만 위안화 결제 상황은 일종의 대세로 읽힌다. 한국과 중국간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액 비중이 중장기적으로 최대 30%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국제무역연구원 최용민 실장, 우리은행 주최 ‘중국 위안화 무역결제 제도 및 수출입기업 활용방안’ 세미나 발표자료)도 있고 단기적으로 보더라도 1~2년 내에 전체 대중 무역액 중 10%는 무난히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래은행이 위안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지 살피고, 각종 결제 비용이 달러 거래시와 같은 수준이나 그 이하에서 결정되도록 은행과 협의를 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중국과의 거래에서 수출입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송금방식 결제를 활용하는지 △자회사 거래를 하는지 △무역업무 간소화가 긴요한지 △중국 마케팅 지원 필요성이 존재하는지를 살펴 이 중 2개 이상 항목이 해당하면 위안화 결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국제무역연구원 최용민 실장, 우리은행 주최 ‘중국 위안화 무역결제 제도 및 수출입기업 활용방안’ 세미나 발표자료).

하지만 △반대로 수출을 일방적으로 하며 △신용장 거래를 하며 △상대는 ‘비시범 기업’으로 중국 당국이 정한 시범 기업과 같은 혜택을 보기 어려우며 △환리스크 관리 능력도 없는 데다 △심지어 거래은행에 위안화 취급 능력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면 위안화를 거래 수단으로 염두에 두는 게 해가 될 수 있다.

위안화를 결제 수단으로 염두에 두는 기업이라면, 여러 가지 기업용 상품을 통해 위안화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기업 외화보통예금과 △기업 외화정기예금 등 기업 전용 위안화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요컨대 위안화는 이제 불확실하고 알 수 없는 통화에서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국가의 통화이자 결제 수단으로서 거부하기 어려운 수단으로 떠올라 기업으로서는 투자 내지 일종의 환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해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개인의 경우 가치 절상을 염두에 두고 바라볼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외환 정책 주도권에 강하게 집착하는 국가인 데다 국제적인 물가 불안 추세에도 동등하게 끌려다니지 않을 정도의 경제 체력과 구조를 갖고 있는 점은 안일하게 접근하기 어려운 속성을 위안화에 부여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중국과의 거래를 넓힐 수단으로 끊임없이 관리할 대상이자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들여다 볼 유리창이 위안화이지, 단순히 받아서 쌓아두면 좋은 다다익선의 객체로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