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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K건설 자회사 무분별한 확장 이면엔…

분사 후 새롭게 출발한 ‘SK임업’ 실체 추적

이철현 기자 기자  2011.04.13 09: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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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K건설이 자회사 사업소의 무분별한 확장을 방조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일부 사업소는 제대로 된 기능을 전혀 수행하고 있지 않지만 버젓이 사업소라는 간판을 내걸며 마치 사업장인 것처럼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SK임업 영동사업소 전경. 문은 굳게 잠겨 있는 가운데 큰 건물(왼쪽)은 텅 비어 있다. 바로 옆의 작은 건물 등에는 도구를 보관하고 있는 창고로 쓰이고 있다.

SK건설은 지난 2009년 4월 임업부문을 분사했다. 조경사업에서의 수주경쟁력을 강화하고 우드펠릿 사업을 독자적,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SK건설은 임업부문을 설립자본금 200억원, 지분비율 100%의 자회사 SK임업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미등기 지점으로 설립된 사업소

이 회사는 전국에 본사를 포함한 각 사업소가 있다. 현재 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오산, 충주, 영동, 천안 등 전국에 총 4개 사업소를 설립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SK건설 관계자는 “자회사 본연의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며 “나무를 심는 회사로 현재 전국에 5개 정도의 사업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사업소는 더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본사를 제외한 설립된 사업소 모두 정식으로 신고된 회사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SK건설은 SK임업이 공식적으로 밝힌 사업소 외에도 자회사의 사업소가 홍성에도 있다고 전했다. 또 SK임업은 강원도 횡성에, 일부 언론에서는 경기도 이천에도 있다고 밝혀 이 회사 사업소의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 회사는 화성에 위치한 오산사업소가 본사이며 각 사업소는 현재 미등기 지점으로 신고조차 하지 않고 사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각 사업소마다 진행하고 있는 사업도 조금씩 다르다. 이 때문에 지점에 관한 등록을 한 뒤 해당 지자체에 사업자등록을 제출, 사업을 하며 그에 맞는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고 있다가 후에 사업자 조사 실태파악 시 미등기 지점으로 확인, 세금 누락 등이 적발되면 탈세 혐의로 검찰 고발 대상이 된다.

우선 사명이 SK임업이라는 점. 여기에 SK건설 측이 “나무를 심는 회사”라고 밝힌 점 등을 종합하면 큰 틀에서는 1차산업을 하는 회사로 볼 수 있다. 1차산업의 경우 농업법인은 농업관련 조세특례제에 따른 면세제도가 있어 법인세와 소득세 등 부분적으로 면세혜택을 받는다. 그렇다면 SK임업은 농업법인일까. 이에 대해 SK건설 관계자는 “잘 모르겠다”며 “조림업을 하는 회사”라고 말했다.

물론 면세사업자라 할지라도 반드시 사업자등록을 해야 한다. SK건설 측은 SK임업의 사업을 “조림업”이라고 밝혀 이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사업소는 해당 지자체에 등록조차 하지 않고 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천안시청 관계자는 “그런 회사는 없다”고 말했고 충주시청 관계자 역시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데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창고로 쓰이고 있는 영동사업소

반면, 영동군청 관계자는 “등록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업소 역시 정식 사업소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SK임업 측이 공식적으로 밝힌 이 사업소의 전화번호는 결번이었다. 또한 사업소는 사실상 창고로 쓰이고 있었다.

   
SK임업 영동사업소 인근에 부착돼 있는 입산 통제 경고문. SK건설 측이 단순히 나무만을 심고 있다고 말한 것과 달리 이곳 사업소에서는 버섯 채취 사업도 하고 있다.

사업소의 내부도 텅 비어 있었다. 인근 주민들 역시 이 사업소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지는 못했다. 영동사업소는 인근을 중심으로 시향산 등 임야 전체를 소유하고 있는데 나무를 심는 것과 함께 송이버섯을 채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이곳에는 이를 알리며 입산을 통제한다는 내용의 경고문이 있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근무하는 직원들도 없다. 가끔 오는 우편은 인근 주민이 받아 천안사업소 소장에게 연락해 알려주고 있다. 천안사업소 소장은 이 사업소 소장도 겸하고 있다. 이 사업소는 나무심기 행사 등에 필요한 도구를 꺼내 쓰고 이를 다시 보관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채취한 버섯을 다듬어 상자에 담는 등의 일을 할 때도 이곳에서 한다. 채취되고 있는 버섯도 SK임업이 인근 주민들에게 위탁했다.

한편, SK건설 분사 후 이 회사는 SK건설과 똑같이 화장품 제조업, 발전업 등 다양한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이에 단순히 조림업을 하는 회사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SK임업 측은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고 답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