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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옵션만기’ 증시 조정 빌미되나

[심층진단] 외국인 태도 돌변…日지진 이후 투기적 수요 상당수 유입

박중선 기자 기자  2011.04.13 08: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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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달 일본 지진 이후 국내 증시에서 20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던 외국인의 태도가 돌변했다. 12일 외국인은 프로그램 매도물량을 쏟아내면서 코스피지수를 무려 33포인트 가까이 끌어내렸다. 주목할 점은 외국인이 그 동안(일본지진 이후 4월초) 4조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순매수를 기록, 대규모 물량 출회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오는 14일 옵션만기일 청산여부에 경고등이 켜졌다.

12일 증시에서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 2395억, 비차익거래에서 2820억원 등 총 5215억원을 팔아치우며 코스피지수를 강하게 끌어내렸다. 그 동안 시장 상승은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수하면서 상승했던바 이날 프로그램 매도는 증시에 큰 부담을 안겨줬다.

증시 전문가들은 오는 14일 예정된 옵션만기일에 일본 지진 이후 단기간에 유입된 2조원을 상회하는 차익매수 물량의 청산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베이시스 1.0p 이하 최소 5000억 이상 주식순매도

최근 증시 강세장에 따른 선물가격의 동반 상승과 이에 따른 베이시스 확대는 차익거래 매수 유입을 부추겼다. 따라서 베이시스가 축소 반전할 경우 단기간에 유입된 차익거래의 청산 가능성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베이시스 축소에 따라 차익거래 청산 규모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시장베이시스는 선물(코스피200 지수선물)과 현물(코스피200 지수)간의 가격 차이를 말한다. 값이 커지면 고평가된 선물을 팔고, 저평가된 현물을 사는 매수차익거래의 기회가 생긴다.
   
최근 20일 기준 이론 및 평균베이시스. 출처는 증권전산 IBK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강송철 연구원은 “차익거래 매도(청산)가 많아질 수 있는 위험 베이시스 수준은 1.0포인트 부근”이라며 “그 이하로 베이시스가 축소될 경우 최소 5000억~6000억원 이상의 주식 순매도가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위원은 “현재 순차익잔고(매수차익잔고-매도차익잔고)는 -1조원으로 차익거래의 특성상 매수여력이 더 많다고 볼 수 있지만 현·선물 베이시스가 빠르게 악화돼 차익 프로그램 매수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3월 이후 상당 금액의 차익 매수가 베이시스 2.0포인트 이상에서 유입됐고, 주식 거래세 등 비용부담을 고려했을 때 1.0포인트 부근에서 베이시스가 축소될 경우 청산 유인이 발생할 수 있어 수급 상 부담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강 연구원은 “인덱스 펀드 자금인 투신·보험 등도 베이시스 2.0포인트 이상에서 차익 매수가 발생했다”면서도 “통상적으로 차익거래 회전이 더딘 성향을 감안하면 베이시스가 상당한 수준까지 축소된 이후에야 청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지난 일본지진 이후부터 4월초 즉, 3월16일~4월8일까지 차익거래 순매수가 가장 많았고 그 중 대부분이 2.0포인트 이상의 높은 베이시스 수준에서 이뤄져 매도 청산 규모도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컨버젼을 경유한 옵션만기일 차익거래 청산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외국인의 옵션연계 컨버젼 물량은 2000억원 이상 남아 있어 만기일 종가의 매물 부담이 존재한다. 높은 시장베이시스 상황에서 투기적으로 들어온 단기성 자금은 옵션을 통한 컨버전을 활용해 청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컨버전은 선물을 매수하고 합성선물을 매도(콜옵션매도+풋옵션매수)하는 것으로 합성선물 매도는 현물 매도와 같은 효과다.

강 연구원은 “컨버전, 리버셜에 한해서는 만기주에 자주 변동했던 경우가 빈번했기 때문에 만기 당일까지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단기간 급증한 매수차익잔고의 청산부담 당분간 지속

연초 두 번의 옵션만기 때의 기억을 되짚어보면 만기일 당일 차익매도가 출회됐고 이에 따라 증시는 급락했던 것을 떠올릴 수 있다. 특히 외국인의 프로그램 매도가 만기일 프로그램 매매 충격을 결정지었는데 지난 1월물 옵션만기 당시에는 직전에 설정된 선물-현물 매수차익잔고의 청산이 집중됐었다. 또한 2월물 옵션만기에는 만기 전에 이미 상당한 차익매도가 출회됐음에도 추가 차익매도가 이뤄졌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원은 “옵션만기일에 합성선물과 지수선물의 스프레드 수준에 따라 청산압력이 결정되는 경향이 높다”고 설명했다.
   
12일 베이시스별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 출처는 증권전산.

특히 3월물 만기 이후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에서 외국인이 각각 8400억, 3조2000억원을 순매수를 기록한 물량이 청산 가능성이 높아 부담이 되고 있다.

전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만기일(1, 2월)마다 외국인은 비차익거래에서 적게는 980억원에서 많게는 4500억원에 달하는 비차익거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는 만기일을 통해 대규모 주식 포트폴리오 청산이 진행된 것으로 누적된 비차익거래 물량이 이번 만기일에 청산된다면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

문제는 4월물 옵션만기 이후에도 단기간에 급증한 매수차익잔고의 청산 부담이 지속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일본 지진 충격에서 벗어나는 과정 중 투기적 수요가 상당수 유입되었기 때문에 6월물 지수선물의 베이시스가 고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6월물 지수선물의 강세가 과도하게 진행됐다.

전 연구원은 “4월물 옵션만기 이후에도 6월물 지수선물의 시장베이시스가 1.0포인트 이하로 축소될 경우 매수차익의 청산 시도가 이뤄질 것”이라며 “단기간 급증한 매수차익잔고의 청산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