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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도산’ 위협에 구조조정 압박까지…위기의 건설사들

신용평가 하락 및 워크아웃 루머에 불안 확산…그룹계열 건설사 ‘타깃’

서영준 기자 기자  2011.04.13 08: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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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건설업계가 금융권의 구조조정 예고에 긴장하고 있다. 주택건설전문 건설사의 퇴출 후에도 잇따른 중견건설사들의 줄도산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채권은행단의 정기 신용위험평가 실시를 앞두고 추가 구조조정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시중은행단은 이달 말까지 기본 평가를 마무리하고 세부평가 대상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5~6월엔 업체들을 종합 평가해 C(워크아웃), D(법정관리)등급을 받은 건설사에 대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금융권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예고에 건설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그룹 계열사가 타깃이 될 전망이다.
지난 달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은 건설업계에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몰고 왔다. 금융권에서 정기 신용위험평가 시 그룹 계열 건설사에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기로 한 것이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LIG건설 사태와 관련 ‘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 규정하고 “기업신용위험 정기 평가 때 그룹소속 건설사는 자금 지원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 불이익을 감수하는 확약서를 제출해야 예외적으로 감안해주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LIG건설 법정관리를 계기로 은행권의 계열사 우대정책을 끝내고, 최근 일고 있는 ‘꼬리 자르기’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 것이다.

이에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건설경기 침체에 금융권의 압박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금융권이 어려움에 처한 건설업계의 형편을 충분히 감안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각종 루머에 불안 ‘가중’

금융권의 강도 높은 압박에 그룹 계열 건설사들은 각종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용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건설사들은 평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과거 B등급을 받은 건설사 중 동일토건이 지난해 말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삼부토건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루머에 시달리고 있는 S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B등급 판정을 받았고 올해도 평가하락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며 “금융권의 평가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 평가하락에 대한 소문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건설사의 불만에도 루머는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특히 동양건설은 워크아웃 신청설이 돌면서 주식가격이 급락했다. 또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동양건설에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조회공시란 상장법인에 관한 풍문 및 보도의 사실 여부를 해당 법인이 직접 공시하는 것을 말한다.

동양건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워크아웃 신청설은 금시초문”이라며 “17년 연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고, 주택 미분양도 없는 상황에 황당한 소식”이라고 해명했다.

◆건설경기 침체, 불안 ‘지속’

이런 상황에도 건설업계의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건설경기 침체에도 회복의 조짐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회원사의 1분기 신규 분양실적은 7276가구로 전년 동기(1만8365가구)대비 39.6% 선에 그쳤다.

주택협회가 비교적 규모가 큰 건설사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건설경기 침체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위원은 “최근 건설경기를 고려해 볼 때 단기적으로 호전될 것 같지 않다”며 “등급 불안에 대한 각종 루머는 건설업계의 혼란만 키우고 있다. 건설사 구조조정이 실시되더라도 정부와 금융권이 제대로 된 지원책을 마련하고 기업개선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