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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건설업계…올해 뭐 먹고 사나

호재 없이 악재만…“올 시장 목표치 수정해야 할 판”

김관식 기자 기자  2011.04.05 15: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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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건설업계에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다. 계속해서 얼어붙는 국내 주택시장 침체와 더불어 국내외 건설경기 역시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동발 민주화 시위와 함께 터진 일본대지진 등으로 건설업계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최근 국내 주택경기 위축, 해외수주 부진 등의 악재로 건설경기 침체가 그 어느때 보다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는 건설경기 회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주택부문에서 발생한 손실을 해외수주액로 메울 수 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최근 들어 건설사들은 해외수주 부진과 줄고 있는 국내 토목공사물량, 해답 없는 주택시장 등의 악재로 인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건설투자 감소 폭 확대”

올해 국내 건설수주 전망치가 4년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국내 주택시장과 토목공사 투자 역시 감소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1년 건설경기 전망’에 따르면 2011년 국내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0.5% 감소한 102조7000억원(경상금액 기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9년 대비 13.0%가 급감했던 2010년 수준으로 매우 부진할 것이라는 게 연구원측의 진단이다.

실제 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 2007년 127조9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08년 120조1000억원 △2009년 118조7000억원 △2010년 103조2000억원에 이어 4년 연속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홍일 연구위원은 “비주거용 건축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가겠지만, 토목투자가 전년비 소폭 감소하고, 주택투자의 회복도 매우 부진해 전년 대비 0.2%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공공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6.8% 감소한 35조6000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며 민간 건설수주는 소폭 회복세(3.4% 증가)를 보이겠지만, 수주액은 67조1000억원에 불과해 여전히 부진할 전망이다.

특히 연구원은 토목수주와 주택수주가 매우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토목수주는 공공 토목수주 급감 영향으로 전년비 15.9% 감소한 34조8000억원을 기록해 2007년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용 건축수주(주택수주)도 서울시 공공관리자제 시행 영향으로 재개발·재건축 수주가 부진해 전년비 4.7% 증가에 그친 33조1000억원을 기록해 여전히 매우 부진할 전망이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 금리인상,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의 영향으로 민간부문의 주택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주택투자는 올해도 상당 수준 감소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전체 건설투자의 감소폭은 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해외시장 “상반기까지는 지켜봐야…” 

지난해 해외수주액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해외건설시장 전망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초부터 불거진 중동 민주화 시위와 정부의 중점사업인 해외 신도시 개발사업 등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4월5일 현재 국내 건설사가 해외서 수주한 계약금액은 약 126억달러로 전년동기(약 285억달러) 대비 56%감소한 수준을 기록, 공사 건수도 119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9% 감소했다.

이 가운데 해외수주 텃밭으로 알려진 중동지역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초 이집트, 튀니지 등지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가 중동지역까지 확산되면서 수주 기대감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중동지역 계약금액은 약 92억달러로 전년(약 222억달러)보다 크게 감소했다.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아랍에미리트(UAE)원전 공사(약 196억원)가 포함된 금액으로 올해 해외계약금액이 전년보다 뒤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중동 민주화 사태)와 같이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최근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베트남과 알제리 등에서 진행해온 해외건설 사업이 연이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도시 개발을 목표로 추진 중인 후발업체들의 해외진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외사업 부진 등을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정부나 기관 등에서 세운 목표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연구위원은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올해는 전년보다 더 높게 목표를 설정했지만, 중동의 반정부 시위 등이 장기전으로 가는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해외신도시 개발 사업의 경우 LH가 나가야 되는데 현재 해당 국가에서 법령을 개정한다는 이유로 중단된 상태”라며 “완전히 포기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신도시개발에 대한 목표 진입에 다소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투명한 업계, 1Q실적 부진 예고?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올해 1분기 주요 건설사 실적도 대체로 부진할 전망이다. 주택시장침체를 이유로 무기한으로 연기된 분양물량, 중동발 리스크 등의 악재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의 경우 주택관련 손실을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 그만큼 해외부문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최근 해외시장은 공백기는 물론 앞으로의 상황도 내다보기가 쉽지 않다.

교보증권 조주형 애널리스트는 “올해 주요 대형사 1분기 실적은 대체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아파트 분양 급감, 악천후로 인한 1분기 국내 현장 진행률 하락, 리비아 등 일부 국외 지역 공사 중단 등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매출의 양적인 감소와 질적인 악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