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본의 ‘국기(國技)’ 격인 ‘스모’, 이 스모 대회가 1833년 시작된 이후, 일본 패전 직후인 1946년 경기장 보수공사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고 178년 역사상 처음으로 올해 3월에 개최 될 예정이었던 춘계대회를 개최하지 못하였다. 그 이유는 그 동안 소문으로 만 떠돌던 ‘야오초(八百長)’, 즉 승부조작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40여 명의 현역 스모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을 한 이 사건은 일본 전역에 큰 충격을 주었고 이로 인해 20여 명의 선수들이 퇴출을 당하게 되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사건에 대한에 대한 예측이 2005년 출판된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의 ‘괴짜경제학(Freakonimics)’이라는 책에서 이미 언급되었다는 사실이다.
스모대회는 1년에 6번의 대회가 치러지고 각 대회 때마다 15번의 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스모는 한 대회에서 15번의 경기 중 8승 이상을 올려야 순위가 강등되지 않으므로, 7승에서 8승이 될 수 있는 경기가 선수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7승을 올린 선수와 이미 8승이나 9승을 올린 선수가 경기를 할 때는 7승의 선수가 상대선수를 이기는 확률이 80% 정도로 매우 높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 동안 기껏해야 7대 7의 50% 승률을 올린 선수가 갑자기 8승, 9승의 선수와 80% 이상의 승률을 가질 수 있을까? 이것이 이 책의 저자들이 제기한 의문이었고 이러한 의문은 필자를 포함한 이 책을 읽은 독자들로 하여금 승부조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였던 것이다.
‘대수(大數)의 법칙’이란 말이 있다. 관찰 대상의 수를 늘려갈수록 개개의 단위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요인은 없어지고 그 집단에 내재된 본질적인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는 법칙을 말한다. 통계학이나 수학, 경제학 등 모든 계량학문의 근간을 이루는 확률론의 기본 법칙이다. 이러한 대수의 법칙이라는 관점에 스모선수 개개인의 승패를 스모선수 전체의 승패로 확대하여 관찰을 하니 승률의 균형과 게임의 흥미를 위한 ‘승부조작’이라는 스모 집단의 ‘경향’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일을 할 때 빈번히 문제를 일으키는 직원이 있다. 갈등이 생기는 상황마다. 양측의 주장은 엇갈리고 누구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 이 사람의 말을 들으면 그 나름대로 사정과 논리가 있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면 그 사람 나름대로 억울하고 속 터지는 상황이다.
넥서스 커뮤니티 박찬선 부사장 |
정말 솔로몬의 지혜라도 빌려와야 할 지경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을 길고 넓게 관찰해 보면 유독 어떤 사람이 공통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거나 그 사람에게서 그런 문제들이 반복되는 경우를 볼 수 가 있다. 매번 특별한 상황과 상대방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 같지만, 그 사람과 관련되기만 하면 갈등이 일어나고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럴 때 문제에 대한 해결은·우선적으로 ‘그 사람’에 대한 조치일 것이다.
현대와 같이 복잡하고 급변하는 환경에서 종종 진실은 묻히고 거짓을 가려내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러한 대수의 법칙을 통해 ‘경향’을 파악해 보면 바라는 진실에 좀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