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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들은 저마다 살 길 찾아가지만…

수주물량·자금조달 따라 ‘빈익빈 부익부’ 가속화

서영준 기자 기자  2011.04.01 17: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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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상위 10대 건설사와 중소건설사간 격차가 지속적으로 벌어지며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를 포함한 대형건설사와 중소건설사들 사이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감지된다. 대형건설사들은 국내 주택경기 침체에도 활발한 해외수주로 돌파구를 찾은 반면 국내 주택사업에만 집중하는 중소건설사들은 언제 법정관리 신청 및 워크아웃 대상이 될지 몰라 떨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중동지역 리스크 확산으로 플랜트, 원전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이집트 석유화학 플랜트 현장.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회원사의 1/4분기 신규 분양실적은 7276가구로 전년 동기(1만8365가구)대비 39.6%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신규분양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건설사, 활발한 해외수주로 돌파구 마련

이런 상황에 대형건설사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수주를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이다.

SK건설은 지난 2월 18억5000만달러의 사우디 와싯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어 태국에서 가스 플랜트 사업권을 연이어 따냈다. 올해 매출 목표도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4조6000억원이었던 매출을 38% 늘어난 6조50000억원으로 잡은 것이다. 특히 수주 목표액 중 63%를 해외에서 이뤄낼 계획이다.

대우건설도 활발한 해외수주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2월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11억3000만달러 규모의 초대형 복합화력 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또 연초부터 올린 나이지리아 발전소 공사(7억3000만달러), 리비아 스와니 병원공사(2억달러) 등의 성과로 올해 해외 목표매출 53억달러는 충분히 초과할 것으로 본다.

그 외에도 현대건설, 대림산업, 삼성건설 등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중동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해외수주를 진행 중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종광 연구위원은 “건설시장 자체의 획기적 성장이 없으면 현재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시장진출, 고급기술을 독과점하는 대형건설사와 주택사업에만 치중하는 중소건설사간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건설사, 수주물량 줄고 자금마련도 쉽지 않아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동향에 따르면, 2월 건설수주는 3조9590억원에 그쳤다. 이는 작년(4조7520억원) 동월 대비 16.7% 하락한 수치다. 특히 전년 동기대비로는 7개월 연속 하락한 모습을 보여 상대적으로 수주물량이 밀리는 중소건설사의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견건설사로 꼽히던 LIG건설은 장기 주택경기 침체를 이기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LIG건설은 몇 년 간 수도권 각지에 총 89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사정은 다른 중소건설사들도 마찬가지다. 워크아웃을 추진 중인 효성그룹의 진흥기업, 대한전선 계열사로 편입됐다 2년여 만에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간 남광토건도 비슷한 처지다.

잇따른 중소건설사의 경영악화는 금융권의 압박 강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시중은행장들은 3월28일 건설사에 대한 대출 심사를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채권은행들은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통한 추가 구조조정 역시 예고했다. 꾸준히 줄고 있는 수주물량으로 일거리도 없는 상황인데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자금마련도 쉽지 않은 것이다.  

건설산업연구원 이의섭 연구실장은 “건설사 양극화 문제는 수주물량에서 비롯된다”며 “민간 건설경기가 장기간 침체된 상황에서 공공물량도 줄고,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중소건설사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