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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 ‘너도나도 미국 진출’ 서두르는 이유

정부 ‘콜럼버스 프로젝트’로 보건의료 글로벌화 도와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4.01 13: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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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제약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제약사들이 해외, 그 중에서도 미국 시장 진출 선봉에 나섰다. 지난해 기준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 중 8개 제약사가 정부가 추진하는 북미시장 진출 전략인 ‘콜럼버스 프로젝트’ 참여기업에 선정된 것. ‘콜럼버스 프로젝트’는 보건복지부가 국내 보건의료(HT, Health Technology) 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특화전략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일 프로젝트에 참여할 제약사 21개사를 비롯해 의료기기업체, 화장품업체 등 총 41개 업체를 선정하고 22일 출범식을 가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프로젝트 참여 21개 제약사 중 8개 제약사가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에 속해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미 미국시장에 진출한 기업과 시장 진출 가능성, 경쟁력 등을 평가해 참여 기업을 선정했다.

상위 10대 제약사 중 ‘콜럼버스 프로젝트’에 선정된 제약사는 동아제약, 녹십자, 대웅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JW중외제약, 종근당, 보령제약 등 8개사다. 실제 이들 8개 제약사 중 과반수가 현재 미국에서 제품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프로젝트로 인해 미국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보건산업기술과 관계자는 “프로젝트 참여 업체 선정에 있어 현재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거나 임상시험 신청 업체는 기 진출 회사로 보고 선정했으며 향후 미국시장 진출 가능성을 고려한 결과 큰 업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전 세계 보건의료 시장 중 북미시장이 가장 크고 인허가가 가장 까다로워 일단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 다른 나라 진출이 쉬워지는 장점이 있다”며 “국내 보건의료 시장 포화도 하나의 이유지만 고령화로 인해 보건의료 시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신성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보건의료 시장은 약 1000조 규모로, 미국이 4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보건의료 시장은 크게 제약과 의료기기, 화장품 분야로 구분되며 약 21.7조 규모다.

◆진출 제약사, 수익+지원 ‘일석이조’

이 같이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는 글로벌 보건의료 시장 진출을 위한 ‘콜럼버스 프로젝트’로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동아제약은 지난 2009년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의 미국 판권을 워너칠코트社 에 이전했으며 지난 2월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완료했다. 이르면 오는 2012년에서 2013년 발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슈퍼박테리아 항생제(DA-7218)가 테라퓨틱社에 의해 미국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국내 보건의료 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북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이 프로젝트로 국내 제약사들의 북미시장 진출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미국시장 진출에 있어 긍정적인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미국시장 장벽이 높고 경험이 없어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김나연 연구원은 “이르면 2012년 미국에서 ‘자이데나’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이데나’의 미국시장 권리는 계열사 동아팜텍이 보유한 만큼 지분법 수익과 로열티로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녹십자는 미국에서 항암제 ‘그린스타틴’과 파킨슨병치료제 ‘GCC1290K’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아이비글로불린’, 하반기에는 ‘그린진F’의 미국 내 임상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콜럼버스 프로젝트’는 아직까지 시험 단계이므로 현재로서는 영향을 주고 있는 부분이 없다”며 “그러나 정부의 움직임이 있다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점차 지원을 확대해나간다면 미국시장 진출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JW중외제약은 항생제 ‘이미페넴’ 생산 공장이 cGMP 인증을 위한 FDA의 실사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와 더불어 Wnt표적항암제 ‘CPW231A’ 미국 내 임상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앞서 JW중외제약은 GSK, 화이자 등을 거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하고 사명에 JW를 적용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준비해오고 있다.

보령제약은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에 대한 미국 내 전임상과 임상 1상을 완료했다. 한미약품의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에소메졸’은 미국 내 임상을 마치고 FDA 시판허가(NDA) 절차를 밟고 있다.

◆일부 제약사 “美 진출 아직은…”

‘콜럼버스 프로젝트’ 참여 상위 10대 제약사 중 일부는 아직까지 미국시장 진출에 직접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대웅제약은 약품 대신 의료기기인 ‘노보시스’의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회사는 현재로선 미국시장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종근당 역시 약품이 아닌 켐투벨 기술을 미국 온코社에 수출해 미국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 역시 ‘콜럼버스 프로젝트’ 정부의 지원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종근당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서 북미 진출을 돕고 있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그 동안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해외 임상 비용 등이 부담스러워 국내 임상에만 그치는 경우가 있었으나 이번 정부 지원으로 더 많은 회사들이 미국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즉, 미국시장 진출 장벽이 까다롭고 높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로 인해 제약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콜럼버스 프로젝트’로 크게 △R&D등 제품의 글로벌성 향상 △해외 품목 인허가 △현지 마케팅 등 3가지 부분에 있어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