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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거래소마저도 못 믿을 지경이라면…

박중선 기자 기자  2011.04.01 09: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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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증권사들의 추천 기업들이 잇달아 퇴출위기에 놓여 투자자들로부터 비난이 빗발치는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우량기업이라고 추천한 기업이 퇴출위기에 놓이는 일까지 벌어져 투자자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3월29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 대표주식으로 만든 스타지수의 구성 종목에서 포휴먼을 제외한다고 밝혔다. 스타지수는 코스닥 상장된 종목 중에서 시장대표성·유동성요건·재무요건을 감안해 선정된 우량종목으로 거래소가 선별한 30종목이다.

코스닥50지수가 기업의 건전성을 평가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재무안정성과 경영투명성이 높은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투자자들은 거래소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를 하게 되는데 스타지수 편입 종목인 포휴먼이 퇴출위기에 놓이면서 편입 종목 선정과 관리체계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신뢰 회복 차원에서 스타지수를 관리 했던 바 코스닥시장의 건전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공교롭게도 거래소는 2월28일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와 건전성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바이오업종에 한해 허용되는 상장특례를 17개 업종으로 확대한다는 것으로 전문평가기관의 기술평가 A등급 이상인 경우 진입요건 중 경상이익, 자기자본이익률(ROE)요건을 면제하겠다는 것이다.

제도개선 방안의 주제만 놓고 보면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보이지만 위의 내용을 살펴보면 경영·재무구조 보다는 높은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에 원활한 상장을 독려하겠다는 것으로 상장사 늘리기에 초점을 맞췄을 뿐 관리감독 강화를 통한 투자자 보호는 형식적인 구호에 그쳤다.

이번 스타지수서 제외된 포휴먼의 경우도 그동안 소홀한 관리감독과 느슨한 제도를 단편적으로 보여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스타지수 진입은 최근 2년 동안 경상이익을 내기만 했다면 편입이 가능하다. 포휴먼은 지난 2008~2009년 이익을 내면서 요건을 충족해 스타지수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 영업손실이 무려 434억원에 달했음에도 여전히 스타지수에 포함돼 있었다. 결국 감사범위 제한을 이유로 회계법인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거래소 자체적으로 우량기업으로 선정해 스타지수에 편입시킨 기업이 상장폐지 된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정보를 믿을 수 있을까. 지난 네오세미테크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거래소는 이를 계기로 건전성 강화 측면에서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사전예고제도를 마련했지만 여전히 내부회계감시제도에 의존하는 수준에다 부실 상장사에게는 무용지물임이 확인된 위험발생요인에 대한 공시의무 강화 등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외양간을 급하게 ‘고친 척’ 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거래소는 코스닥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선행 되어야 할 투자자들의 신뢰회복을 상장기업 건전성과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관리감독 체계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