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는 시종일관 옆 나라 일본의 방사능 유출 사건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편서풍으로 인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3월28일 정부의 이 같은 확신은 엉터리가 돼 버렸다. 우리나라 곳곳에 방사능 물질인 요오드가 발견된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이 국내에 방사능 검출을 확인한 날짜가 3월23일이었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묵묵히 정부의 입장에 귀를 기울이던 국민들로서는 큰 불안을 느낄 만하다. 인체에 해를 끼치지 못하는 극미량의 방사능이라 하더라도, 정부가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면 불안은 빠른 속도로 가중될 수밖에 없다. 지금이 딱 그런 시기인 것 같다.
“우리나라는 괜찮다고,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고 안심시키다가 이제 와서야 확인된 사실만을 말하는 식으로 태도를 바꾼 것이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급박하게 돌아가는 사태에 대해 사실만을 알리는 일은 분명 옳다. 하지만 처음부터 사실만을 이야기했어야 했다.
정부 발표에 깜짝 놀라 밖에 나가기를 꺼려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누구의 말이 옳은 지 판단하기 어려운 데다 마땅한 대처방안도 없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는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도 종전의 입장대로 동요할 필요는 없다고 하고 있다. 검출량이 미미해 인체에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는 주장이다.
정부의 이런 말이 곧이곧대로 국민의 귀에 들어갈지 이젠 잘 모르겠다. 일련의 정황을 종합해 볼 때, ‘그저 안전하다’는 식의 태도는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현재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공식화하는 것이다. 위험한 상황을 감추는 데 급급해하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되겠다는 얘기다. 정확한 통계자료, 신속한 대응, 투명한 상황 보고가 공개되도록 노력해야 정부는 떨어진 신뢰를 주워 담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