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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의 동침' 국내-외자사, 윈-윈인가

대형 제약사간 연이은 전략적 제휴에 찬반 의견 분분

천승현기자 기자  2006.11.03 06: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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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와 LG생명과학의 코디오반 코마케팅(Co-Marketing)에 이어 최근 바이엘과 종근당의 레비트라 제휴 등 다국적제약사와 대형 국내사와의 전략적 제휴가 줄을 잇고 있다.

아울러 몇몇 다국적제약사가 국내사들과 코마케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한동안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국내 시장에서 서로 이해가 상충돼 견제의 끈을 놓지 않던 이들이 손을 잡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각 회사들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윈윈(win-win) 효과를 노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다국적 제약사는 국내제약사의 영업망을 이용해 제품력만으로는 모자란 시장의 확대를 꾀하려고 하며, 국내사 입장에서는 블록버스터 제품의 도입으로 부족한 신약개발 기술과 치열한 제네릭 시장에서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로 삼는다는 것.

노바티스 관계자는 “국내사는 상대적으로 개원가쪽으로 영업력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국내사 영업인력으로 시장 극대화를 노리기 위해 제휴를 선호하며 각각의 제품에 따라 강점이 있는 회사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국내사 관계자는 “치열한 제네릭 시장에서 피 튀기게 싸우는 것보다는 오리지널 제품의 도입으로 단숨에 시장에서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에 요즘은 다국적 제약사와의 제휴쪽으로 눈을 많이 돌리는 추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은 예전과는 달리 다국적제약사 측에서 제휴를 먼저 요구하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과거에는 국내사들의 기술부족으로 항생제를 비롯한 기본품목마저 수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기술이 많이 향상된 현재에는 전략적으로 다국적제약사의 러브콜이 더 많다는 것.

반면 국내사와 다국적제약사와의 제휴가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게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한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는 미 개척된 시장을 국내사에 내 줌으로써 장기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개척할 수 있는 시장을 국내사와 나눠 가짐으로써 잠재적 시장을 미리 포기해버리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

그는 또 “국내사의 대형품목 도입은 제품 개발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돼 회사에 손실을 부를 수도 있다”고 역설했다.

예전에는 기술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다국적제약사 제품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기술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선 지금에는 굳이 다국적제약사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도입된 품목의 매출이 고스란히 회사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로열티 지급 및 판관비 상승으로 이윤 측면에서도 장기적으로는 손해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각 회사들이 양쪽 모두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시장에 전략적으로 제휴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다국적 제약사의 품목 도입이 국내제약사의 기술수준 향상에 기여해 신약개발의 중간과정으로 이어지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 : 데일리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