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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병 농협회장, 일본행 비행기 탄 까닭은…

박지영 기자 기자  2011.03.30 17: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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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로 재일동포는 물론 자국민마저 우리나라로 ‘피난여행’을 오는 마당에 정 반대의 길을 선택한 협회장이 있어 눈길을 끈다.

농협에 따르면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직원 3명과 함께 30일 오전 8시경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대재앙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농협을 위로하고, 현지 농업인들을 격려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이 국내 협회장으로서는 최초로 직접 일본농협을 방문, 현지 피해농업인들을 위로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일본 후쿠시마현 스카가와시에서 30년 넘게 유기농 농사를 지었던 64살 농부가 스스로 목매 자살한 사실이 뒤늦게 보도된 날이었다.

10시20분께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최 회장 일행은 곧바로 동경에 위치한 일본전국농업협동조합중앙회로 발길을 옮겼다. 전국농협중앙회와 금융산업노동조합농협중앙회지부가 함께 마련한 성금 1억엔(한화 14억3000만원)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약 한 시간 뒤, 양국 농협회장과 임직원들이 모인 자리서 성금 전달식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를 통해 최 회장은 성금 1억엔을 전달하며 농업인 피해 복구사업과 이재민 구호활동에 써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일본농협 모테기 마모루 회장은 “최 회장이 직접 성금액을 전달해 준데 대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농업인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한국농협의 지원에 대해 잊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국농협은 또 일본농협이 긴급 요청한 난방유 400만리터를 확보, 조속한 시일 내에 수출키로 했다. 일본농협은 지진피해와 이에 따른 원전 사고 등으로 가장 필요한 물품이 유류임에도 그동안 물량확보가 쉽지 않았다.

한편, 농협은 최 회장이 맡고 있는 국제협동조합농협기구(ICAO)를 통해 32개 세계 각국 농협기관에 일본 지진피해 농업인 지원에 동참하도록 요청하는 등 일본농협 복구지원에 적극 나섰다.

이와 관련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최 회장이) 방사능 노출 등 심적으로 부담이 있었겠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농협의 수장으로써 직접 현지를 방문해 현지 농업인을 위로해야한다는 의지가 더 강하셨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