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재건축아파트 시장이 심상치 않다. 추석 이후 불거진 신도시로 인한 부동산값 폭등으로 하룻밤새 몇 천만원이나 오르던 것에 비해 잠잠하던 재건축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습이다.
수도권 아파트 값의 급등세와 맞물려 재건축 시장은 서울의 경우는 7개월, 경기 지역은 1년4개월만에 월간 상승률 최고를 기록했다. 이를 주도한 곳은 역시 강남권이었다.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가 10월 한 달간(10월 28일 기준) 서울·경기 재건축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서울은 2.66% 상승해 (1.22%)에 비해 오름폭이 무려 2배 이상 커졌다. 경기지역도 3.39%가 올라 지난해 6월 이후 1년4개월 만에 최고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판교 당첨자 발표 이후 낙첨자들이 매수 분위기에 가세한데다 재건축단지가 안정적인 투자처로 재조명 되면서 10월 마지막주에는 서울 재건축 주간변동률이 6개월 여 만에 1%대를 기록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에서는 송파구가 8.45%로 가장 높은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어 금천구(6.39%), 강동구(4.70%), 강남구(4.41%), 강서구(2.40%) 등의 순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강남권 단지 대부분은 3.30대책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던 내림세를 모두 회복해 3.30대책 이전 수준과 대등하거나 상회하는 시세를 형성했다.
송파구는 잠실주공5단지, 가락시영 및 장미아파트 등이 강세를 보였다. 3.30대책 직전 11억~11억5000만원 선이었던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34평형은 3.30대책 이후 약 5개월간 내림세를 보여 10억~10억3000만원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현재는 11억~11억5000만원 선으로 3.30대책 직전 가격수준을 모두 회복했다.
3.30대책 직전 8억~8억1000만원 선이었던 가락동 가락시영2차 17평형도 7억2000만~7억5000만원 선까지 떨어졌으나 현재는 8억3000만~8억5000만원으로 3.30대책 직전보다 오히려 올랐다.
강동구는 고덕, 둔촌주공을 중심으로 뚜렷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매수세 회복과 강남권 타 지역에 비해 저렴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둔촌동 둔촌주공1단지 25평형은 지난 달보다 9000만원 오른 9억8000만~10억2000만원 선에 거래돼 3.30대책 직전 8억5000만~8억8000만원 선에 비해 훨씬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추석 이후 강남구 일대 재건축단지들도 매물이 부족한 가운데 전반적인 호가 강세가 이어졌다. 개포동 개포시영 13평형은 지난 달보다 6000만원 상승한 6억4000만~6억6000만원 선으로 3.30대책 직전인 5억5000만~5억6000만원 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했다.
지역별로는 성남시(7.55%)의 변동률이 가장 높았고, 이어 고양시(7.41%), 수원시(5.65%), 과천시(5.47%), 안양시(4.81%) 등의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성남시는 재개발 및 뉴타운으로 인한 투자수요의 유입 및 송파신도시 후광효과로 강세를 나타냈다. 수정구 신흥동 주공 28평형의 경우 지난 달보다 5000만원 오른 5억~5억5000만원 선에 거래됐다.
고양시는 구도심 개발계획과 최근 파주운정신도시의 확대개발에 대한 기대심리로 호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덕양구 성사동 주공1단지 15평형의 경우 2억1000만~2억3000만원으로 지난 달보다 2500만원 올랐다.
과천시는 지난 달 4일 예비안전진단 통과 이후 주변 시세를 견인한 원문주공2단지에 힘입어 높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원문동 주공2단지 8평형의 경우 지난 달보다 무려 8000만원 오른 3억8000만~4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스피드뱅크 김충범 연구원은 “재건축아파트 급등세는 바닥심리 확산에 따른 반등의 성격이 짙다. 과거 단기간에도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상승세가 무섭게 집중됐다는 점과 최근 수도권 전반에 걸쳐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재건축시장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정부의 재건축 규제 의지가 강경한데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상승폭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