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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억대연봉…대한생명 슈퍼루키 고기상FP

박지영 기자 기자  2011.03.25 15: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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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직까지 거창한 꿈은 없다. 우선은 나 자신을 믿고 계약해준 고객들을 어떻게 하면 부자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보험가입금액이 많고 적음을 따지거나 VIP고객에게 중점을 두기 보다는 보험의 가치를 전달하고, 많은 사람들이 보험으로 노후와 위험으로부터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이다. 먼저 제주도에서 최고의 FP가 된 다음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FP가 되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화려한 스펙을 가지고도 재정설계사로 사회 첫 발을 내딛은 20대 청년이 있어 화제다.

대한생명 GFP사업부 제주지점 고기상 매니저(29)는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한국공인재무설계사(AFPK) △재무위험관리사(FRM) △증권투자상담사 등 국내외자격증을 두루 갖고 있으면서도 안정된 직장 대신 재정설계사(FP)의 길을 선택했다.
 
   
대한생명 제주지점 고기상 매니저가 카메라를 향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제주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고 매니저는 부친의 권유로 대한생명에 입사해 초회보험료만 4억원을 달성했다. 그해 남자신인FP 1000여명 가운데 최고의 실적이었다.

고생한 만큼 보람도 뒤따랐다. 웬만한 대기업 신입사원 4~5배에 달하는 ‘억대연봉(1억7000만원)’은 물론 승진도 수직상승했다. 고 매니저는 재무컨설팅 능력과 해박한 금융지식, 리더십 등을 인정받아 FP생활 1년 만에 팀원 10여명을 이끄는 매니저로 전격 발탁됐다.

◆부친담당FP와의 특별한 인연이 계기 

고 매니저는 대학 1학년 때부터 재정설계사 길을 걷기로 마음먹은 준비된 FP었다. 남들은 취업을 위해 토익이나 공무원시험을 준비할 때 고 매니저는 금융자격증 취득에 매진했다.

당시 고 매니저는 금융기관 종사자도 따기 어렵다는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한국공인재무설계사(AFPK) △재무위험관리사(FRM) △증권투자상담사 등 금융관련 자격증을 잇달아 취득했다.

고 매니저가 보험설계사 길로 들어선 데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부친 담당 FP인 강임주 매니저와의 인연이 고 매니저를 여기까지 이끌어 왔다. 
 
현재 같은 지점서 함께 일하고 있는 강 매니저는 고 매니저 부친의 오랜 담당FP었다. 고 매니저의 부친은 모 대학에 입학한 아들이 갑자기 학교를 관두고 스물여섯 늦은 나이에 다시 입학하자 ‘졸업 후 뭘할꼬’ 늘 걱정이었다고 한다. 이에 자신의 FP를 만나보라고 권하게 됐다고.

강 매니저를 소개받은 고 매니저는 그의 일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 재정컨설팅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에 빠져들었다. 또 무엇보다 ‘FP’ 일에 대한 보람을 갖고 행복하게 일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그렇게 고 매니저는 사회경험이라고는 전혀 없는 스물여섯 나이에 FP로의 도전을 다짐했다.
 
강 매니저에게 진로에 대한 조언만 구하라고 했던 고 매니저의 부친은 아들이 FP를 하겠다고 하자 깜짝 놀랐다. 조용하고 꼼꼼한 성격이던 아들과 FP라는 일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 매니저는 FP 일을 하게된 계기에 대해 “은행이나 증권사에 일하는 선배들에게도 많은 얘기를 듣긴 했지만 보험사FP처럼 다양한 사람을 만나 역동적으로 일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은 보지 못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특히 일한만큼 수익이 보장된다는 점도 고 매니저에겐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와 관련, 고 매니저는 “일한 만큼 얻을 수 있는 높은 소득에 대한 매력도 컸지만 일에 대한 행복과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인 것 같아 FP라는 직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편견과 시련, 오히려 성공의 발판

고 매니저는 대학 3학년 때인 2009년 12월, 본격적으로 FP 일에 뛰어들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한 친척집에서는 “공부 잘하던 애가 취업이 안 돼 보험설계사 일을 시작했느냐”며 편견섞인 얘기도 들었다. 또 다른 친척은 “이런 일로는 찾아오지 말라”고도 했다.

고 매니저는 “주변의 편견에 상처도 받고 점점 자신감도 잃었지만 이 정도 시련은 FP가 되기 위해 3년간 준비한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며 “내가 가진 문제점이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고 가까운 친척들은 오히려 맨 나중에 공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후배FP들에게 훌륭한 멘토가 되고싶다는 고 매니저는 후배들과 합숙하며 매일저녁 7시 금융상품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먼저 고 매니저는 이웃과 주변사람들을 자신의 팬으로 만들기로 했다. VIP고객을 찾아다니기보다 이웃을 VIP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후 고 매니저는 평소 애용하던 치과나 미용실, 자동차정비소 등 주변 사람들을 찾아가 소소한 일상 얘기로 시작해 재테크와 절세방법 등을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상품을 권하기도 전에 고객들이 먼저 물어오게 됐다.

고 매니저는 “물어온 고객에게 변액보험 상품의 장점을 설명해 줬다. 금융자격증 취득을 위해 오랜 기간 공부하면서 변액보험 등 투자형 상품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보장이나 노후자금을 미리 준비하는 데 있어 변액보험의 장점이 많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통해 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에겐 확실한 A/S를 보장했다. 변액보험이 주식이나 펀드 투자실적에 따라 보험금 규모가 달라지는 만큼 고 매니저는 고객관리에 더욱 철저히 했다. 매달 주식시장, 부동산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펀드와 관련된 자료를 직접 만들어 전해줬다. 또 3개월 마다 펀드 재배분 등을 포트폴리오로 점검해 주기도 했다.
 
넓지 않은 지역인 만큼 소문도 빨랐다. 친척 어른들도 고 매니저가 FP로서 성공하자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제는 친척 대부분이 고 매니저에게 재무관련 상담을 해올 정도다.

올 초 팀원 10여명을 관리하게 된 고 매니저는 후배양성에도 열의를 쏟고 있다. 매일 오후 7시면 고 매니저는 후배들을 위해 금융상품이나 고객응대화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

또 고 매니저는 후배FP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때까지 자신의 집에서 합숙을 하며 노하우와 팀워크를 키우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고 매니저의 열정에 반해 같은 길을 걷기 바라는 후배들도 3개월 만에 4명이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