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는 2일 한국경제는 아직도 풀어 나가야 할 과제들이 많지만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한국경제의 틀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자리 잡기까지는 구조조정이라는 뼈아픈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는 세계화의 파고 아래서 한국경제가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코엑스 대서양관에서 개최된 2006 KRX 상장기업 엑스포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구조조정을 통해 한국경제체질은 외환위기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해졌으며 금융산업은 부실을 털어내고 통폐합되는 과정을 거쳐 수익성과 생산성이 뚜렷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또한 “외환위기 이전에 한국경제는 정부의 보호와 규제하에 운용되는 측면이 강했으나 경제규모가 커지고 구조도 복잡해져 이러한 경제운용방식이 고비용·저효율 등으로 인해 한계에 부딪치게 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그간의 보호와 규제체제에서 탈피하여 민간주도형 자율경쟁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광범위한 제도개혁을 단행했다”면서 “이제는 경쟁과 효율이 민간부문은 물론 공공부문에서도 지배적인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았다”고 표명했다.
특히 “반도체,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주력산업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국내시장의 개방 폭 확대와 함께 각종 경쟁제한적인 규제가 철폐됐고 기업의 지배구조 및 경영투명성도 국제표준에 걸맞는 수준으로 개선되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금년 9월말 현재 2282억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국가신용등급도 거의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경상수지는 지난 1998년 이후 총 82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왔다”며 “올해 1월에서 9월에는 국제유가 상승 요인과 서비스수지 악화 등으로 다소 적자를 나타냈으나 최근 수출호조와 유가 안정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어 연간 전체로는 소폭의 흑자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금융시장은 2003년 신용카드사 부실문제로 일시 동요하였으나 2004년 이후에는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고 “3년 만기 국고채유통수익률 기준 장기지표금리는 4%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주가는 2005년 초부터 실물경제 개선 및 주식수요기반 확충 등에 힘입어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북핵 실험사태로 일각에서는 국내 경기 확장세가 감속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경기의 하방위험이 종전보다 높아졌다”면서 “그러나 한국경제는 상당한 수준의 국내·외 충격 흡수력을 갖추고 있고 예금은행의 총자산규모가 1200조원으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말의 570조원에 비해 2배 이상 커지는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경제는 2000~05년과 비슷한 수준의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더불어 현금보유비율이 97년 말 6.4%에서 05년 말 10%로 높아졌으며 지난달 유엔 산하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2004년 한국 특허출원건수가 일본과 미국에 이어 3위에 오르는 등 수익개선 및 안정적 경영 등으로 충분한 투자여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 앞으로도 물가안정을 유지하면서 경기동향에도 유의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외 경제여건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그것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