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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필요하다’ 日 요청에 식품업계 구호 러시

식품지원 NO→YES 기존 입장 번복, 식품 수요 부담 이유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3.25 10: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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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안전성을 문제로 국내 식품업계의 지원을 거절했던 일본 정부가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지난 24일 이 같은 사실이 정부와 대한적십자사에 의해 알려지면서 국내 식품업계의 식품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일본의 지진피해 복구·수습이 장기화되면서 현지에서 식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자국 내 식품만으로는 수요 감당이 어렵게 되자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에 식품 지원 요청을 하게 됐고 대한적십자가사가 중간 역할을 하고 있다. 

가장 먼저 지원에 나선 것은 당초 자사 제품 지원 방안을 논의한 바 있는 CJ그룹이다. CJ그룹은 지난 24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일본 동북부 재난지역 주민들과 재일교포들에게 CJ제일제당의 ‘햇반’ 10만개(1억9000만원 상당)와 ‘햇바삭김’ 4만5000개(1800만원 상당)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CJ그룹은 앞서 지난 15일경 일본 구호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의 물품 전달 의사를 밝혔으나 일본 정부가 안전상의 문제로 거절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식품 지원을 받겠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하면서 국내 식품업체의 구호식품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햇반과 김을 지원하는 CJ그룹.
식품 지원을 고려하고 있던 농심 역시 안성탕면(봉지면) 12만9000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농심은 일본에 컵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월평균 발주량은 약 300만달러로, 지진여파로 3월 발주량은 월평균 2배 이상 증가한 750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현재 농심은 발주량이 증가한 만큼 부산 공장을 풀가동해 생산·수출하고 있다.

크라운-해태제과 역시 ‘자유시간’ 1000박스와 ‘연양갱’ 1000박스 등 1억원 상당의 제품을 적십자사를 통해 전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지진피해를 입은 일본 지원 방안을 알아보던 중 적십자사를 통해 식품 지원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어 제품을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지난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일본 수출 물량인 ‘마켓오 리얼브라우니’와 ‘초코 후레이키’ 등 5000만원 어치의 제품을 미야기현 센다이시 와카바야시구에 위치한 피난소에 공급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외국에서 반입되는 식품의 안전성을 문제로 식품 지원을 사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일본 지사를 통해 수출 물량을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적십자사 사업기획팀 관계자는 “처음에는 일본이 식품을 받지 않겠다고 해 우리(대한적십자사)가 물이나 담요 등 기부물품을 접수해 외교통상부에 보냈고 외교통상부가 이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며 “그러나 지난 24일 일본 정부가 라면, 햇반 등 식품을 지원받겠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직까지 식품을 일본 어느 지역에 전달할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며 “확정이 되면 외교통상부에서 전달·조정을 해 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초 ‘식품은 지원받지 않겠다’던 일본 정부의 입장에 성금을 전달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식품업체들도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1일 사내 봉사단체가 모금한 성금 2억원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했다.

대상그룹은 지난 17일부터 전 계열사와 공장에 성금모금함을 설치하고 모금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동원F&B도 성금 지원으로 가닥을 잡고 물품 지원은 추가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