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 그룹회장으로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전적인 책임을 지겠다”(박용오)
두산비자금 사건 첫공판을 맞아 박용성 전 회장이 법정을 향해 황급히 들어가고 있다 | ||
“나는 공모하지 않았다”(박용오)
“인정한다. 제가 지시했다”(박용성)
3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두산 비자금 사건 첫공판. 형 박용오 전회장과 동생 박용성 전회장 간에 냉기가 법정에 가득했다.
박용오 재판 내내 얼굴 30도 돌려
박용오 전 회장이 재판장석에서 볼 때 오른쪽에 자리잡자 박용성 회장은 정반대인 왼쪽에 앉았다.
재판장이 피고인 박용오, 박용성, 박용만, 박용욱,,,,, 순으로 호명하자 피고인석으로 나간 박씨 형제들. 재판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재판에서 이 순서대로 앉아달라고 당부했다.
박용오 회장과 박용성 회장은 나란히 앉아 박용성 회장이 정면을 바라보고 앉은 반면 박용오 전 회장은 삼십도 각도로 고개를 돌린 채 앉아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내내 한번도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다.
들어가고 나가는 문까지도 서로 다른 곳을 사용할 만큼 냉기가 흘렀다.
용성 VS 용오 검찰 신문 대답도 정반대
검찰의 신문에 대한 대답에서도 두 형제의 대답은 상반됐다.
박용오 전회장은 비자금 조성지시와 관련, “돈은 썼지만 (범행을) 공모하지는 않았다”며 두산산업개발(전 두산건설)비자금 조성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박 전회장은 특히 분식회계와 관련, 허위결산 보고를 받았느냐는 검사심문에 “결산 관계자의 이름은 들어본 적도 없으며 보고는 먼저 (조사과정에서) 얘기한데로 종이한장만 본 것이 전부다”고 대답했다.
반면 박용성 전 회장이 혐의사실을 시인하자 박용만 부회장과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 및 전현직 임원들은 혐의를 줄줄이 시인했다.
재판장 “할말있나”에 용오ㆍ용욱 “죄송하다” -용성ㆍ용만 “할말없다”
재판장이 피고인들에게 “특별히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용오 전회장과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은 죄송하다며 유감을 표시했고 박용성 전회장 등은 “할말 없다”고 짧게 대답했다.
이날 방청석을 가득메운 방청객들은 재판장이 “사는 곳이 어디냐”는 질문에 성북동(박용성), 성북하우스(박용오), 강문창(분당구 정자동), 경창오(강남 로얄팰리스) 피고인이 주소를 대자 “역시 부자촌에 산다”는 얘기도 고 한마디씩 했다.
이날 재판에서 변호인 변론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다음 재판기일은 12월 21일 오후 2시에 속개된다.
재판부는 2주일 뒤인 12월 14일 오전으로 한다고 밝혔지만 변호인단측이 충분한 변론 준비시간을 이유로 한 주 더 늦췄다.
이날 공판은 세간의 관심을 반영한 듯 공판 시작 30분 전 200여석의 방청석이 모두 찼다.
가장 주목을 끈 박용성 전회장은 9시
40분쯤 법원에 도착, 취재진의 질문에 함구했다.
박 전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을 외면한 채 곧바로 2층 검색대를 거쳐 계단을 통해 2개층을 걸어올라갔다.
한편 이날 법원 정문에는 두산중공업 노조원이 두산 총수 전원 구속을 외치는 1인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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