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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 수혜주 봄바람 타고 2분기까지?

G7 외환시장 공조 개입, 엔화 강세 원천봉쇄 어렵다

박중선 기자 기자  2011.03.22 09: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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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일본 대지진에 따른 피해복구와 보험금 지급을 위한 일본 자산의 본국 역송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달러당 80엔이 붕괴되는 등 엔화가 초강세를 나타났다. 최근 이러한 엔고 현상에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가 높은 이른바 엔고 수혜주들이 코스피 수익률을 상회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해 G7(주요7개국)이 시장에 공동으로 개입하기로 합의하면서 엔고 수혜주가 반짝 수혜로 그칠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일본 대지진으로 엔화의 움직임은 국내 투자자들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 대지진 이후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자동차·철강·정유주 등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G7의 외환시장 개입 합의가 도출되면서 예상과는 달리 엔화약세가 빠르게 진행돼 엔고 수혜가 단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2분기 까지 엔화 강세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엔화강세 올 2분기까지 간다

일본은행(BOJ)은 지난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총 37조엔(약 513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어 G7도 외환시장 공조 개입을 합의하면서 21일(현지시간)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2거래일째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엔화 강세를 완전히 봉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당분간 엔화 강세에 따른 수혜주의 긍정적인 효과는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 주이환 연구원은 "G7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엔화 강세의 속도가 느려지고 폭을 제한하는 효과는 예상되지만 엔화약세로 돌아서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과거 1995년 당시에도 일본정부가 3개월 동안 강도 높게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나서야 엔화 강세가 멈췄고 미국도 그 해 4월 역플라자합의가 도출되기 이전인 3월부터 외환시장에 개입하였으나 4월까지의 엔화 강세를 저지하지 못한 바 있다. 즉 엔화 강세가 마감된 것은 결국 일본으로의 해외자금 환류가 마무리되면서 나타났는데 현 국면의 자금 환류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아 향후 엔화 강세가 재개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엔화 강세가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일본 경제의 정상화가 이루어져 더 이상 자금의 환수가 필요 없어야 한다. 과거의 사례를 살펴보면 1995년 한신 지진 당시에는 기반시설의 피해가 경미해 일본 제조업 가동률은 지진이 발생한 1월에만 하락했고 곧바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엔화 강세는 2개월이 더 진행되어 총 1분기 가량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 대지진으로 인한 기반시설의 피해는 과거의 수준과는 달리 심각한 상황으로 당시와 같은 가동률의 조기 회복과 일본 경제의 빠른 정상화를 기대가 어려워 보인다.

주 연구원은 "기반시설의 파괴를 감안할 때 이번에는 가동률이 지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2분기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며 "전력난을 감안하면 가동률의 의미 있는 회복이 2012년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는 일본으로의 자금 환류도 그만큼 더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사망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까지 감안하면 자금 환류의 기간은 더욱 연장될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미국이 2차 양적 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사가 분명해 달러 약세를 부추기고 있는 점도 엔화약세의 빠른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박중섭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정책이 종료되는 6월까지 엔화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엔고에 따른 자동차·철강·정유업 수혜 전망 유효

따라서 엔화 강세는 적어도 2분기 까지는 지속될 전망으로 이는 일본기업들의 수출 둔화로 이어져 국내 업체들의 반사이익은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가 높은 즉 일본 총수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기계·전기전자·자동차·운송장비·화학 업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엔고 시 동남아·중국 등으로의 수출에 국내 철강사들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종도 엔고에 부담을 느끼는 글로벌 완성차들이 한국 부품업체로 발주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돼, 그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수출지역이 일본과 겹치는 국내 정유업체에게 엔고현상의 지속은 중단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향후 일본의 복구 작업이 진행되면 철강수요도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비관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