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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선장’ 삼성전자, 올해가 특히 기대되는 까닭

나원재 기자 기자  2011.03.18 1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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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의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 “선장으로써 삼성전자의 핵심역량 집중과 발 빠른 시장대응이 좋은 예다”

기업교육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자질’이란 주제를 강의할 때 ‘망망대해(茫茫大海)의 선장’이 자주 거론된다. 진부하지만 가장 이해하기 쉽기 때문인데, 같은 맥락으로 자주 등장하는 기업이 바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를 선장에 빗대자면 리더로서의 역할은 바쁘기만 하다.

선장은 배의 키를 움켜쥐고 있는 사람이 아닌, 장기간의 항해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업무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항로를 정해야 하며, 선원들의 역할 분담과 적절한 인언 배치 또한 결정해야 한다. 이 모든 게 종합적인 판단 능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며, 리더로서의 자질을 역으로 평가받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18일 오전 9시 삼성전자가 글로벌 리더로써 지난해 경영성과를 주주들에게 알리는 자리가 있었다.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것으로, 선장으로서의 자질을 평가받는 자리가 한판 벌어졌다고 비유해본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해 경영성과를 안건으로 내걸고 동의를 통한 의결을 마무리 했다. 보통 기업의 주주총회는 수치화한 경영성과를 속전속결로 마무리 짓는 모습이 일반적이었고, 때문에 시간은 짧지만 지루함이 있어온 게 사실이다.

삼성전자의 주주총회도 다소 따분했을법한 자리였다. 하지만 몇몇 주주들의 발언은 한 때 웃음을 머금게 했다. 선장에 대한 믿음도 있었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았던 모양새다.

이날 한 주주는 “우리 삼성전자는 35년 전 반도체 산업을 시작해 세계를 제패했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IT 강국으로 도약시켰다”며 “따라서 스마트폰, 바이오시밀러 산업도 개발, 발전을 거듭해 무한대로 발전해 5년, 10년 뒤에 세계를 제패할 것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도 “삼성전자만큼 투자 대비 이익이 보장되는 곳은 없다고 본다. 치열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임직원에게 감사하다”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으니, 임원 보수 책정도 그만큼 가치가 있어야 한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한편, 다른 주주는 회사와 주주들의 우선적인 성장이 있어야 한다는 뉘앙스로 다소 격한 발언을 했지만 대체에너지 개발의 중요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경쟁사에 대한 비교 우위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그대로 표출됐다. 한 주주는 애플하고 경쟁하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언급하며 “항간에 애플에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왔는데 뒤쳐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애플을 너무 쫓으려고 하다 보니 애플리케이션의 문제가 아닌지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 주주는 “애플사 CEO 스티브 잡스가 삼성전자를 최근 폄하했다”며 “이러한 폄하에 일침을 가하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질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주주들의 성원과 격려에 감사하다며 속 시원히, 때로는 다소 말을 아끼는 모습으로 주총을 이끌어나갔다.

   
 
이날 주총을 바라보자니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삼성전자의 올 한 해 행보가 예년보다 더욱 바빠질 것이란 생각이다. 다양한 얘기가 흘러나오는 만큼 리더로서의 자질, 즉 선장으로서 보다 확실하고 명쾌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업부문별로 근원적 차별화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더욱 강화 △5~10년 후 성장을 이끌어 갈 미래 동력사업 발굴과 육성에 주력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사업의 리스크를 사전 대응하는 경영의 체질화에 힘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다 업그레이드 된 삼성전자의 올 한 해 모습이 기대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