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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먹은 마힌드라, 결국은 ‘먹튀 스텝’ 밟나?

[심층진단] 마힌드라와 상하이차의 공통점…추가투자 없이 ‘빚놀이’

신승영 기자 기자  2011.03.18 10: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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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인도 마힌드라그룹으로 인수된 쌍용자동차에 대해 ‘명가부활’이란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제2의 먹튀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뒤섞여 있다. 지난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힌드라와 쌍용차는 이와 같은 부정적인 여론을 종식시키지 못한 채, 오히려 의혹만 증폭시킨 답변을 내놓았다.

   
(좌측부터) 마힌드라 자동차 및 농기계부문 파완 고엔카 사장, 마힌드라그룹 바랏 도시 CFO, 쌍용차 이유일 사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법원이 기업회생절차 종결을 결정한 것이 지난 14일인 점을 고려한다면 이 같은 전망은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여러 측면에서 지난번 상하이자동차 때와 같은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쌍용차는 기자간담회에서 △제품개발 2000억원 △브랜드구축비 400억원 등 투자 내용을 담은 2011년 사업계획을 밝혔다. 문제는 이 비용에 대한 자금출처가 어디냐는 데 있다.

자금조달에 대해 쌍용차 이유일 신임 사장은 “현재 마힌드라가 5000억원 상당의 채무를 해결한 상태다. 이런 상황이면 향후 제품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쌍용차에서 부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며 당분간 마힌드라의 추가 지원이 없다고 전했다.

◆추가 투자 없는 쌍용차 생존가능성은?

이런 상황이라면 쌍용차가 언급한 2400억원의 출자는 당연히 금융권의 몫으로 넘어간다. 다시 공장을 담보로 하거나 마힌드라의 신용을 등에 업고 대출이라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마힌드라의 지원 없이 법정관리를 갓 벗은 쌍용차에게 이 같은 투자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이 중론이다. 마힌드라가 지급보증을 맡더라도 이자비용 등을 직접 감당해야 하는 것은 쌍용차다.

지난 2010년 3년만에 흑자전환을 이룬 쌍용차의 당기순이익은 81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550억원으로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 상당부분이 자산매각에 따른 이익이다. 이 같은 쌍용차로서는 금융권에 지급해야할 이자비용만으로도 향후 수익성에 치명적이다.

   
쌍용차의 희망인 코란도C. 인도시장 진출 및 성공여부는 아직 미지수.

올해 출시된 코란도C와 출시예정인 체어맨 H와 W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 선전을 기대한다고 가정해도 수천억원 대 자금조달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더군다나 쌍용차로서는 제품개발을 포기할 수도 없다. 현재 쌍용차는 카이런·액티언·로디우스 등 모델들이 단종되거나 그 절차를 밟고 있어 후속모델이 절실한 상태다. 특히 SUV에 치중된 라인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소형차 개발도 절실하다.

쌍용차가 지속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기 위해서는 R&D투자가 반드시 이뤄져야하지만, 자금조달 여력이 부족한 만큼 마힌드라의 지원은 필수적이다. 마힌드라는 쌍용차를 인수했던 상하이차가 범한 그동안의 사태를 감안한다면 ‘기술유출’에 대한 의혹을 떨쳐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서라도 추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마힌드라 본거지서 쌍용차 활보할까?

마힌드라와 쌍용차는 인도에 코란도C와 렉스턴 출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 평택공장 전경. 현재 전 라인에서 8시간의 조업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인도는 중국·브라질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핵심 신흥시장 중 한곳이다. 그러나 인도시장의 특성상 쌍용차가 수출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인도는 타타 나노를 비롯해 현대차 i10, 닛산 마치(인도명 마이크라), 토요타 에티오스, GM 시보레 비트, 포트 피고, 폭스바겐 폴로 등 저가소형차 중심의 시장이다.

물론 GM 쉐보레 캡티바, 혼다 CR-V, 스즈키 그랜드비타라 등 SUV도 판매되고 있지만, 철저히 현지화된 모델들로 핵심부품만 해외에서 수입돼 인도 현지공장에서 생산된다. 코란도C나 렉스턴이 인도시장에서 제품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쌍용차는 CKD 수출방식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현지조립라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생산노하우 등에 대한 유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르노삼성이나 한국GM의 사례와 달리 인수주체가 기술적인 우위가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이다. 더군다나 상하이차의 전례도 있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다.

이 같은 마힌드라의 먹튀 논란에 쌍용차 관계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쌍용차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전략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며 “2~3개월의 시간이 지난후 세부적인 내용이 수립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