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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조르주 심농

김민주 기자 기자  2011.03.17 15: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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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 세계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5억 권 이상의 작품이 팔린 작가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시리즈’를 2011년 4월부터 매달 2권씩 만나 볼 수 있다.

   
조르주 심농 표지 이미지.
셜록 홈스, 아르센 뤼팽, 필립 말로, 그리고 쥘 매그레. 트렌치코트를 걸치고 파이프 담배를 문 채 쉼 없이 맥주를 마시는 거구의 사나이, 추리 소설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주인공 중 하나인 매그레 반장이 활약하는 ‘매그레 시리즈’가 4월부터 열린책들에서 한 달에 두 권씩 출간된다. 열린책들은 이 매력적인 시리즈를 본격 소개하기에 앞서, 매그레 반장을 창조한 작가 조르주 심농의 작품 세계와 그의 독특하고도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는 버즈북buzzbook인 『조르주 심농』을 펴냈다.

특히 매그레 시리즈 론칭에 맞춰 작가 조르주 심농의 아들이자 연구자인 존 심농이 프랑스 문화원과 스위스 대사관의 초청으로 방한, 서울 시내 대학들에서 매그레 시리즈 낭독과 저작에 관한 특강을 할 예정이며, 다큐멘터리 영화 상영, 심농 원작의 영화 포스터 전시회 등도 열린다.

전 세계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5억 권 이상의 작품이 팔려 나갔으며 60편 이상의 극장 영화와 300편 이상의 텔레비전 영화가 만들어진 작가, 20여개의 필명으로 400편 이상의 작품을 썼으며 1만 명의 여자와 잠자리를 했다는 정력적인 남자. 벨기에 작가 조르주 심농은 ‘다산성(多産性)’의 작가라 불린다. 그는 엄청난 속도로 어마어마한 양을 써낸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러한 다작에도 불구하고 작품들이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뛰어난 작품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더욱 유명하다. 앙드레 지드가 그를 ‘현대 프랑스 문단에서 가장 위대한 참다운 소설가’라고 격찬한 것을 비롯해 헤밍웨이, 엘리엇, 헨리 밀러, 윌리엄 포크너, 루이스 세풀베다, 존 르카레, 이언 피어스, 마르케스 등 수많은 작가들이 그의 작품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카뮈와 반빌 등 많은 작가들이 심농에게 받은 영향을 숨김없이 고백하는 것은 현대 문학에서 그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 얼마나 높은지를 증명한다.

이 책에서는 ‘괴짜’ 혹은 ‘이변’이라고까지 불렸던 심농의 이색적인 삶과 문학세계와, 작가보다 더 유명한 캐릭터인 매그레 반장의 탄생 비화부터 그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편지와 인터뷰, 연보, 에세이, 전기 등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또한 마지막 3부에서는 옮긴이 4인의 대담이 마련돼 75권에 이르는 방대한 ‘매그레 시리즈’가 출간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또 네 번역자가 한 시리즈를 번역하기 위해 어떤 논의와 고민을 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저자 조르주 조제프 크리스티앙 심농(Georges Joseph Christian Simenon)은 1903년 2월13일 벨기에 리에주에서 태어났다. 1918년 아버지가 몸져누우면서 학교를 그만두고 생업 전선에 뛰어들게 된 그는 1919년 열여섯의 나이로 「가제트 드 리에주」지의 기자가 된다. 이 신문사에서 1922년까지 일하는 틈틈이 쓴 첫 소설 『아르슈 다리에서u pont des Arches』가 조르주 심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다.

그는 1922년 파리 북역에 발을 디딘 후 20여개의 필명으로 대중 소설들을 써내며 작가적 입지를 굳혀 나간다. 항해에 관심을 갖게 된 심농은 1928년부터 1929년 사이 배를 타고 프랑스와 북부 유럽의 강과 운하들을 여행하는데, 이때의 경험이 바탕이 돼 뱃사람, 수문 관리인, 마부들의 세계가 그의 작품에 소재로 자주 등장하게 된다.
 
그가 외투를 걸치고 파이프 담배를 문 모습으로 자주 그려지는 매그레 반장의 캐릭터를 처음으로 구상한 것은 1929년의 일로, 1930년에 매그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불안의 집La Maison de l'inquiétude」이라는 단편이 조르주 심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다. 매그레란 인물에 대한 확신을 품은 심농은 처음으로 자신의 본명을 사용해 1931년에만 『수상한 라트비아인』, 『갈레 씨 홀로 죽다』와 『생폴리앵에 지다』, 『라 프로비당스 호의 마부』 등 10편 이상의 매그레 시리즈를 펴내며, 이 작품들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총 103편(장편 75편, 단편 28편)의 이야기에 등장해 독특한 심리 게임으로 사건을 풀어 가는 메그레 반장은 셜록 홈스, 아르센 뤼팽과 더불어 추리 문학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주인공으로 등극하기에 이른다.
 
1932년에는 심농 작품 가운데 『교차로의 밤La Nuit du carrefour』이 장 르누아르에 의해 최초로 영화화된다. 그 후 심농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만 50편이 넘게 제작되고, 텔레비전 시리즈로도 끊임없이 제작되는 등 심농은 프랑스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작가로 우뚝 선다.

1955년 스위스에 정착한 심농은 1989년 로잔에서 영면한다.

가격: 750원

출판사: 열린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