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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쌍벌제’ 주도로 의료계엔 ‘밉상’

의사단체 불매운동 벌이기도…실적으로 드러나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3.15 15:3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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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미약품이 의료계와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리베이트 쌍벌제 국회통과 건의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의료계의 눈총을 받고 있다.

의료계는 지난해 쌍벌제 시행에 일조했다는 의혹으로 유한양행, 한미약품, 안국약품, 동아제약, 대웅제약 등 5개 제약사를 일컬어 ‘유한안동대’ 또는 ‘5敵’으로 불렀다.

일부 의사단체는 5敵 중에서도 쌍벌제 건의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한미약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거나 영업사원 출입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의료계 분노…실적으로 고스란히

5敵으로 불릴 당시 한미약품은 ‘쌍벌죄 관련 한미약품의 입장’이라는 임선민 대표이사 사장 명의의 문건을 통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입법 과정에서 의견을 제시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며 쌍벌제 관련성을 부인하고 나섰다.

   
한미약품 본사.
그럼에도 불구 한미약품에 대한 의료계의 분노는 지난해 한미약품의 매출실적에 여지없이 드러났다.

지난해에는 쌍벌제와 시장형실거래가제도(저가구매인센티브제)시행으로 전체 제약환경이 좋지 않아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목표한 실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상위 5개 제약사 중 한미약품을 제외한 4개 제약사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한미약품은 매출액이 전년대비 3.5% 감소하고 영업이익이 창업 이후 최초 적자 전환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의원급 영업 손실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매출 감소가 쌍벌제 건의 주도 의혹으로 인한 것이라고만 할 수 없다. 제약 환경 등 전체적인 영향을 받은 것이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의 쌍벌제 시행 건의 주도에 대한 의료계의 부정적인 입장은 지난 1월17일부터 23일까지 의사 커뮤니티 사이트 닥플닷컴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났다. ‘국내 10대 제약사 중 기업 이미지가 가장 좋은 기업’에 대해 설문한 결과, 한미약품은 621명 중 17명( 3%)의 표를 얻어 JW중외제약과 함께 공동 9위를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닥플닷컴의 설문조사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조사라는 입장이다.

앞서 한미약품은 해당 사이트가 지난 2009년 7월20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한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믿음이 가는 브랜드’ 설문조사에서 579명 중 21명(4%)으로 7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한미, 현재 제약 산업 구조 확산시켜

제약 업계는 쌍벌제 주도 의혹으로 의료계의 미운털이 박힌 한미약품에 대해 제네릭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현재의 제약 산업 구조를 확산시켰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제네릭을 앞세워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제약사 중 하나”라며 “당시 타 제약사의 2배에 이르는 영업 인력과 다양한 제품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한미가 쓸고 가면 먹을 게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의료계의 미운털이 박힌 것에 대해 “한미약품이 제네릭 위주의 회사로 지금의 제약 환경·구조(리베이트 등)를 확산시켰기 때문 아니겠냐”며 “자체개발 신약 부재로 인한 제품력의 한계와 함께 최근 규제정책과 맞물려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쌍벌제 시행 주도 의혹 등 괘씸죄로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올해 초 R&D(연구개발)로 새 출발 하겠다고 밝혔는데 성공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타 제약사에 모범사례가 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전체 제약 산업 자체가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쌍벌제 시행 주도 의혹만이라고 단정 짓기 힘들다”며 “한미약품은 충분히 실적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닥플닷컴 선호도 조사에 대해서는 “의사들이 선호하는 이미지, 즉 주관적인 부분”이라며 “마케팅 부분이나 처방과는 별 다른 상관이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