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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대통령 전용기마저…’ 대한항공 회항 소동

깜짝놀란 청와대 “초유의 사태, 철저히 조사할 것”

전훈식 기자 기자  2011.03.14 11: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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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토해양부가 대한항공 A380 항공기에 대해 국내 형식승인서를 발급했다. 이번 승인으로 오는 5월부터 도입될 이 항공기의 6월 운항이 한걸음 더 다가왔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은 여전히 불안해 보인다. 지난해부터 대한항공은 정부와 언론으로부터 잦은 정비불량 지적을 받았음에도 별로 나아진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얼마 전엔 대한항공이 맡고 있는 대통령 전용 항공기가 정비불량 의심으로 회항하는 사태까지 벌어진 터라 대한항공에 대한 정비개선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항공은 정비점검 등 안전문제에 대한 본지 지적에 대해 "전혀 문제될 것 없고, 언론은 흠집 내기식 보도를 중단하라"는 식의 입장을 견지해왔다.   

국토부가 오는 6월 운항 예정인 세계 최대 민간항공기인 대한항공 A380에 대해 국내 형식승인서를 14일 발급했다. 이번 승인서 발급으로 A380 국내도입에 따른 설계 및 제작 분야 안정성이 검증 돼, A380의 나리타 첫 운항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엔 우려스러움도 엿보인다. 잦은 회항과 지연으로 안전불감증 지적을 받아온 대한항공이 과연 A380 운항을 제대로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한항공이 전담하고 있는 대통령 전용 항공기가 회항하는 사태까지 벌어진 상황이라 대한항공은 항공기 안전 문제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최초 A380 형식승인서 ‘정비’ 제외? 

대한항공이 이번에 발급받은 국내 형식 승인서는 외국정부로부터 형식증명을 받은 바 있는 항공기·엔진 등이 수입될 경우, 수입국가가 그 형식이 자국의 감항기술기준에 적합한지를 검증하는 제도다. 항공기 등의 크기와 적용된 기술의 고유한 특성이나 신기술 적용 여부에 따라 검증범위가 변화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항공기 제작사를 직접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형식설계에 대한 사전검증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도 차이는 있어도 자국민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시행된다. 양국 간의 항공안전협정을 체결한 국가로부터 항공기를 도입할 경우 대상 항공기의 최대 이륙 중략 등에 따라서 그 검사의 범위와 방법을 간소화해 시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형식승인서는 제작 분야의 안전증명제도로 정비의 감항성(안전도) 유지제도와는 다르다.

감항성 유지제도의 기본 틀이 되는 정비프로그램으로 자사 항공기 안전을 스스로 책임지도록 함으로써 정부에서 실시하는 연간 검사를 생략하게 된다. 각 항공사들은 자사 정비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자신의 운항 및 정비 경험에 근거한 신뢰성 분석자료를 근거로 개발하고 이를 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아 적용하게 된다.

   
대한항공의 대통령 전용기 보잉747-400 기종. 이 항공기는 지난 12일 UAE로 향하던 중 정비불량 문제로 긴급 회항했다.
◆초유의 대통령 전용기 회항, 정비불량

하지만 대한항공 정비프로그램은 지난해부터 언론과 국토부로부터 지탄을 받아오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잦은 정비 불량으로 국토부로부터 특별점검을 받은 대한항공 관계자는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언급했음에도 여전히 정비부분에서 취약함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대한항공이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대통령 전용기 ‘대한민국 공군 1호기’가 아랍에미리트로 출국한 지 약 1시간40분 만에 기체 결함으로 회항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비즈니스석 부근 출입구 외부공기 흡입구 에어커버 이상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으며 대통령은 애초 예정보다 3시간 늦은 오전 11시15분에 출발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14일 이륙 100분만에 발생한 초유의 대통령 전용기 회항 사태와 관련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대통령이 귀국하는 15일 대한항공과 공군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종합적인 대책회의를 갖기로 했다.

경호처는 조사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잘못이 명확히 드러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지를 가리기 위해 임차계약서상 관련 조항을 검토하고 있으며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강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대통령 전용기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대한항공과의 임차계약 중 관련 내용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 전용기의 정비불량은 대통령의 안위와도 직결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정비불량으로 인한 회항이란 초유 사태가 발생한 만큼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하고 대통령 전용기 안전 대책을 원점에서부터 철저하게 재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전용기마저 회항돼 버린 대한항공. 두달 후 운항하게 될 A380항공기의 안전에 업계관계자들은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