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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친정엄마, 예술의전당 입성

박유니 기자 기자  2011.03.13 07: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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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연극 친정엄마가 이번엔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연장공연이 확정된 친정엄마는 2주간의 휴식기간을 갖고 3월 25일부터 시작된다.
   
 

예술의 전당에 올려지는 연극 친정엄마는 2007년 초연된 작품에 비해 시간, 관계, 상황들이 상대적으로 정리가 되어 관객들이 극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엄마의 49제에 맞추어 시골집으로 향한다’는 내용을 짚으면서 시작되는 연극은 전작에 비해 개연성을 주고 있다. 장면과 장면을 잇는 다리 역할의 새로운 씬의 추가로 조금 더 설명적이고 다소 잦은 장면전환이 있지만 극을 감상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오히려 관객의 연령층은 높은 편이라 이해를 돕는 부분에서는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주 관객이 모녀이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엄마와 딸을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쉽게 이입된다. 허나 관객이 이입할 수 있는 것은 비단 ‘엄마’와 ‘딸’ 뿐만은 아니다. 간간이 등장하는 ‘젊은 여자’의 대사와 행동에서 ‘딸’은 스스로의 과거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젊은 여자’는 우리와 닮은 세상 모든 딸들을 대변해주는 인물이자 극을 보고 있는 관객들의 현주소일 것이다.
‘젊은 여자’의 밥을 챙기고 건강을 걱정하는 그녀의 엄마, 대외생활이 중요한 딸에겐 하나하나가 피곤할 뿐이다. 하지만 당시엔 몰랐던 엄마의 사랑, 바로 옆에 있는 ‘딸’은 돌이킬 수 없는 그때가 원망스럽기만 할 뿐이다. 엄마를 사랑해 주라는 ‘딸’의 말은 옆에 앉은 ‘젊은 여자’를 비롯해 관객들에게 전하는 당부이자 충고이다.

엄마와 딸은 친구이자 연인이자 가족이 되기도 하고 다신 보고 싶지 않을 만큼 미울 때도 있다. 그 둘 사이에 생기는 마음은 세상 모든 감정을 모두 버무려 내놓은 것만큼 복잡 미묘하다. 한없이 애틋하다가도 한 순간에 서운해지고 또 너무 그립다가 사소한 일로 또 다투게 되는 이해하지 못할 관계, 늘 되풀이 되지만 끊어낼 수 없는 애증의 관계. 그러나 누구보다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함께 아파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또 다른 나, 바로 모녀사이다.
2011 연극 [친정엄마]에서는 이러한 엄마와 딸의 고리를 잘 꺼내어 관객들에게 펼쳐 보였다. 엄마와 딸의 사랑을 넘어선 끈끈한 그 무엇, 그것을 꼬집어 낸 것이 이 연극이 주목 받는 이유이다.

도회적인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정영숙. 그녀가 2011 연극 친정엄마를 만나게 되면서 180도 변신에 성공했다.

무대 위에서 그녀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떨어질 듯한 애틋한 ‘친정엄마’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촌스럽고 말도 많고 자식이라면 온몸을 던지는, 바라는 건 오직 자식이 행복한 일뿐이라는 흔하디 흔한 시골의 어느 ‘친정엄마’ 로 분한 그녀는 회가 거듭될수록 캐릭터를 다듬어가며 완벽하게 흡수했다. 더블캐스팅으로는 연극으로 내공이 다져진 명배우 연운경이 또 다른 모습의 친정엄마를 보여주기 위해 합세했다.

딸 역으로는 뮤지컬배우 배해선과 연극배우 김지성이 함께한다. 배해선은 검증된 연기력과 노래실력으로 이미 뮤지컬 분야에서는 톱스타이며, 그에 걸맞게 제 11회 한국뮤지컬 대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배우 김지성 또한 연극으로 탄탄히 다져진 연기로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하고 뮤지컬은 물론 TV에서도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또한 짙은 화장과 화려한 의상, 코믹한 영어발음으로 철없지만 항상 마음의 위안이 되어주는 서울댁 역으로는 생각만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배우 전원주가 함께했다. 그녀가 무대에 오르는 순간 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웃음이 터진다. 전원주가 주는 웃음, 그 뒤에는 관객을 움직이는 카리스마와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블 캐스팅으로는 매 연기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는 감초배우 이수나가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