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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vs 삼성…‘바이오 한판대결’ 시장견해는?

황금알 ‘바이오시밀러’ 먼저 차지하는 쪽이 승리

박중선 기자 기자  2011.03.10 18: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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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재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독보적으로 경쟁상대가 없다시피 한 셀트리온의 텃밭에 삼성이 발을 들여 놓았다. 바이오시밀러는 이미 지난해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이 한국의 대표 수출 아이템을 점찍은 분야로 삼성으로서는 한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차세대 신성장동력이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그 동안 독식하던 먹거리를 두고 삼성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어야 할 판이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삼성이 바이오제약 분야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것을 감안하면 셀트리온과 경쟁구도는 이르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삼성이 눈독을 들인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동일한 투여경로 및 성분으로 출시되는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을 의미한다. 때마침 2013년을 기점으로 세계판매량 상위권 제약사들의 바이오의약품 특허 만료가 예정돼 있어 못 먹어도 본전인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삼성이 뛰어든 것이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전망과 현황 출처는 바이오협회.

◆셀트리온 “삼성과 로드맵 같지만 물리적 시간 격차 4~5년”

일단 셀트리온은 삼성의 진입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특성상 고도의 생명공학기술과 생산설비를 요하기 때문에 그 동안 경험이 전무한 삼성과의 물리적 시간 격차가 크고 삼성의 진입으로 이 분야에 대한 사업성 인증을 우회적으로 설명한 격으로 오히려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셀트리온의 주가를 살펴보면 삼성이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밝힌 지난달 24일에 종가 3만1350원을 기록했고 이후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 3월10일 현재 2250원 오른 3만36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의 진출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셀트리온의 자신감은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높은 진입장벽에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간단히 말해 단백질 의약품을 복제하는 사업인데 이는 일반 화학약품 복제와는 달리 고도의 생명공학 기술과 생산설비를 필요로 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단백질 의약품은 생산 공장 1개를 설립 하는데 5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아무리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삼성이 진입한다 하더라도 물리적인 시간의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이미 1공장에 이어 2공장까지 마무리된 상황이다(2010년에 공장설립을 완료했으나 유럽·미국의 식약청 기준에 맞추기 위해 1~2년 소요). 반면 삼성은 1공장 가동 시기를 2013년으로 계획하고 있어 사업 진행이 한참 뒤쳐져 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효과 출처는 셀트리온.

셀트리온 관계자는 “삼성이 밝힌 바이오시밀러 사업계획은 셀트리온이 9년전 사업계획이다”며 “삼성의 계획대로라면 2014~2015년에 단백질의약품 원료생산 대행사업(CMO)을 시작하는데 이는 셀트리온의 2007년 모습이며, 삼성이 따라오는 동안 셀트리온이 손을 놓고 기다리는게 아니기 때문에 4~5년의 격차를 줄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염동연 연구원은 “셀트리온과 삼성은 모두 CMO에서 시작해 바이오시밀러를 거쳐 바이오신약 개발업체로 도약한다는 로드맵으로 관건은 누가 먼저 빨리 시장에 진입하느냐는 타이밍과 마케팅”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셀트리온이 이미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 중이라 한 단계 앞서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삼성이 바이오시밀러 시업에 손을 대면서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돼 셀트리온 입장에서 삼성의 진입은 호재로 작용했다.

신영증권 김현태 연구원은 “그동안 기관투자자들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셀트리온에 대해 대부분 보수적인 대응이 있었으나 삼성이 진출하면서 이 시장의 사업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라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측면이 커 셀트리온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특히 셀트리온은 현재 유럽에서 임상 3상을 마친 ‘허셉틴’이라는 유방암 치료제와 ‘레미케이트’라는 관절염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 관계자에 따르면, 이 두 제품의 상용화를 올해 말까지 계획하고 있으며 각각 5조원과 6조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에 셀트리온이 내놓은 올해 매출은 2930억원으로 사상최대의 실적이 전망된다.

◆삼성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본력으로 추월할 것”

   
바이오제약 합작법인 마스터 플랜 출처는 삼성그룹.
삼성의 바이오제약 합작사는 2013년까지 3만리터 규모의 생산 공장을 완성하고, 바이오의약품 생산 대행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2016년부터는 자체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을 생산 판매하여 향후 장기적으로 2~3조원까지 투자해 바이오신 약의 개발 및 생산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 신지원 연구원은 “현재 여러 개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 중임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증설 가능성 또한 농후하다”고 판단했다.

삼성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후발주자로서 기존의 강자인 셀트리온에게 시간적, 기술적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은 분명하나 막대한 자본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라는 강점을 살린다면 셀트리온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시기상으로 삼성이 셀트리온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은 분명하나 삼성은 글로벌네트워크와 자본력이 뛰어나 글로벌 제약사와의 판권 계약에 있어서 유리하다”며 “삼성이 전 세계적인 제약업체와 손을 잡고 마케팅에 나선다면 현재 흐름과는 얘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 9일 삼성전자가 제출한 로슈의 맙테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임상시험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는 첫 번째 바이오 제품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면서 사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