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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고유가 대응책…‘이래서 문제다’

롤러코스터 같은 가격정책, ‘품질지킴이’에 OK캐쉬백 포인트 증정 논란

전훈식 기자 기자  2011.03.09 15: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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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유가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정유사들은 각종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국내 정유사 중 가장 큰 규모의 SK이노베이션 역시 고유가에 적극적으로 맞서며 제품의 가격과 품질 면에서 ‘친서민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SK의 태도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롤러코스터 같은 SK의 가격정책도 그렇거니와, 고품질을 지향하기 위해 도입한 독특한 프로그램도, 따지고 보면 문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친서민적인 것 같으면서도, 또 달리 보면 성급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 왜 이런 비난이 이는 것일까. 

최근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정정 불안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폭등하자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응하고자 몇 가지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에 비해 가정용 등유를 대폭 하락시켰다. 현대오일뱅크는 리터당 10원씩 가격을 내린 반면 SK이노베이션은 GS칼텍스와 함께 리터당 50원의 파격적인 인하를 결정했다.

◆진정 서민 위한다면 난방유보다는 휘발유 값을…

당시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물가상승으로 국민경제에 부담이 커가고 있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등 서민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시점에서 서민용 난방유 제품가격을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고유가 대응책이 롤러코스터에 비유되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후 중동의 석유 산유국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 확산은 유가 폭등을 야기했고,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일선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공급가를 인상함에 따라 일선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석유제품 가격도 동반상승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보통 휘발유 공급가격을 전주보다 리터당 16.97원 오른 1749.97원(세후가격)으로 인상했다. GS칼텍스(6.95원↑)와 현대오일뱅크(10.17원↑), 에쓰오일(4.43원↑)과 비교할 때 엄청난 인상폭이다. 

이 뿐만 아니다. 경유 공급가 역시 GS칼텍스(9.03원↑)나 현대오일뱅크(6.91원↑), 에쓰오일(14.67원↑)보다 많은 리터당 22.59원 올린 1586.83원으로 결정했다.

물론 SK이노베이션은 가정용 등유를 타사보다 많이 내렸지만, 등유 사용량이 줄어든 지금 휘발유 가격인상은 등유보다 타격이 심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SK이노베이션은 고유가로 인해 서민들이 불법 유사 석유 제품 구매로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난 2009년 8월, 고객 1만여명으로 구성되는 ‘품질지킴이’ 제도를 도입했다. SK 측은 ‘품질지킴이’ 고객 요원들로 하여금 석유제품 감시활동을 하도록 독려하고, 감시 결과의 성과에 따라 OK캐쉬백 포인트(최대 20만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을 취했다.

◆석유제품 감시활동을 고객 몫으로?

당시 SK 측은 품질지킴이 프로그램의 취지에 대해 “기업측에서는 이미 전부터 유사석유 판매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왔다”며 “추가적으로 고유가에 부담을 느끼는 서민들을 겨냥한 유사 및 혼합 휘발유 유통을 막고자 이 제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은 곱지 않았다. 우선, 유사 석유 제품에 대한 통제를 고객들에게 떠넘기는 것이 이치상 맞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고객들에게 좋은 품질을 제공하는 것은 정유사와 주유사가 당연히 해야 할 몫인데 이에 대한 감시를 고객들에게 맡긴다는 발상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고, 이런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석용 의원(한나라당)이 2004년부터 현재까지 유사석유 제품 적발실적에 따르면, 상품표시별 유사석유제품 적발 실적이 SK이노베이션이 226건으로 가장 높은 건수를 차지했다. 이 뒤를 이어 에쓰오일(205건), 현대오일뱅크(129건), GS칼텍스(124건)순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난해 한국석유관리원이 3만4877개의 업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석유제품 품질검사결과 유사석유 등 비정상 판매 적발업소 총 603곳 중 SK이노베이션 주유소는 140곳(23.2%)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가장 많은 주유소가 적발됐다고 하지만 자사 주유소가 그 만큼 많이 있어서 이런 문제가 발생됐다”며 “자사 로고를 달고 유사휘발유 판매를 하다 적발될 경우 강력한 경고 조치 및 디브랜딩 작업에 착수해 자사 폴을 달고 영업을 할 수 없는 강력한 조치까지 취해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하지만 자영 주유소에서 이를 자체적으로 억제하는 않는 경우 100% 차단은 어렵다”며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