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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지주회사 전환’ 통해 글로벌 제약사 도약

[50대기업 해부] 녹십자②…지분·후계구도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3.09 10:3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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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 상황과 경영 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반대로 몰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조명하는 특별기획 [50대기업 해부] 이번 회에는 녹십자를 조명한다. 녹십자의 태동과 성장, 계열사 지분구조와 후계구도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녹십자의 전신은 지난 1967년 설립된 수도미생물약품판매다. 이후 극동제약(주)으로 사명을 변경한 뒤 녹십자로 또 한 차례 변경했다.

◆녹십자 이끈 ‘형제경영’ 2세에도 이어져

故 허영섭 회장의 선친인 故 허채경 한일시멘트 회장이 당시 공장건설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극동제약의 대주주로 참여하면서 허 회장 일가와 녹십자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1970년 故 허채경 회장의 2남인 故 허영섭 회장이 공무부장으로 입사하면서 녹십자는 필수의약품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故 허영섭 회장은 공무부장으로 입사해 상무이사, 전무이사를 거쳐 1992년부터 대표이사 회장직을 지냈다. 故 허 회장은 국내 제약사 최초로 혈액분획제제 사업을 시작해 생명공학 전문기업으로서의 발판을 다져나갔다.

1991년에는 故 허채경 회장의 5남이자 故 허영섭 회장의 동생인 허일섭 회장이 녹십자에 전무이사로 입사하게 된다. 허일섭 회장은 아버지가 세운 한일시멘트 이사와 상무이사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형 故 허영섭 회장과 함께 형제경영을 통해 녹십자를 이끌어왔다.

이후 2009년 11월 故 허영섭 회장의 타계로 한때 경영권 승계 문제가 대두됐으나 허일섭 부회장이 회장에 오르면서 일단락됐다. 또 故 허영섭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녹십자홀딩스 주식과 녹십자 주식 중 일부를 재단에 기부하고 나머지 주식과 계열사 주식을 부인 정인애씨와 2남 허은철 전무와 3남 허용준 상무에게 물려준다는 뜻을 남겼으나 아직까지 변동된 사항은 없다.

녹십자가 별다른 경영 분쟁 없이 형제경영을 이끌어가는 것은 선친인 故 허채경 회장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녹십자의 형제 경영은 故 허채경 회장이 창업주로 있는 한일시멘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003년 장남 허정섭 회장이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이 되면서 3남 허동섭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다. 이듬해에는 허정섭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기호 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하면서 형제경영과 2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개성상인 출신인
   
故 허영섭 녹십자 회장.
故 허채경 회장은 실향한 탓에 생전 자녀들에게 형제애를 유난히 강조했고 경영에 있어서는 신의를 바탕에 둔 내실경영을 중시했다. 이 같은 故  허채경 회장의 뜻으로 녹십자뿐 아니라 한일시멘트 역시 형제들이 양대 산맥을 이뤄 이끌어나가고 있다. 

故 허채경 회장이 중시한 형제애를 바탕으로 한 형제 경영은 녹십자 2세 경영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故 허영섭 회장의 장남인 허성수씨는 한 때 녹십자 부사장으로 근무한 뒤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2남 허은철씨는 상무와 전무를 거쳐 지난해 부사장에 올라 최고기술경영자(CTO)로서 연구개발(R&D)을 총괄하고 있다. 3남 허용준씨 역시 녹십자 상무를 거쳐 지난해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에 선임되면서 경영진으로 합류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경영 효율화 꾀해

지난 1999년 기준 녹십자 최대주주는 29만7416주(6.61%)를 보유한 故 허영섭 회장이다. 2대 주주는 허일섭 사장으로 16만6280주(3.70%)를 갖고 있다. 故 허영섭 회장의 부인인 정인애씨는 2만5229주(0.56%)를, 1남 허성수씨는 1만2783주(0.28%), 2남 허은철씨는 1만3500주(0.30%), 3남 허용준씨는 9384주(0.2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녹십자는 이후 2001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데 이어 2004년 순수지주회사 (주)녹십자가 (주)녹십자홀딩스로 회사명을 변경했다.

녹십자홀딩스 지분은 지난 2010년 9월 기준 故 허영섭 회장이 56만3340주(12.37%)를, 허일섭 회장이 44만2309주(9.71%)를 보유하고 있다. 정인애씨와 허은철 부사장,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은 지난 2009년 9월 이후 녹십자홀딩스 주식을 장내 매수해 2010년 9월 기준 정인애씨가 7만2155주(1.58%)를 보유하고 있고 허은철 부사장과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이 각각 4만6992(1.03%), 4만5058주(0.99%)를 갖고 있다.

현재 지주회사인 녹십자홀딩스의 경영시스템은 크게 헬스케어부문, 제약부문, 해외부문, 재단부문 등 4개 사업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녹십자홀딩스 사업부문이자 녹십자 계열사로는 대신생명을 인수해 출범한 녹십자생명과 진단시약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주)녹십자엠에스 등이 있다. (주)녹십자엠에스와 (주)녹십자백신은 허일섭 회장이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계열이고 이 외에도 상아제약(주), (주)지씨헬스케어, 녹십자(중국)생물제품유한공사, (주)지씨에이치앤피 등이 있다.

녹십자는 이들 계열사 중 GCAM,Inc(Green Cross America). 지분 100%와 (주)녹십자백신 지분 98.67%를 보유하고 있다. 또 (주)지씨에이치앤피와 (주)지씨제이비피 지분을 각각 70.80%, 51% 갖고 있다.

녹십자는 이들 계열사를 아우르는 지주회사 녹십자홀딩스의 경영전략에 따라 ‘Total Healthcare Company’를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는 동시에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 국민의 종합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을 닦고 있으며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개발 등 R&D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