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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여성, 무릎관절염 병원비 지출 커

이은정 기자 기자  2011.03.08 18:3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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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건강보험관리공단에서 발표한 건강보험 고액환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9년 의료비를 330만원 이상 사용한 고액환자는 222만명으로 나타났다. 그중 여성 환자는 120만명으로 남성환자군에 비해 특이한 점이 발견됐다. 
 
남성은 뇌경색, 협심증, 백내장 위암 등 주로 순환기계와 암으로 인해 고액진료가 많은 반면, 여성은 백내장, 무릎관절증, 뇌경색, 당뇨병, 유방암순으로 근골격계 질환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는 우리나라의 생활방식과 연관이 있으며, 고유의 좌식생활과 가사활동이 무릎관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한국 여성 무릎관절염 많아
 
여성은 남성에 비해 무릎관절이 작아 강도가 약하며 허벅지 부근 근육의 양도 적다. 따라서 같은 압력이 가해지면 무릎관절에 더욱 부담이 갈 수 밖 없는 선천적인 이유가 있다. 그러나 유난히 한국여성에게 퇴행성관절이 많은 것은 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안양 튼튼병원 김덕수 원장.
안양 튼튼병원 관절센터 김덕수 원장은 “전통적인 좌식생활습관과 가사노동은 여성에게 관절염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가사일을 할 때 무릎을 쪼그린 채 걸레질을 하거나 욕실청소를 하는 경우 무릎은 평소보다 8배의 하중을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무릎연골의 손상이 가속화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체중이 증가하면서 무릎관절에 가해지는 압박은 커지는데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는 약해지고 운동부족으로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것도 관절염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이라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주부들과 달리 젊은 여성들은 하이힐착용과 자세불량,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퇴행성관절염 초기에 해당하는 연골연화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하이힐을 신고 한쪽 몸으로 비스듬히 서거나 팔자걸음을 걷는 습관이 생기면 슬개골이 바깥쪽으로 쏠리게 만들어 바깥쪽 슬개골 연골에 무게를 가중시켜 연골 손상을 가속화 하게 된다. 이와 함께 다이어트를 위해 무리한 유산소 운동도 무릎관절의 조기 퇴행을 불러올 수 있다.
 
△관절염 생활습관으로 고칠 수 있어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사노동을 줄이는 것이 좋지만 그렇다고 안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때는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바닥에 엎드려 걸레질을 하는 것은 무릎과 팔꿈치에 상당한 무리가 가는 동작이므로 가능하면 밀대형 걸레를 사용하거나 스팀청소기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설거지를 할 때는 발아래 작은 박스를 놓고 한 쪽 다리씩 번갈아 가면 올려놓으면 한쪽 무릎으로 치우치는 무게를 분산시킬 수 있다. 무릎 꿇는 자세, 양반다리를 피하기 위해 앉을 때는 방바닥에 앉기보다 의자나 소파에 앉도록 하고 만약 방바닥에 앉아야 할 때는 방석을 깔고 무릎을 쭉 펴고 앉는 것이 좋다. 
 
식사나 수면 같은 기본적인 일들도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기초 대사량이 떨어져 살이 찌는 성인들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관절건강을 지키는 길이 된다. 체중이 늘지 않도록 섬유질과 백질 위주의 식단을 짜고, 체내에 요산, 칼슘 등이 쌓여 통풍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
 
더불어 수면부족은 체내의 염증을 악화시키는 주원인. 따라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침실이나 실내 환경의 알맞은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데 관절염은 기압의 차이에 의해 통증이 달라질 수 있어 흐리거나 비오는 날처럼 기압이 낮은 날은 통증이 더 심해진다. 이런 때는 실내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여 통증을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퇴행성관절염에 따른 ‘O자 다리’ 인공관절의 신호
 
만약 이미 관절염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이고, 초기를 넘어섰다면 관절내시경 수술과 자가 연골 이식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관절내시경 시술은 닳아버린 무릎연골이나 관절사이에 생겨 통증을 일으키는 뼈가시(골극)를 내시경을 통해 보면서 제거해 무릎관절을 정리해주는 방식으로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시술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나이가 비교적 젊고, 연골손상이 심하지 않다면 자가골연골이식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신의 다른 부위에서 골연골을 떼어 이식하거나 연골세포를 채취하여 배양한 뒤 손상된 연골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연골을 이용하여 무릎관절을 보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관절염이 말기에 가까워 다리가 0자로 심하게 변형됐고, 거동이 힘들다면 인공관절을 생각해봐야 한다. 
 
과거에는 남녀의 특성과 동양인의 체형을 고려하지 않은 인공관절을 그대로 여성에게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 남성의 무릎관절은 크기가 크고 모양도 원형에 가깝지만 여성의 관절은 크기가 작고 모양도 타원형에 가까워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나서 무릎 앞부분이 자극돼 통증을 느끼거나 무릎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성에게 맞춘 여성형 인공관절이 개발됐다. 여성의 무릎모양에 맞도록 좌우 폭을 짧게 해 관절의 크기를 맞춰 관절이 구부러질 때 맞닿는 홈의 방향을 조절해 수술 후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통증이 적은 장점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