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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명단 언급확인…누리꾼 “현 정부에서 31명 명단 공개될까?”

최서준 기자 기자  2011.03.08 15: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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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C 방송화면 캡쳐.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고 장자연씨가 성접대를 한 31명의 명단을 ‘언급’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관련 재판 기록을 통해서다.

8일 장씨의 전 소속사 대표 김모(42)씨의 형사재판 기록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2009년 자살하기 두 달 전인 1월쯤 지인에게 보낸 친필 편지를 통해 “나를 너무 힘들게 한 사람들…날 변태처럼 2007년 8월 이전부터 괴롭혔던…지금은 이름만 적어서 보낼게…31명”이라며 그녀에게 성접대를 강요한 것으로 추정되는 31명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장씨는 이와 관련 “금융회사 미친XX, 인터넷 신문사 대표, 대기업 대표, 대기업 임원·간부, 일간지 신문사 대표는 1번으로 복수를 해달라”고 자세히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전 소속사 대표 김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모 언론사 관계자와 가진 술자리에 장자연씨를 동석시킨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재판 기록 중에는 “장자연씨와 모 언론사 사장 아들이 룸살롱에 같이 동석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술접대를 강요한 적은 없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장자연씨가 문건을 통해 “2008년 9월 모 언론사 사장의 룸살롱 접대에 저를 불러서 잠자리 요구를 하게 만들었다”고 밝힌 내용에 대해서는 김씨는 끝까지 “사실과 다르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BS는 장자연씨 자필편지를 장씨 지인으로부터 입수했다며 “장자연이 남긴 자필편지 50여통을 입수했다. 고인은 편지에서 31명을 100번 넘게 접대했다고 밝혔다”고 충격적인 내용을 보도했다.

사정이 이렇자 누리꾼들은 “성접대에서 자유로운 고위층이 과연 얼마나 될까?” “장자연 사건은 결코 연예계만의 문제 아니”라고 쓴소리를 던지고 있다.

이들은 또한 관련 기사 댓글을 통해 “언론사 대표가 암암리에 공개된 상태이지만, 구체적으로 실명으로 공개했으면 좋겠다. 총대를 메는 언론사는 대한민국에 없는 것인가” “장자연씨의 인생이 너무나 가엽다” “장자연 유언대로 꼭 복수해주세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참에 언론을 비판하는 목소리 역시 비등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장씨 사건으로 우리 사회가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행정관들이 버젓이 성매매를 한 것이 밝혀져 우리 사회의 성범죄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 바 있다”면서 “특히 일부 권력을 가진자들의 성매매와 관련된 황당 발언에 대해 주요 언론들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여전히 장씨 사건에 대해선 앞장서 심층취재하는 언론사가 없다”고 점입가경인 언론의 보도태도를 맹비난했다.

장자연 명단 언급확인과 관련, 전문가들은 “성매매를 ‘관행’으로 받아들이는 대한민국 주류라는 계층의 사고방식이 바뀌지 않는 상황에선 제2의 장자연은 또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30대 시민은 “장자연 명단에 권력 인사가 포함돼 있는 상황에선 이번 명단 언급에 따른 논란 역시 소리소문 없이 수면 아래로 사라지는 것 아니냐”며 “장자연의 진실이 현 정부에서 과연 제대로 규명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