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장자연 명단 언급확인 “대기업 대표와 일간지 대표는 1번으로 복수 해달라”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3.08 13:57:33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고 장자연씨가 성접대를 한 31명의 명단을 ‘언급’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관련 재판 기록을 통해서다.

8일 장씨의 전 소속사 대표 김모(42)씨의 형사재판 기록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2009년 자살하기 두 달 전인 1월쯤 지인에게 보낸 친필 편지를 통해 “나를 너무 힘들게 한 사람들…날 변태처럼 2007년 8월 이전부터 괴롭혔던…지금은 이름만 적어서 보낼게…31명”이라며 그녀에게 성접대를 강요한 것으로 추정되는 31명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장씨는 이와 관련 “금융회사 미친XX, 인터넷 신문사 대표, 대기업 대표, 대기업 임원·간부, 일간지 신문사 대표는 1번으로 복수를 해달라”고 자세히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전 소속사 대표 김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모 언론사 관계자와 가진 술자리에 장자연씨를 동석시킨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재판 기록 중에는 “장자연씨와 모 언론사 사장 아들이 룸살롱에 같이 동석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술접대를 강요한 적은 없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장자연씨가 문건을 통해 “2008년 9월 모 언론사 사장의 룸살롱 접대에 저를 불러서 잠자리 요구를 하게 만들었다”고 밝힌 내용에 대해서는 김씨는 끝까지 “사실과 다르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BS는 장자연씨 자필편지를 장씨 지인으로부터 입수했다며 “장자연이 남긴 자필편지 50여통을 입수했다. 고인은 편지에서 31명을 100번 넘게 접대했다고 밝혔다”고 충격적인 내용을 보도했다.

장씨 자필편지에 기록된 31명에는 연예 기획사 관계자, 제작사 관계자, 대기업, 금융기관을 비롯해 언론사 고위 관계자들도 포함돼 있었다.

SBS에 따르면 장씨는 자신의 자필편지를 통해 “부모님 제삿날에도 접대 자리에 내몰렸다”고 주장하면서 “강남 뿐 아니라 수원 가라오케, 룸살롱 등지에서 접대했다”고 자세히 기록했다.

편지 내용은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더욱 충격적인데, 장씨는 접대를 받으러 온 남성들에 대해 “악마”라고 표현했다. 그녀는 그러면서 “100번 넘게 끌려 나갔다. 새 옷을 입을 때는 또 다른 악마들을 만나야 한다”고 고통스러웠던 당시 상황을 자세히 기록했다.

그녀는 그러면서 “명단을 만들어 놨으니 죽더라도 복수해 달라”며 “내가 죽어도 저승에서 복수할 거다”고 참담했던 당시의 심경을 거침없이 서술했다.

경찰은 장씨 자살 후 4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장자연 문건’에 거론됐거나 유족에 의해 고소당한 언론사와 금융사 대표 등 20명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유력인사 대부분을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조현오 경기청장의 ‘성역없는 수사’는 어찌된 일인지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고, 검찰 또한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이름이 거론된 유력 인사들을 증거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모두 무혐의 처리, 이들 인사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만 셈이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당시 장씨의 죽음과 관련해, 이른바 ‘리스트’에 올라 있는 모 신문사 사장과 같은 신문사의 스포츠 신문 대표를 거론, 해당 신문사측으로부터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 당하기도 했다.

   
▲ MBC 뉴스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