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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셀링에서 길을 찾다’

십자형크로스셀링 ‘시장’ 분할→‘고객 가치’ 공유

김상준 기자 기자  2011.03.08 10: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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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휴일 오후, 사람들로 붐비는 등산로 초입에서 녹두전이며 파전을 부치고 있는 할머니. 한 구석에는 막걸리를 물통에 담가 놓고, 직접 담은 탁주를 버리듯 쌓아놓고 있다. 막 하산을 하고 내려오던 등산객 한 무리가 할머니가 부쳐 놓은 전의 고소한 냄새에 끌려 파전을 하나 주문하고, 할머니는 파전에는 막걸리도 한 잔씩 해야지 하며 막걸리 한 병을 내어 놓는다. 막걸리 냄새에 이끌려 온 건 아니지만 막걸리도 한 순배씩 돌아가고, 물론 할머니는 파전 값과 함께 막걸리 값도 받는다. 손님은 당연히 막걸리 셈까지 치루고.

[사례2]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 가면, 상품 별 매장 배치나 디스플레이 등에 전략이 있다. 길게 늘어선 계산대 앞에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걸어놓은 알록달록한 사탕과 음료수, 살 것 만 사가고 쫓기듯 떠나버리는 목적지향적인 쇼핑성향을 가진 남성들이 부인과 함께 왔을 때를 위한 여성복코너 옆의 컴퓨터소프트웨어나 자동차 액세서리 매장 등.

   
넥서스커뮤니티 박찬선 부사장 사진
크로스셀링(Cross-Selling)에 대한 단상이다. [사례1] 처럼 너무도 자연스러운 고객의 인간적인 심리나 속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보니 길거리 가판대에서도 그 흔한 예를 볼 수 가 있고, 뭐 새삼스럽지도 않다. 또 <사례2>처럼 백화점 등의 상품의 진열이나 배치 전략을 뜻하는 ‘플래노그램(Planogram)’을 통해서도 복잡다단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듯 크로스셀링이라는 게 이미 우리의 몸에 자연스럽게 배어 있기도 하고, 또 많은 산업과 마케팅 분야에 적용이 되어 별로 어려울 것 없이 기존의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쉽게 습득하고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고객은 점점 영리해져서 가치 판단이 복잡해지고 길어지고 있고, 고객 확보를 위한 각 산업 간의 경계는 점차 모호해져가는 무한 경쟁 때문이다.

그러면 크로스셀링은 왜 필요하며 성공적인 크로스셀링을 위하여 생각하여 할 키워드는 무엇일까? 성공적인 크로스셀링을 위한 새로운 컨셉으로 종(縱)과 횡(橫)의 크로스셀링 즉 ‘십자형크로스셀링(Crisscross-Selling)’이라는 개념을 제시하고자 한다.

횡(橫)적인 접근에서는 동종 또는 이종 산업 간에 ‘시장’을 분할하는(Devide) 관점에서 ‘고객의 가치’를 창조하고 공유하는(Create & Share)관점으로 바꾸어야 한다. 한 명의 고객에게 추천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상호 간의 지속적인 협력과 협업이 필요한 것이다.

반면 한 기업이 고객의 전 생애에 걸쳐 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의미하는 ‘고객 1인당 생애가치(LTV :Lifetime Value)’를 크게 하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와 노력을 고객에 대한 종(縱)적인 접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인 횡(橫)적인 접근만을 기존 크로스셀링이라면, 횡(橫)적인 접근과 종(縱)적인 접근을 결합하여 ‘십자형크로스셀링’을 완성하고, 이를 통하여 고객의 대(對)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고객에 대한 종(縱)과 횡(橫)의 효율적인 접근과 성공적인 ‘십자형크로스셀링’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CRM이며 고객의 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분석을 통하여 유의미한 정보를 추출하기 위한 데이터마이닝과 이러한 관찰과 분석을 위한 고객과의 다양한 채널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등의 CRM요소가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콜센터 분야에서의 크로스셀링, 나아가 ‘십자형크로스셀링’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까? 고객의 소리를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콜센터는 단순 고객 상담의 기본 업무 이외에도 고객에게 추천할 상품과 서비스의 구성과 업종 간 제휴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자사의 업무를 직접 또는 위탁 대행을 하는 아웃소싱 센터 모두 고객의 소리를 통하여 자사나 고객사의 상품기획이나 마케팅기획 파트에 크로스셀링(Cross Selling)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고, 이를 통하여 중장기적인 새로운 수요 업무를 창출할 수 있다. 업무를 위탁한 파트나 고객사, 그리고 운영파트나 위탁사 모두 윈-윈인 것이다.

또한 충성도 높은 고객에 대한 인, 아웃콜을 통한 지속적인 관리와 상품 및 서비스 추천 등으로 ‘고객1인당 생애가치(LTV)’를 높이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가능한 조직도 바로 콜센터이며, 이를 통하여 진정한 ‘십자형크로스셀링’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크로스셀링의 시스템적인 지원을 위한 크로스셀링 스크린과 같은 응용소프트웨어 시장의 수요 증가를 통하여 소프트웨어 산업의 동반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이렇듯 콜센터는 크로스셀링과 십자형크로스셀링의 발전을 위한 제언자로서의 기획자, 유능한 수행자, 그리고 관련 산업 발전의 기여자로서 중심에 설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고객 1명 당 8개의 크로스셀링을 이루어 내며 지난 미국의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를 통해 월가의 이단아에서 일약 월가의 구원투수로 자리매김 한 ‘웰스파고’의 경영관을 살펴보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수익의 80%는 기존 고객에서 나온다.”
“처음 계좌를 개설한 고객은 2주 후 담당뱅터로부터 감사 메시지를 받고, 90일 이내에 웰스파고 상품 가입 권유를 받는다.”
“고객의 라이프사이클과 재무상황을 파악, 지속적으로 상품 판매의 기회를 발굴한다.”
“20대 미혼고객에게도 퇴직연금에 가입할 의사가 없는지 묻는다.”
“콜센터에 우수한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차별화 경쟁 요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