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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2조?…‘대한통운 먹기’ 3파전

포스코·롯데 2강구도…CJ 다크호스 부각할 수도

신승영 기자 기자  2011.03.07 15: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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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한통운 인수전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지난 4일 포스코·롯데·CJ가 최종적으로 입찰의향서를 제출함에 따라 국내 1위 물류기업인 대한통운을 두고 3파전을 펼치게 됐다. 대한통운 매각 절차는 오는 25일 예비입찰자 선정 후 한 달가량 실사에 들어간다. 이후 △5월13일 본 입찰 접수 △5월16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5월27일 MOU 체결 △6월30일 본 계약 체결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대한통운 CI. 우측 상단에 위치한 붉은색 표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공통 표기CI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보유한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해 매각가격이 약 1조원 중반에서 2조원 대 사이에 형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인수금액이 2조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는 상황. 업계 1위의 명성 및 노하우, 안정된 매출 구조를 제외하더라도 현재 대한통운의 저평가된 부동산 자산과 인수기업 간 과열경쟁 등을 고려한다면 그 이상의 금액이 나올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근 마무리된 현대건설만 하더라도 당초 인수예상가격은 3조원 안팎이었지만 실제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의 두 컨소시엄이 제시한 금액은 5조원 이상이었다.

거기다 테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재무적 투자자(FI)의 지분까지 추가로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은 한층 커졌다.

◆한발 앞선 포스코

이번 M&A에 대해 전반적으로 포스코가 가장 적극적이고 유리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대한통운 공개매각이 결정되기 전부터 포스코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M&A 협상을 추진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의향을 밝혔다.

먼저, 포스코는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 물류비용 절감효과와 이를 바탕으로 제품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입장이다. 대한통운도 포스코를 통해 상당부분의 고정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 등 건설 중인 해외 일관제철소 △중국 등에 위치한 해외 생산기지 △지난해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 △국내 포항·광양 제철소 등 계열사 간 물류를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앞서 말한 대한통운의 인수가격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는데 3조원이 넘는 돈을 사용했다. 또 현재 건설 중인 해외 일관제철소에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거기다 최근 글로벌 철강업체들이 조강생산량 증가에 주력하고 있어, 물류보다 철강 사업에서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야 되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롯데, 선택과 집중에 기로

롯데도 만만치 않다. 신동빈 회장의 적극적인 인수의지와 함께 지난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 패배에 대한 설욕의 의미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백화점·마트·홈쇼핑 등 주력 계열사들과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계열사인 롯데로지스틱스의 역량이 롯데그룹의 물류를 담당하기에 부족한 실정이라 대한통운을 통해 이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외 호남석유화학과 케이피케미칼 등 석유화학 사업부문에서도 물류비용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항만 운영권, 배후부지, 창고 등 대한통운의 자산도 롯데로서는 매력적인 요소다.

그러나 롯데 역시 인수자금이 부담스런 상황이다. 지난해 롯데는 타이탄, GS마트·백화점, 바이더웨이 등 M&A를 통해 상당한 자금을 소모해 자금 여유가 넉넉하지 못하다. 또 최근 해외 유통사업과 석유화학 부문에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어 대한통운 M&A에 얼마나 집중할지가 관건이다.

◆CJ, 3곳 중 약체지만…

인수전에 뛰어든 3곳 중 CJ가 가장 약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TF팀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에 자금조달에도 여력이 있어 무시할 수만은 없는 존재다.

CJ는 대한통운에 이어 업계 2위인 CJ GLS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된다면 시장 내 절대적인 위치를 확보한다. 이를 바탕으로 단가 인하 경쟁이 치열한 물류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더군다나 글로벌 물류기업(해외법인: CJ GLS 24개·대한통운 10개)으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어, 해외사업에서도 시너지효과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자금에서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을 팔 경우 충분한 현금 동원이 가능해 포스코·롯데와 박빙의 승부가 가능하다.

그러나 업계 2위인 CJ는 포스코·롯데만큼의 절실함이 없다. 두 기업이 상당부문 겹치는 만큼 시너지효과가 적을 수밖에 없다. 또한 계열사의 현금보유량도 절대적으로 열세인 상황이다. 충분한 경쟁을 위해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삼성생명의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부담스러운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