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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출석’ 소망교회 취재 PD 교체…“이명박 정권에 대한 과잉충성”

누리꾼 “노조 투쟁에 연대하겠다”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3.03 20: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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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망교회 취재 최승호 PD가 교체됐다. MBC 제공

[프라임경제] 언론자유의 상징이었던 ‘PD수첩’이 파투가 날 위기에 내몰렸다.

이명박 대통령이 다니고 있는 소망교회의 문제점을 취재하던 MBC 최승호 PD가 시사교양국 PD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체된 것으로 알려져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언론노조 및 야권 등에 따르면 문화방송은 지난 2일 소망교회를 취재하던 최승호 PD를 비롯해 진행자인 홍상운 PD 등 ‘PD수첩’ 제작진 11명 중 6명을 ‘PD수첩’ 제작진에서 제외하고 비제작부서로 강제 발령내는 ‘교체’를 단행했다.

최승호 PD가 최근 이 대통령이 출석하고 있는 소망교회의 비리를 취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 발령은 이른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정권을 비판해오던 프로그램인 PD수첩의 ‘무력화’ 혹은 ‘죽이기’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질 조짐이다.

실제로 이번 달 방송될 예정이었던 소망교회 편은 이번 PD 교체 인사로 사실상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이번 인사가 의혹을 갖는 이유는 최 PD가 지난해 <검사와 스폰서>편과 <4대강 수심 6m의 비밀>편 등으로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 되던 문제점을 취재 및 보도해왔던 ‘진정한 언론인’이라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알렸고, 4대강 공사가 사실상 대운하라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스폰서 검사 문제를 파헤쳐,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는 점에서 “눈엣가시 같은 PD수첩 등 비판적 보도 프로그램을 모두 없애고, MBC를 정권을 위한 방송으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는 게 노조와 야권의 주장이다.

시사교양국 PD들은 이번 인사에 대해 “PD 부관참시(죽은 뒤 큰 죄가 드러난 사람에게 극형을 추시하던 일)”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탐사 저널리스트들을 모두 숙청함으로써 권력에 비판적인 PD수첩을 초토화시키고 망가뜨리겠다는 의도”라고 질타했다. 야권이 생각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이토록 신속하게 인사 조치를 한 배경에는 최근 이 대통령이 다녔던 소망교회의 문제점을 취재하던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이는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사실상의 해고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광우병 문제와 4대강 문제 등, 이명박 정권의 치부를 정면으로 조명한 프로그램을 도려내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이 도를 넘고 있다. 특히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MBC를 식물언론으로 만들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진보신당은 이번 사태와 관련, “국민의 지지를 받는 비판 프로그램인 피디수첩을 길들이고 직할통치하겠다는 김재철 사장의 의도를 드러낸 폭력적인 인사”라면서 “김재철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 뒤 이명박 정권에 대한 과잉충성으로 망나니가 칼을 휘두르듯 하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진보신당은 그러면서 “조중동의 종합편성 채널 선정과 더불어 언론 죽이기가 이명박 정부에서 최악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안된다는, 김재철 사장의 비뚤어진 충성심이, 소금 같은 역할을 해온 PD들을 내쫓은 것”이라면서 “국민은 MBC의 공정성과 공영성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PD수첩을 지키는 투쟁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MBC 시사교양국 PD들은 항의집회를 열고 인사불복종 투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MBC 노동조합 또한 비상대책위로 전환해 투쟁을 준비 중이다.

누리꾼들은 “이명박 정권에 의해 YTN, KBS, MBC 사장들이 모두 낙하산으로 교체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PD수첩은 참으로 소금 같은 역할을 해 왔다”면서 “PD수첩을 지키는 이 의로운 싸움을 지지하고 연대하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