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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술투자-모나미, 주가 오를지 눈길

부실 털고 비용절감 등 변신 중…삼성電-태평양 전례 따를지 주목

임혜현 기자 기자  2011.03.03 15: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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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흑자전환과 적자전환을 오가면서 고전해 온 기업들이 2011년 봄 새로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런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곳 중 눈에 띄는 두 곳은 M&A와 중소기업 창업투자를 지원하는 한국기술투자와 문구전문업체 모나미. 

한국기술투자는 최근 2010년 매출액 205억원, 영업손실 13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공시 내용에 따르면, 전년도 영업적자 829억원 대비 적자폭이 크게 감소했지만 전년도에 이어 적자는 지속했다.

모나미도 이달 초 공시를 통해 지난 2010년 영업이익이 22억원으로 전년대비 66.4% 감소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51.3% 늘었다.

판관비 지출하면서 군살빼고 부실자산 털어내

모나미의 경우는 문구생산 전문업체에서 유통 관련 역량을 강화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에 변화를 주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소폭 늘었지만(2010년 매출은 전년대비 1.0% 성장), 영업이익은 -66.4%였는데 영업이익에 감소를 가져오는 판관비와 구조조정 비용이 컸던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국내 생산을 고집하지 않고 외국 생산으로 방향을 튼 데 따른 것이다.

한국기술투자의 경우에는 성적표가 안 좋은 이유가 부실 채권 정리에 상당 부분 연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적자는 영업활동의 부진이라기보다는 부실자산을 청산하면서 손실이 났다”고 밝혔다.

지난 1년 간 700억원의 규모의 부채를 상환했으며, 부실 투자자산 200억원 가량을 털어냈다. 2009년말 140%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0%로 낮아졌다.

한국기술투자는 3일 오후 현재 5.50%대 상승 중이며, 모나미는 최악의 국면인 2010년 하반기를 거치면서 주가가 회복국면에 접어 들었다(표 참조).
   
모나미 주가 흐름표(표=팍스넷)

2001년7월 삼성경제硏 구조조정 성공사례와 유사

삼성경제연구소는 2001년7월4일, ‘구조조정의 성공사례’로 태평양 등 6개사의 사례를 선정해 발표한 바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심각한 경영위기를 본업 고부가화와 경쟁력 강화로 극복한 기업 등 여러 흥미로운 사례를 취합, 선정했다.
이 중 태평양의 경우는 중심 판매망인 방문판매가 한계에 봉착하면서 신규시장 진입자들의 추격을 받게 돼 위기에 처했으나(화장품 시장 개방 등), 매각, 합병 및 정리를 통해 강도 높은 군살빼기에 돌입한 케이스였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사업구조조정은 ‘비핵심사업 매각’, ‘한계사업정리’, ‘유사업종 통폐합’의 세 가지 축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이 태평양의 경우는 기존에 갖고 있던 강점이 약화되면서 유통 방식에 근원적 개선을 가져온 데 핵심이 있다. 모나미가 단행한 생산 방식 변화와 유통망 개선 사업 등은 이 태평양 구조와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태평양의 △비핵심 공정은 아웃소싱을 하여 코스트를 절감 △인력은 91년 7000명에서 2001년 현재 3400명으로 감소 등 군살 빼기에 주목했다.

한국기술투자의 경우에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삼성전자를 성공 사례로 꼽은 이유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당시 삼성경제연구소 6개 기업 선정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부실 사업을 정리하고 IT관련 사업에 역량을 집중 △52개의 적자ㆍ한계사업을 정리하고, 재고 및 채권을 3조1000억원 감축하는 등 대대적 수술에 나서 구조조정에 성공했다.

성공 보여줘야 안심

하지만 삼성경제연구소의 구조조정 성공 사례에 나온 여러 기업이 시사하는 바와 이들 두 기업의 최근 특징에서 닮은꼴을 찾을 수 있기는 하지만, 역시나 성공 모델을 빠른 시간 내에 찾아내야 한다는 주문은 남는다고 할 수 있다.

태평양의 경우에는 고부가가치 상품이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점, 삼성전자의 경우는 IT 중심의 고부가가치화 등이 가시적으로 나타나면서 구조조정이 최종적으로 성공으로 결말을 지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나미가 2009년의 에프엑스 제타펜 실패와 같은 문제 사례를 반복한다든지 해서는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 아울러 한국기술투자 역시 사명 변경을 통해 SBI를 전면에 내걸고 이미지 쇄신에 나설 것으로 3일 알려졌다(한국기술투자는 SBI 홀딩스에서 경영 참여를 해 구 경영진과 결별한 바 있다. Strategic Business Innovator의 약자다). 기업 창업투자라는 국내 시장에서는 생소하고 작은 시장에서 건전한 이미지를 확실히 굳혀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는 점을 다분히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들의 주가 방향은 이러한 두 기업의 노력이 시장에서 어떻게 진정성을 인정받는가에 달려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