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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3세들의 톡톡 튀는 ‘3색 경영스타일’

[50대기업 해부] 한진그룹③…후계구도

나원재 기자 기자  2011.03.03 15: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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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 상황과 경영 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반대로 몰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조명하는 특별기획 ‘50대기업 해부’ 이번 회에는 한진그룹을 조명한다. 그룹의 태동과 성장, 계열사 지분구조와 후계구도 등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한진그룹 후계구도는 지난 2009년 대한항공 조현아 전무와 조원태 전무, 그리고 지난해 조현민 IMC 팀장의 상무보 승진을 기점으로 3세 경영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들 3세는 현재 그룹 내 핵심인 대한항공 지분 0.09%를 동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글로벌 명품 항공사로 도약하겠다는 대한항공의 의지가 이들 3세에 힘을 더할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에서 한진을 제외한 대한항공이 정점에 위치하고 있어 이들의 행보 하나하나가 한진그룹 대권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 현재 조현아, 조원태 전무의 한발 앞선 행보가 눈에 띄며, 조현아 전무, 조현민 상무보의 그룹 이미지 구축 등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현아-현민 그룹 내 ‘존재감’ 상승

한진그룹 장녀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자 대한항공 전무는 지난 1999년 7월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본부에 입사, 호텔기판사업본부 기내판매팀장과 기내식사업본부 부본부장을 거쳐 현재 사업본부장을 담당하고 있다. 또, 호텔 및 여행 관련 계열사의 경영에도 적극 참여하며 활동 폭을 넓히고 있기도 하다.

조 전무는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 이를 살려 그룹 내 칼호텔네트워크 등 호텔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조 전무는 조양호 회장과 ‘찰떡호흡’을 이루며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등 아버지가 이룬 한진그룹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조 전무에게도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이 경복궁 옆 7성급 호텔 건립을 진행해왔지만 법원의 ‘불가’ 판결로 사업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대한항공은 서울고등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것.

앞서 서울 중부교육청이 교육환경을 저해한다며 대한항공의 호텔 건립계획에 제동을 걸었고, 법원도 1심 판결에서 교육청의 손을 들었다. 결과에 따라 호텔 사업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조현아 전무의 향후 그룹 내 위상 강화에 터닝포인트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2009년 대한항공 조현아 전무와 조원태 전무, 그리고 지난해 조현민 IMC 팀장의 상무보 승진을 기점으로 3세 경영이 본궤도에 올랐다. 사진 좌측부터 조현아 전무, 조원태 전무, 조현민 상무보.
막내 조현민 상무보도 잘 알려졌듯이 그룹 내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대한항공의 대외 이미지 구축에 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조 상무는 이미 TV광고에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바로 시청자로부터 인기를 얻었던 TV광고 ‘대한항공-뉴질랜드편’에서 촬영에 동행했다가 현장에서 즉석 캐스팅돼 광고에 출연하게 된 것. 당초 현지인 모델을 쓸 예정이었지만 한국인이 좋겠다는 촬영스태프의 의견이 나오자 조 상무보가 직접 번지점프 뛰어 주목을 끌었다. 

이 밖에도 조 상무보는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 ‘중국, 중원에서 답을 얻다’, ‘지금 나는 호주에 있다’ 등 대한항공의 TV를 통한 기업 이미지 구축에 톡톡 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자승계라면 조원태 전무

재계 후계구도에서 장자승계가 통상적임을 감안하자면 외아들 조원태 전무의 행보가 주목된다.

미국 남가주대(USC) MBA 출신의 조 전무는 지난 2003년 한진정보통신에 입사, 이후 대한항공 경영기획팀장, 자재부 총괄팀장을 거쳐 여객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특히, 조원태 전무는 아버지 조 회장이 경영수업을 받을 당시 거쳤던 여객사업본부의 본부장을 담당하고 있으며, 그룹의 정점인 정석기업의 등기이사에 올라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조 전무는 지난해 기업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내며 신시장 개척 등 대한항공의 전략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당시 조 전무는 대한항공의 지난해 3분기 이후 매출 등 회복을 장담, 대한항공의 100% 출자기업인 진에어의 시장 성공을 낙관하는 발언을 하는 등 눈길을 끌었다.

이를 대변하듯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 11조4592억원, 영업이익 1조1192억원의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 조 전무의 대외 이미지 제고에 큰 힘을 보탰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경영능력 검증은 지금부터

한편, 한진그룹 3세의 대한항공을 통한 그룹 아우르기가 점차 속도를 더할 것이란 전망이지만 그룹의 신규사업 등 새로운 변모는 지금으로서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이 주창한 ‘수송보국의 길’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 이뤄야할 게 많다는 설명이다.

한진은 올해를 아시아 최고의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발전하는 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지속성장과 함께 글로벌 네트워크 간 시너지 창출과 미래 성장동력을 녹색물류 및 물류보안 분야에서 찾을 태세다.

또, 대한항공의 경우 오래 A380 등 차세대 항공기를 대거 도입, 글로벌 명품 항공사 도약을 위해 올해 설비투자를 대폭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함께 그룹 내 핵심계열인 한진해운도 올해 지속 가능 성장을 꾀하고, 3자 물류와 수리조선소 운영, 선박관리업의 연계 사업을 다각화 할 방침이다.

이는 그룹 대권을 향한 3세경영의 본격적인 경영능력 검증이 어떻게 이뤄질는지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