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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의 사랑과 희망, 영화 ‘스물아홉살’ 개봉

김민주 기자 기자  2011.03.03 14: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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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스물아홉 비정규직의 사랑과 희망을 다룬 영화 ‘스물아홉살’이 오는 3월7일 서울극장에서 개봉한다.

   
영화 ‘스물아홉살’ 포스터.
기업인 전화성씨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대학 졸업 후 취업이라는 현실에 맞닥뜨린 두 청춘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새로운 희망찾기를 다루고 있다. 이 영화의 주연배우들은 나이는 스물아홉살이며, 출연배우들의 상당수가 실제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실업자들이거나 비정규직이어서 눈길을 끈다.

극중 두 남녀 주인공은 스무살에 만나 9년째 연애하며 서른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스물아홉살 나이의 의미는 남자가 군대를 전역하고 취업에 2년 실패하면 도달하는 나이이고, 여자는 결혼의 압박에 시달리기 시작하는 나이다. 냉정한 현실 앞에서 변해가는 여자의 마음과 여자를 붙잡기 위해 어떻게든 취업을 했으나 버림받고, 결국 이십대 청춘의 끝에서 새로운 희망 메시지를 전하는 다른 여성을 만나는 ‘88만원 세대’의 삶이 영화 안에 담겨있다.

우리 사회의 ‘스물아홉살’은 IMF세대의 힘든 삶을 지켜보며 오히려 너무 일찍 철이 들었다. 취업용 스펙을 쌓으며 대학시절을 보냈고 졸업하자마자 ‘88만원 세대’와 ‘정규직’으로 나뉜다. 올 1월 청년실업률은 8.5%로 취업 준비생과 아르바이트생 등을 감안할 때 실질 청년실업률은 20%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영화는 지난해 여름, 전감독의 일터인 콜센터에서 촬영됐다.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남자주인공을 통해 3D 업종으로 구분되는 콜센터 상담원 직업의 애환이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물질만능주의, 비정규직 남자친구를 창피해하며 ‘능력있는’ 직장 상사에게 마음이 기울어지는 여자친구의 모습이 우리에게는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다.

영화 ‘시크릿’, ‘작전’, ‘세븐데이즈’에 출연한 남자주인공 박용연은 현재 청년실업을 몸으로 겪고 있는 중이어서, 자신이 체험하는 고통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새로운 희망을 전하는 소연역의 박규리는 연극 ‘대지의 딸들,’ ‘행복한 사진관’, ‘혜화동 파출소’에서 열연한 바 있으며 현재 콜센터 비정규직 상담원이기도 하다.

전감독은 “영화 ‘스물아홉살’은 청년실업 문제로 고통 받는 젊은이들에게 유쾌한 희망을 주고자 기획했으며, 물질만능 연애사상 속에서 순수한 사랑의 의미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기업체를 운영하면서도, 영화제작에 대한 열망 때문에 매일 새벽까지 틈틈이 영화극본을 쓰고 휴가 기간을 활용해 ‘스물아홉살’ 촬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전감독이 전무이사로 재직 중인 씨엔티테크㈜(http://www.cntt.co.kr)는 피자, 치킨, 보쌈 등 43개 외식업체의 콜센터를 대행하고 있으며 2010년 고용노동부의 시간제일자리 창출 우수사업장에 선정된 바 있다. 외식업계에서 유일하게 콜센터 운영과 관련된 상담프로그램, POS프로그램, 웹에이전시 및 스마트폰 기술까지 보유한 회사다.

한편, ‘스물아홉살’은 올 1월12일 대전독립영화협회가 주최한 ‘2010대전독립영화제(DIFV)’ 본선에 출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