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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CJ오쇼핑만 ‘이런 흡연장면은 문제없다’?

전지현 기자 기자  2011.03.02 14: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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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 중 흡연율 1위인 대한민국. 담배가 건강의 치명적인 적이며 당장 추방돼야 할 위험물질이라고 보는 사회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담배의 존재가 알려졌다. 그에 의해 처음으로 스페인에 소개된 담배는 이후 상류층을 중심으로 전 유럽으로 빠르게 전파됐고, 17세기 중엽에는 터키에서 러시아로, 이후 포르투칼 상인들에 의해 인도, 중국 등의 지역까지 널리 퍼졌다. 

당시만 해도 담배는 다양한 멋과 정취를 제공하며 멋스러운 여가 활동, 만병통치약 등으로 사회 계층에 급속히 퍼져나갔다. 당시 담배는 최고의 기호품으로서 애정을 받았다. 

담배의 기원인 아메리카에서 고대 마야인들은 담배를 신의 화신으로 여기기도 했다. 그들은 종교 의식에 담배를 썼고, 마법에 대한 보호책, 주문, 독이 있는 짐승을 막는 데에도 담배를 이용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 동서를 막론하고 담배의 유해성이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 흡연율은 2000년 67.6%였지만 10년 만인 지난해 말 43%(20~59세 성인남성 기준)선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마저도 (OECD) 평균인 28.4%를 크게 웃돈다. 19세 이하 청소년 흡연율도 20%가 넘고 중고생 5명 중 1명이 담배를 피우는 형국이다.

금연단체들도 국회에 발의돼 있는 금연 관련법을 제정하며 담뱃값을 크게 올리고, 공공장소와 모든 직장의 실내 금연이 이뤄지도록 정부와 정치권에 촉구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흡연가들이 담배를 끊는 데 도움을 주고 청소년들이 흡연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TV 드라마 속 흡연 장면 방송 금지’ 선언, 이후 흡연장면을 자제했고 직접적인 흡연장면을 연출하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 3사는 KBS, SBS의 경우 2002년 12월에, 이어 MBC는 2004년 6월에 자체적으로 드라마에서의 흡연장면 방송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상황이 이런데, CJ오쇼핑의 금연보조제 방송에서 담배 피는 장면이 버젓이 연출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금연을 주제로 한 광고방송이라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의 장면과 용도와 목적이 다르다는 게 CJ 측 입장이지만, 타 홈쇼핑사들이 금연장면 방송에 대해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들 부정적 반응을 보인 터라 CJ 측의 입장을 곧대로 받아들이기도 어려움이 있다.  

더욱이 흡연장면 방송이 나간 시간대가 온 가족이 모여 휴식을 취하는 휴일 오후 3시였다는 점도 문제다. 

금연운동이 확산되면서 ‘정부가 KT&G를 통해 법률에 따라 합법적인 독극물 마약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일고 있는 판국이다. 담배에는 과거 사형실에서나 사용하던 청산가스와 비소 등 발암물질이 무려 62종이 들어있고, 4000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함유돼 있다. 담배를 ‘합법적인 독극물’이라고 해도 반박할 여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연 500만명이 담배 때문에 죽는다. 우리나라도 담배 때문에 매일 140여명 꼴로 죽는다. 한국전쟁 때 국군의 하루 사망자 122명보다도 많다.

CJ오쇼핑은 국내 5대 홈쇼핑 기업 중에서도 1, 2위를 다투는 ‘대표기업’이다. 소비자들의 성원에 힘입은 결과다. 하지만 그들이 소비자를 바라보는 모습은 성의없어 보인다. 국민 건강에 해를 끼치는 ‘백해무익’ 한 담배 하나만 두고도 사전녹화 방송과 라이브 방송의 차이를 두면서 시각적 효과를 운운하는 그들의 태도가 다소 실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