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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너지’ 대주주 현대건설은 이 회사 위치도 모른다는데…

시운전 앞둔 여수 열병합발전소…의문①

이철현 기자 기자  2011.03.02 08: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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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건설이 여수 열병합발전소 공사와 관련, 몇가지 의혹이 일고 있다. 현대건설은 2년 전 여수국가산업단지 내에 대규모 열병합발전소 공사에 착수,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사와 관련된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현대건설 여수 열병합발전 공사의 ‘불편한 진실’을 추적했다.


지난 2009년 9월7일, 현대건설은 한국남동발전, 여천티피엘과 공동으로 출자해 현대에너지(대표 방정복)를 설립했다. 이들 회사는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남동발전 여수화력발소에 열병합발전소를 건립하기 위해 이 같은 프로젝트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그해 12월3일, 현대에너지 열병합발전소 착공식을 시작으로 공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대에너지 없이 공사 진행?

하지만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적지 않은 문제점이 노출돼 왔다. 먼저 의문이 가는 것은 공사를 주관하고 있는 현대에너지 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현대건설의 계열사다. 현대건설은 이 회사 57.75%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현대건설은 이 회사가 전남 여수시 문수동 49-1번지에 위치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이 같은 회사는 그 곳에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여수 열병합발전 공사가 주관사인 현대에너지 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09년 12월3일 현대에너지 여수 열병합발전 착공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남동발전 홈페이지)

법인체가 정상적인 모습을 갖추기도 전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열병합발전소와 같은 공사에서는 발전 시운전 및 설비 관리 등 전문적인 부분이 많아 공사기간 중 조율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 때문에 법인 주체와 정부 및 지자체 간의 상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곳 발전소는 이달 중 시운전 계획이 잡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또 있다. 공사가 진행 중인 이 발전소는 시운전을 앞두고 있음에도 아직 해당 지자체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도청 관계자는 “시운전을 한다고 사전에 통보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며 “확인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소와 석유화학 공장 등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되는 시설은 설비가 100%인 상태에서 시운전을 하는 것이 아니다. 공사 기간 중 작은 설비라도 설치가 완료되면 시운전을 통해 문제점을 찾고 보완해 나가는 식이다. 하지만 공사 기간에라도 대기 및 해수로에 배출될 물질이 있으면 지자체에 통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하려면 ‘현대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여수화력발전소 내에 들어서지만 직접적인 관리와 운영은 현대에너지가 맡고 있다”며 “현대건설은 시공만 할 뿐이고 시공 이후 수시로 공사와 관련된 모든 상황을 (현대에너지에게) 알린다”고 말했다.

◆시운전 앞두고 지자체에 신고도 안 해

본지는 현대에너지 측과의 연락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주소지를 바탕으로 접촉을 시도한 결과 현대건설이 밝힌 현대에너지 위치에는 리빙프라자(주)가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 여수점이 입점, 영업 중이었다. 디지털프라자는 이 건물 3층 전체를 사용하고 있었다. 디지털프라자 여수점 관계자는 “작년 12월에 오림동에서 이곳으로 이전했다”고 말했다.

   
본지 확인결과, 현대에너지 본사에는 리빙프라자(주)가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프라자가 입점,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관사의 소재지가 불분명한 가운데 공사가 진행, 의혹을 키우고 있는 부분이다.

본지 확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여수 집단에너지 사업과 관련된 열병합발전소 등 에너지생산시설의 건설, 관리 및 운영 △에너지생산시설에서 생산되는 스팀, 전기 등 에너지의 공급, 판매에 관한 사업을 목적으로 이 주소지에 설립됐다.

현대건설은 “이 건물에 있다”고만 말할 뿐 정확하게 몇 층에 있다고 구체적으로 밝히지도 않았다. 또 현대에너지 설립에 공동으로 투자한 여천티피엘 역시 주소지가 현대에너지와 같다. 하지만 이 회사도 역시 이 주소에 존재하지 않았다.

공사의 모든 부분을 관리하고 있어야 할 회사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니 현장에 직접 물어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