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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통신 불발…오늘도 고객들은 ‘털린다’

이욱희 기자 기자  2011.02.28 10: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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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이동통신 3사의 회사명 이니셜의 뜻을 한 네티즌이 흥미진진하게 재해석했다.

KT = ‘고(K)객을 털(T)자’. 
SKT = ‘신(S)명나게 고(K)객을 털(T)자’.
LGU+= ‘로(L)또도 안 되는데, 고(G)객을 우(U)리도 털자 (+)쟤네들 보다 더.

웃음이 나오지만, 왠지 납득이 간다.

너도 나도 스마트폰을 쓰는 요즘, 스마트폰을 안 쓸 수도 없고, 매달 나가는 휴대폰 요금이 부담스러운 청년이 이런 기지를 발휘한 것 같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인터넷 기능을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본 4만5000원 정도 요금제를 선택해야 한다. 그렇다고 기본 데이터 사용 용량이 주어지지 않는 일반폰 요금제를 이용한다면, 스마트폰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또 보통 가격이 80만원 이상 웃도는 스마트폰을 한 번에 바로 결제할 수 없기 때문에 2~3년 약정을 두고 할부금을 지불해야 한다. 적어도 5000원에서 1만5000원 할부금이 지로 영수증에 따라 붙는다.

물론, 2~3년 약정을 두면 80만원의 고가 스마트폰에 보상금이 요금제에 따라 차등 지원해주면서 고객의 부담은 덜었다. 하지만 2~3년 동안 한 이통사를 사용하기 위해선, 휴대폰 하나를 고장이나 분실 없이 사용해야 한다. 때문에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2000~3000원 정도의 휴대폰 보험 가입은 필수다. 

이처럼 최소의 요금을 사용한다 할지라도 요금, 할부금, 보험료 등을 합쳐, 월 5만원 정도는 납부해야 한다는 것. 2만~3만원 지불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던 일반폰 요금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서민의 등이 더 휘어지고 있는 셈이다. 

서민들은 지난해부터 제4이통사 출범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제4이통사 사업자 신청을 한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의 꿈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해 2월에도 불발됐다. 

KMI가 제시한 와이브로 기반의 저렴한 요금제는 사용자 입장에서 볼 때 이상적이었다. 하지만 너무 이상적이어서일까. 재정 능력 부족과 2015년까지 1000만 고객 유치 등 통신사 측의 비현실적인 목표 때문에 탈락했다. 100점 만점에 70점만 넘으면 통과되는데 66.637점을 받으며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통사 3사의 과점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KMI의 도전은 박수 받을만 하다. 

이 도전의 좌절이 안타까운 이유가 있다. 이통사 망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정책이 수립되고 법이 통과되기까지 3년이 지났고, 그 후 1년이 흘렀다. 지금 제4이통사가 출범을 한다고 해도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런 상황에 과도한 스마트폰 요금제에 서민은 두 손 두 발 다 들어야 할 판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제4이통사 사업자 신청 기업을 멍하니 앉아 기다리다 평가를 하는 것보다, 하루 바삐 제4이통사 출범을 위해 서로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했으면 좋겠다. ‘국민들이 보다 풍요로운 방송통신융합의 혜택’을 이라는 설립목적에 맞게 저렴한 요금을 국민에게 보다 나은 통신환경을 만들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