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분석] 北 서울 불바다 위협 왜…“심리전 계속되면 임진각 조준격파”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2.27 22:04:15

기사프린트

   
▲ 北 서울 불바다 위협

[프라임경제] 북한이 28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 ‘키리졸브 및 독수리연습’을 하루 앞둔 27일, 서울 불바다전을 거론하며 남측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군 판문전대표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만약 침략자들이 국지전을 떠들며 도발해 온다면 세계는 일찍이 알지 못하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전면전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동시에 상상할 수 없는 전략과 전술로 온갖 대결책동을 산산이 짓부숴버리는 서울 불바다전과 같은 무자비한 대응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남측에 경고장을 날렸다.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대표도 같은 날 통지문을 통해 “심리전이 계속될 경우 자위권 수호 원칙에 따라 임진각 등을 조준사격해 격파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해왔다.

북한의 이같이 수위 높은 성명과 통지문은 남북 관계 악화에 맞춰 ‘향후 전개될 수 있는’ 남북간 국지전 등 양측의 충돌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이른바 ‘명분 쌓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침략자들이 국지전을 떠들어 도발해온다면” “심리전이 계속될 경우”라는 표현 등은 북한의 ‘사전경고’를 남한과 미국이 무시하고 도발했다는 주장을 북한이 향후 내세울 수 있는 명분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서울 불바다’ 카드를 꺼낸 가장 큰 이유는 외견상 한미 군사훈련과 남측 심리전 등을 이유로 하고 있지만, 현재 북한 내부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민심의 동요’를 서둘러 차단하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분석을 대북 전문가들은 내놓고 있다.

북한은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등지에서 촉발된 민주화 투쟁 바람이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 군이 6년 7개월 만에 대북 물품 살포를 재개한다고 밝히면서 북한은 발끈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나 이 같은 외국의 민주화 시민혁명 내용과 ‘세습정권. 독재정권. 장기정권은 망한다’는 내용이 담긴 전단을 우리 군이 새로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져, 북한은 그야말로 골치가 아픈 입장이 됐다.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는 남한 정부가 남북간 대결을 격화시키는 심리전을 펼칠 수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고, 결국 우리 정부를 겨냥해 ‘조준 사격’ ‘서울 불바다’ 등 위험수위가 높은 단어를 통한 심리전으로 사전 압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북한의 대남선전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대결을 격화시키려는 심리모략책동”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남측의 심리전 행보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이와 관련 “북한의 철저한 단속으로 이집트와 리비아 등지의 민주화 시위가 당장 북한으로 들어간다거나 시위 형식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하지만 관련 소식이 남측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게 되면 이미 시작된 민심 이탈이 조금 더 확산될 가능성은 높고, 이 점을 북한 당국은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설상가상으로 탈북자단체와 같은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한 대북전단 살포가 최근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가세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우리 정부와 여권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지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상황이다.

북한 판문점대표부가 “(남측의 행동이 북한의) 체제 붕괴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거리낌 없이 공개한 이상 우리 군대와 인민은 남조선에 대한 미제의 군사적 강점과 역적패당의 반민족적 통치체제를 전면 붕괴시키기 위한 총공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은 이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994년 3월 남북특사교환 실무접촉과 지난해 6월12일 등 총 두 번에 걸쳐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남측을 압박한 바 있으며 지난해 5월에는 천안함 사태에 따른 남북간 갈등이 깊어지자 남측 조준사격이라는 거친 표현을 쓰며 첫 번째 위협을 가한 바 있다. 공포 전선을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우리 군은 대북전단 살포를 비롯해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을 북한의 사전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북한의 추가 도발에 따른 남북간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진=mbn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