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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후폭풍에 “증시 기대 접어야 할 판”

[심층진단] 전방위 리스크 ‘한국경제 속수무책’…증시 의견은?

류현중 기자 기자  2011.02.25 15: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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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리비아 피바람이 거세다. 중동발 민주화 운동이 유혈사태로 치닫자 해외 석유 업체들의 철수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 100달러를 넘은 두바이유에 이어 북해산 브렌트유도 110달러를 돌파한 상태. 오일쇼크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뒷짐 지던 국제사회가 뒤늦은 강경대응 방안에 나섰다. 하지만 원유 설비 파괴 위협에 수급 불안감만 고조됐다. 대규모 기름난에 노출된 세계시장,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리비아의 민주화 갈망은 이집트와 튀니지 수준을 넘어서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 동안 이집트의 약2.3배 원유 생산량 대부분을 수출해 온 리비아다. 때문에 이번 사태가 세계 석유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막대했다.

현재 리비아에 진출한 해외 석유업체들의 잇따른 철수로 원유 공급 안정 대책은 더욱 시급해졌다. 석유 시장 이목은 사우디아라비아로 몰렸다. 버퍼(buffer)국가 즉 완충국가로 지목된 것이다.

지난 12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11개 회원국 잉여생산능력에 따르면 일평균 500만배럴인 가운데 사우디가 300만배럴에 이른다. 리비아와 비교해도 두 배 가량 높다. 바로 돌발 대응책으로 사우디가 지목된 이유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연구원은 “원유 공급 버퍼가 있는 점 감안하면 향후 추가적인 유가 상승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지 않을 수도 있다”말한다. 하지만 사우디 역시 반정부 시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탓에 돌발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물가정책 먹힐 턱 없어

유가 불안은 당장 물가에 타격을 줬다. 특히 국내 물가 경우 두바이유와 높은 상관관계를 맺고 있어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더욱 부각된 상태다. 하지만 딱히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우발적 리스크에 금리 등과 같은 기존 정책 따위가 먹힐 턱이 없다는 얘기다.

금리로 물가를 잡겠다는 던 각국 중앙은행들 기세도 한풀 누그러들었다. 동부증권 김효진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된 만큼 금리 인상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며 “금리인상이 예견돼 온 한국, 중국, 유럽중앙은행(ECB) 모두 현재로선 지연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가계 소비심리도 중동 사태 후유증에 심각하다. 지난 2월 한 차례 인플레이션 우려에 직격탄 맞은 바 있어 3월 더 큰 폭의 소비심리 위축이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직격탄을 맞은 양상이다. 소비심리지수는 경기선행지수 구성요소라는 점에서 경기선행지수의 상승세 반전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될 공산이 크다.
   
다음은 글로벌증시에 대한 지역별 수익률 그래프다. 자료는 동양종합금융증권

지정학적 리스크와 물가불안 등 악재에 강타 당한 글로벌 증시 추락은 두말할 나위 없다. 뉴욕증시는 폭락했고 코스피는 2000선 영광을 내줘야 했다. 시장은 아예 증시에 대한 기대를 접자는 분위기다. 연초 농산물발 인플레이션으로 촉발된 외국인 이탈은 중동사태를 맞으며 동남아시아→한국→대만 증시로 확산되고 있다.

주된 원인은 △미국 본토로의 자금 환류 △이머징마켓(EM)증시 대체 상품시장 자금 쏠림△중동사태의 확산에 불확실성 회피 등이다. 결국 탈이머징 현상이 안전자산인 선진국 증시로 환류 된 셈이다.

유진투자증권 박진철 연구원은 중동사태 완화를 통한 시장위험 축소가 외국인 이탈에 가장 큰 해결점으로 보고, 이를 위한 글로벌 정책공조의 가시성이 중요한 반전포인트로 작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명한 것은 당장 리비아 사태가 금융시장에 마찰적 요인으로 작용한 만큼 현재 불안감을 증폭 시킬 수 있어 당분간 경계할 필요하다는 것이다.

리비아 사태에 대한 영향력을 살펴보면 수출의 경우 중동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6%에 그쳐 수출 경기 전체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내 건설업체 수주현황이다. 현대건설이 가장 많은 수주를 확보했다.
물론 중동지역 특성상 국내 건설업체 해외수주 비중이 66% 가량 차지해 건설업체에 대한 피해 우려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예측한 건설사 1분기 실적 집계결과, 작년 12월과 대비해 확연히 나빠졌다.

건설업계는 현재 중동국가 플랜트 발주량 지연과 더불어 △인플레 여파 △원자재 가격 상승△시공 원가율 상승 등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KTB투자증권 정용택 연구원은 “이외 원유 도입단가 상승에 따른 수입증가로 무역수지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채권시장, 외국인이 희망

채권시장도 하락과 급락에 우울하긴 마찬가지. 동부증권 문홍철 채권전략 연구원은 “국고3년 금리는 단기적으로 3.80%까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또 고유가로 인한 경기둔화 가능성과 기준금리 동결 기대로 채권금리는 2~3년 위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연구원은 “이에 따라 듀레이션 중립을 유지하며 매도대응은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환율상승에 따른 외국인이 현물채권 매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어 “3/5년 스프레드는 과거 1년 평균과 표준편차를 고려할 때 전저점에 도달했으며 단기적으로는 2~3년 중심의 금리하락이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