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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V카드 마케팅전략 ‘부화뇌동’ 수준인 까닭

[심층진단] 특화 포인트 못 내놓고 자체 상품 답습 전격 출시

임혜현 기자 기자  2011.02.25 06: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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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여성전용 신용카드들이 ‘여심(女心)’을 부지런히 공략하고 있다. 2011년은 여신업체들이 소비 심리 회복을 예상, 대거 적극적 영업에 나서 카드 영업 전쟁의 기점이 될 것으로 이미 지난해부터 분석돼 왔다. 카드사들은 특히 구매(소비) 패턴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 만큼, 생활경제 측면에서 구매 주도력을 갖춘 여성층에 대한 관심을 특히 높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KB국민카드와 외환카드, 신한카드 등이 여성 전용 상품을 내놓고 일합을 겨루고 있다. 은행계 카드인 우리V카드 역시 여성 전용 상품군을 갖고 있으며, 특히 지난 1월 ‘티아라 카드’를 새롭게 내놓는 등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럿이 커피 마시고 택시 좀 타는 존재=여성’? 타상품 대충 카피

우리V카드의 신상품인 ‘티아라 카드’는 2000원(국내전용)/5000원(마스터)의 저렴한 연회비와 함께, 장식용 왕관을 전면에 내세워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외형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다(근래 우리V카드의디자인이 대체로 반짝이는 장식을 넣는 상황에서 일종의 ‘패밀리 룩’으로 볼 수도 있음).   

   
우리은행·우리V카드의 '티아라 카드' 선전 포스터. 하지만 막상 선전 내용을 들여다 보면 자사의 New 우리V카드를 거의 카피한 데다 여성 특화 포인트가 없다시피 하다는 분석이다.
회사 측은 커피나 영화, 쇼핑 등에서 여러 혜택을 제공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이를 들여다보면 여성 특화 상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신상품이자 남녀 모두 가입이 가능한 신용카드인 ‘New 우리V카드’와 대동소이한 상품설계로 보이기 때문이다.

New 우리V카드의 경우, 티아라 카드와 연회비 조건은 같으며(마스터 외에 비자카드로 가입을 할 수 있는 추가 사항이 있기는 함), 티아라 카드가 내세우고 있는 외식 및 영화, 쇼핑 등의 혜택에 거의 같은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쇼핑의 경우, 티아라 카드와 New 우리V카드는 청구할인 혜택을 제시하고 있는데, 혜택 제공군에서 티아라 카드는 ‘백화점 10% 청구할인’을 내세우고 있으며 New 우리V카드는 백화점과 주유, 대형마트는 물론 학원 등에서 청구5% 할인을 해 주고 있다.

그런데, 티아라 카드는 막상 10%라고 광고를 하지만, 월 최대한도 면에서 보면 전월 국내가맹점 이용액을 기준으로 하는 할인청구 한도에서 똑같이 월 5000원/7000원/1만원을 적용받는 것을 알 수 있다(다만 티아라 카드는 월 3회로 적용받을 수 있는 할인횟수를 제한하고 있어 오히려 작은 액수의 구매를 여러번 하는 경우 불리할 수 있으며 ‘충동구매’를 하는 고객을 기본설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은 스타벅스와 탐앤탐스 할인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청구할인의 폭은 달라 보이나, 결국 월한도액에서 같다는 것. 더욱이 월 3회냐 월 2회 적용이냐의 커피점 할인 적용 한도만 다르다.

외식 할인의 경우와 놀이동산 및 극장 할인에서도 범위가 같거나, 오히려 New 우리V카드쪽에서 할인업체가 더 넓게 나타났다(티아라 카드 고객은 ‘카페소반’과 ‘더스테이크하우스’에서 할인 대상이 아니다). 
   
 
   
티아라 카드(상)와 New 우리V카드(하)의 외식과 커피 관련 혜택. 거의 같거나 오히려 후자가 내용이 앞선다. 택시 요금 할인 혜택 하나를 빼면 특별히 여성이 여성 전용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유일한 차이는 택시 요금 10% 할인청구 적용. 하지만 이 역시도 큰 혜택을 기대하기 어렵다. 전월 30만원 이상 사용고객에게는 월 3회 할인횟수를 적용해 최대 5000원을 할인(전월 사용액이 50만원 이상으로 늘면 7000원 범위 내에서 할인청구)된다는 것인데, 야간에 안전한 귀가를 원하거나 쇼핑 후 짐을 많이 들고 이동하려는 택시 사용 니즈를 감안하자면, 턱없이 부족해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는 정도다.

여성만을 위한 혜택 ‘사실상 전무’

이렇게 자사의 다른 상품을 카피하는 수준의 상품을 신상품으로 홍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여신업체들은 여심잡기에 골몰하며 적절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신한카드의 ‘레이디 카드’는 발급과 동시에 LIG손해보험에서 보장하는 얼굴상해보험에 가입되고 얼굴에 1㎝ 이상의 상해를 입은 경우 치료비와 성형수술 비용을 보상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농협 계열인 NH카드에서 출시한 ‘레이디다솜’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유아전문 교육기관 등 육아와 관련된 가맹점 할인에 강점을 둬 주부들을 공략했다.

일찍이 삼성카드가 ‘지앤미 카드’라는 이름으로 여성용 상품을 출시하고 당시 탤런트 김소연을 내세워 대대적 광고를 진행한 것은 전설적 예이다. 당시 “오늘은 여왕이 쏠게!”는 광고 카피는 특정일에 할인 혜택 등을 대거 진행, 여성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화뇌동하는 수준의 마케팅 전략을 펴서는 우리V카드 전반이 점유율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은 물론, 하나SK카드나 KB국민카드 등과는 달리 카드사 분리 법인화를 영영 하지 못하고 말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V카드의 와신상담이 요청된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