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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박창규 대표 ‘3월 위기설’ 왜?

‘조경·조형물 하도급 문제’…국세청·공정위 조사결과에 주목

이철현 기자 기자  2011.02.24 14: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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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롯데건설 박창규 대표가 다음 달 재임기간 중 최대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지난 1월 종료 예정이었던 특별 세무조사 기간을 3개월 연장했다 통보를 받았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부터 잇단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롯데그룹 측은 이에 대해 정기 세무조사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롯데건설은 타 계열사들과 달리 특별 세무조사였던 가운데 3개월 연장 통보를 받았다. 이에 연장이 된 배경과 함께 박 대표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국세청에 따르면, 세무조사 연장 사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세금탈루 징후와 비자금 조성 혐의 포착이 가장 많다. 세무조사 기간 이 같은 정황이 포착될 시 납세자 보호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뒤 기업에 사전 통보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다.

◆‘조사기간’이 정황상 부담스럽다

   
롯데건설 박창규 대표.
국세청 관계자는 “케이스마다 다르고 승인을 받아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연장 기간을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사안의 경중도 가려야 하고 또 어떠한 상황인지를 파악해야 하는 등 여러 변수가 많이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업의 불법자금 유출 같은 경우는 조사과정에서 드러나면 추가 조사가 길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건설이 국세청으로부터 통보 받은 연장 기간은 3개월. 다음 달 종료 예정이다. 사안이 그리 가벼운 것이 아님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이번 조사가 시작부터 조사 대상에 협력업체까지 포함,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했다. 이에 롯데건설이 하도급 업체와의 거래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이나 탈세 혐의를 포착해 이를 파악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던 것.

또 다른 배경에는 최근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함바집 비리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검찰은 지난해 말부터 한화건설, SK건설을 수사했고 지난 17일 대우건설 본사를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대형 건설사 6~7곳의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함바집을 포함, 관행처럼 자행되고 있는 하도급 업체와의 불공정 거래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롯데건설 역시 이를 악용한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가 포착돼 집중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최근 건설관련 업계에서는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계 고위급 인사에게 건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서는 조형 및 조경물 하도급 업체 선정 입찰의 경우, 관련 공사에서 상당 금액의 비자금이 조성되기도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비자금 조성이 가장 쉬운 곳 1순위로 지목되고 있을 정도로 주목해야 할 부분으로 꼽고 있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제조업체 40개사를 대상으로 하도급법 위반 직권조사를 실시, 현재 발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후 공정위는 곧바로 건설업체 하도급법 위반 조사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업체와 시기 등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조만간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향후 건설업계 대규모 파장을 예고했다.

정황상 이 같은 일정은 롯데건설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 역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기에 공정위 결과도 국세청 조사 결과와 연관성이 있고 비교적 무거운 것으로 보인다면 또 다시 책임 추궁에 휘말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룹 대대적 인사 단행, 롯데건설은 제외

롯데그룹은 지난 10일 신동빈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임원 승진인사는 총 172명. 신임 임원만 무려 75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신격호 회장은 총괄회장직을 맡아 계속 회사의 경영현황 전반을 직접 챙길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대적인 인사 단행에 롯데건설은 제외됐다. 그룹은 롯데건설에 대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사업 구조 재편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추후 임원인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박 대표가 이번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퇴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박 대표 퇴진 가능성에 대해 롯데건설 측은 "그런 것 없고, 국세청에서 (조사) 통보만 받았지 아는 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올해 대대적인 인사 단행과 함께 신동빈 회장 체제로의 새로운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건설업계 프리미엄 브랜드 롯데캐슬의 사령탑인 박 대표의 행보에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