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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사태 ‘해외수주 보물창고’ 중동 확산되면 ‘큰일’

해외수주 65% UAE·사우디·쿠웨이트 3국에 몰려…건설업계 ‘전전긍긍’

김관식 기자 기자  2011.02.24 10: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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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리비아 내전 사태가 중동으로까지 확산될 지에 대해 건설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 시위에 따른 현지 국내 건설업계의 피해는 아직 크지는 않다. 하지만 해외 주력 수주시장인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으로 시위가 확산되면 신규 공급물량 감소는 물론, 공사 중단 사태까지 올 지 모를 상황이다.

   
리비아 민주화 시위가 확산되면서 북아프리카, 중동지역에 나가있는 우리 건설현장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비해 비상대책반을 운영하고 리비아 현지에 신속 대응팀을 급파할 계획이다.
중동지역의 경우, 현재 해외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에게 먹거리가 가장 많은 ‘수주 텃밭’으로 매년 활발한 수주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화 시위가 리비아에 이어 중동에 나가있는 우리 건설현장에 확산될 지에 대한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신속 대응팀 리비아 급파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촉발된 민주화 시위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중심까지 번지면서 교민은 물론 현지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우리 건설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19일 새벽 리비아 동북부 벵가지시를 중심으로 반정부시위가 격화되면서 리비아내 우리 건설업체 현장에 대한 시위대들의 난입 빈도와 강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1일 새벽에는 그 동안 상대적으로 안전지대로 평가 받았던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우리 기업 현장 1곳에까지 시위대가 진입, 아국 근로자 3명이 경상을 입는 인명피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정부도 리비아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리비아 교민의 안전대책을 위해 수송대책을 마련, 리비아로 출발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집트 항공(MS) 전세기를 임차해 이집트 현지시각으로 24일 카이로→트리폴리 구간으로 운항할 예정”이라며 “추가적인 운항수요에 대비해 대한항공 전세기도 임차해 인천→로마→트리폴리 구간으로 운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이 리비아 사태에 대해 우리 건설업계를 포함해 정부 등이 촉각을 곤두서고 있는 이유는 리비아와 중동지역은 우리 건설업체들이 해외에서 가장 활발한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전략 지역’이기 때문이다.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대부분 건설업체로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엠코 등 24개 업체가 사업을 진행중이며, 복합화력발전소와 철도, 호텔, 병원, 주택 등 53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공사금액이 총 108억달러(약 12조700억원)로 이 가운데 시공 잔액만 82억달러(약 9조1700억원)에 달하며 지난해 말(누계) 기준으로 294건에 364억달러를 수주해 전체 누계수주액의 8.6%를 차지했다.

◆“중동사업장 아직까지 피해 없어”  

리비아 민주화 시위가 확산되면서 중동 핵심지역에 나가있는 우리 건설업계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서 수주한 금액의 65%가 중동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가 지난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주액은 총 715억7880만달러로 사상 최대 수주액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중동지역에는 472억4991만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하면서 전년(357억달러)동기보다 크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국내 건설사 국가별 해외 수주현황을 살펴보면 아랍에미리트(UAE)는 전체 해외 건설시장의 35.8%의 비중을 차지할 만큼 물량이 풍부하다. 또 2위인 사우디아라비아, 3위 쿠웨이트도 국내 건설사가 활동하는 주력시장으로 민주화 시위가 확산되면 수주 물량 확보에 큰 타격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현재 중동 주요 지역(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에서는 국내 굴지 건설사들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 308개 건설사가 진출해 402건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공 잔액만 1379억달러에 이른다.

이에 따라 현재 확산되고 있는 리비아 시위가 중동 핵심 지역에까지 확산될 경우 수주물량 감소 등 피해가 잇따르겠지만, 현재까지는 뚜렷한 확산 징조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해외건설협회 강신영 팀장은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되면 리비아에 있는 건설사업장은 물론 건설사 수주 계획에 차질이 생기겠지만, 리비아 현지 피해 규모가 크지는 않다”며 “중동지역에 나가있는 우리 건설업체 역시 아직까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우리투자증권 이왕상 애널리스트는 “상대적으로 정치상황이 안정적인 UAE, 사우디, 쿠웨이트 3개국으로 이번 사태가 확산되지 않는다면, 한국 건설업체들의 타격은 제한적”이라며 “이번 반정부 시위의 핵심은 더 많은 자유, 더 많은 취업 기회로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고유가를 바탕으로 한 플랜트 발주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