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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빠리 vs 뚜레' 강남역에서 벌일 한판대결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2.24 08: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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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왜 이렇게 경쟁업체들끼리 붙어있는지 모르겠다.”, “우리(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을 수 있지만 같은 업종끼리 붙어있어 경쟁이 과열되는 것 아닌가 싶다.”

하루 평균 유동인구만 20만명에 이르는 최대 상권인 강남역 7번 출구로 올라와 200m정도 걷다보면 2층 높이의 파리바게뜨 건물이 눈에 띈다. 주변 건물과 달리 전면이 유리로 돼있어 밤에는 특히나 눈에 더 띈다.

그런데 최근 파리바게뜨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경쟁사인 뚜레쥬르가 오는 4월 오픈을 목표로 매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를 보며 경쟁업체끼리 굳이 바로 옆에 붙어 서로 눈살을 찌푸릴 상황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지난 연말, ‘쥐식빵 자작극’으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가맹점·본사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보통이 아닐텐데 말이다.   

현재 파리바게뜨 카페강남역점과 공사 중인 뚜레쥬르 매장 모두 가맹점이 아닌 본사가 운영하는 직영점이긴 하나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2700여개 매장을 보유한 파리바게뜨와 1400여개 매장을 갖고 있는 뚜레쥬르는 강남점뿐 아니라 신사역점을 비롯해 이미 여러 지역에서 두 매장이 붙어있다.

   
강남대로변에 위치한 파리바게뜨와 오픈을 앞둔 뚜레쥬르. 두 업체가 작은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어 과열 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개인의 취향이 달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반기는 고객들도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한 시민은 “원하는 브랜드에서 빵을 고를 수 있는 것은 좋지만 경쟁업체끼리 붙어있어 싸움이 일어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했다.

지금은 폐점한 뚜레쥬르 강남점(가맹점)에서 일했던 이 모씨(25, 개포동)는 “같은 업종인 업체끼리 붙어있으면서 마케팅, 행사 등을 펼치면서 다툼이 일어나는 것은 다반사였다”며 “밸런타인데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특정일에는 특히 경쟁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서로 경쟁업체를 의식하면서 행사를 진행하다보니 싸움이 일어나 경찰이 출동한 적도 있다”며 “왜 이렇게 경쟁업체들끼리 붙어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파리바게뜨에서 한때 아르바이트를 했던 박 모씨(24, 압구정동) 역시 “두 업체의 매장이 붙어있으면 싸움이 일어날 게 뻔하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강남점 매장에 대해 업체 관계자들은 각각 “2위 업체의 브랜드 전략이다”, “경쟁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겉으로는 타사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는 듯 했지만 속내는 다르지 않을까.

   
 
직영점이라고 해서 업체 간 경쟁이 없다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강남대로가 최대 상권이자 홍보관이라는 메리트가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업체 간의 신경전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지난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가맹점 사업에 느낀 바가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이 같은 과열 경쟁은 가맹점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업계가 성장해 나가기위해서는 가맹점 간의 경쟁 문제뿐 아니라 본사 측면에서 경쟁사간의 과도한 경쟁을 지향하고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대안 모색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