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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맞은 지리산은 지금...

용궁 산수유에 취해 둘레길 걷다 고로쇠로 목 축인다

박진수 기자 기자  2011.02.22 13: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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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 경제] 입춘과 우수가 지나면서 지리산에 언제나처럼 봄이 시작됐다.

오가며 흥얼거리던 오솔길. 느리게 또 느리게 그 끌림에 다시 찾아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둘레길엔 이미 봄이 한창이다.

겨우내 움직임이 없던 지리산 뱀사골 또한 고로쇠 수액 채취로 부산하다.

그런가하면 지리산 둘레길의 시작이면서 끝점인 전북 남원시 주천면 용궁마을에는 온통 노란 산수유 꽃이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다.

토담길 사이사이 산수유 꽃이 살포시 내려 앉아 한 폭의 그림을 그려 놓았다.

◇남도 봄 전령사 ‘지리산 뱀사골 고로쇠’

입춘과 우수가 지나면서 겨우내 조용하던 지리산 뱀사골이 고로쇠 수액 채취로 더욱 바빠졌다. 고로쇠 수액은 남도의 봄기운을 가장 먼저 전하는 전령사다. 꽁꽁 언 땅이 풀리고, 만물의 싹이 기지개를 켤 무렵이면 고로쇠나무는 수액으로 봄의 방문을 알린다.

고로쇠는 고로쇠나무에서 흘러나오는 액을 말하며 이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필터에서 나오는 맑고 투명한 생체수이며, 천연이온수다.

고로쇠는 예부터 뼈에 이로운 물이라 하여 뼈골(骨) 이로울리(利) 물수(水) 골리수라고 불려진데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다.

고로쇠에 대한 전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신라 말 도선 국사가 오랜 참선 끝에 일어서려 하자 무릎이 펴지질 않아 나무(고로쇠) 가지를 잡고 일어서려는데 가지가 부러지면서 물방울이 떨어져 그 물을 받아먹고 무릎이 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 뱀사골 고로쇠 수액의 효험을 말해주고 있다.

또 소량의 고로쇠 수액을 밥이나, 삼계탕, 명탯국, 미역국에 넣어 끊여 먹으면 더 효과적이고, 닭백숙을 삶을 때 고로쇠 수액을 적당량 넣고 삶으면 고기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실제로 고로쇠 수액에는 주성분인 당분을 비롯해 칼슘, 칼륨, 망간, 마그네슘 등 무기성분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위장병이나 고혈압, 신경통, 관절염 등 성인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로쇠 약수 채취시기

고로쇠 수액의 채취시기는 1월말부터 4월말까지 남쪽에서부터 북쪽으로 저지대부터 고산지대 순으로 채취한다.

수액 채취방법은 옛날에 톱이나 도끼로 흠집을 내어 채취하는 사구법이 아닌 나무에 작은 구멍을 뚫는 천공법을 사용하여 보다 친환경적이며, 위생적인 방법으로 고로쇠 수액을 채취한다.

고로쇠 수액은 나무가 밤사이에 흡수했던 물을 낮에 날이 풀리면서 흘려내는 것을 뽑아낸 것으로, 봄만 되면 어김없이 수액이 나오는데 우수, 곡우를 전후해 날씨가 맑고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많은 수액이 나오지만 비가 오고 눈이 오거나 강풍이 불며 날씨가 좋지 않으면 수액 양도 적은게 특징이다.

고로쇠나무의 수액은 대체적으로 밤의 기온이 영하 3~4˚C 이하이고 낮의 기온이 영상 10~15˚C 이상으로 밤과 낮의 온도차가 대략 15도일때 줄기와 가지의 도관부 세포의 수축과 팽창차가 커지게 되는데 이때 나타나는 수간압(樹幹壓)에 의해 생성된다. 이러한 고로쇠나무 수액은 바람이 없고, 맑은 날씨인 경우에 더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궁 산수유 꽃 잔치

지리산 둘레길 시작점이자 끝점인 남원시 주천면 용궁마을에서 3월 주말이면 산수유 꽃잔치가 열린다.

이때쯤이면 동네의 돌담사이에서 자란 구불텅한 나무에 노란 물감을 찍어 놓은 듯 작은 꽃들이 범벅이 된다.

토담이 옛 그대로 지금도 소박함 그대로 전원마을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용궁 마을 산수유나무는 50여년 이상 된 노목들로 타 지역의 산수유와는 조금은 차별화된다. 꽃이 크고 아름다우며 빛깔이 진해 사진작가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발 1,050m의 영재봉 산자락에 위치한 용궁마을은 아기자기한 돌담과 천년이 넘는 산수유 꽃으로 노랗게 범벅이 된 아름다운 농촌의 정취를 잘 보존하고 있다.

옛 부흥사의 스님들이 부흥사에서 용궁을 바라보면 구불구불거리는 산수유나무들이 바람결에 흔들리는 모습이 바닷속 산호나 해초가 흐늘거리는 모습과 같다해서 바닷속 용궁과 같다고 했다.

고로쇠 약수에 목을 축이고, 수려한 산세와 기암절벽으로 이어지는 구룡계곡 비경, 전원마을 풍경 용궁 산수유 꽃과 함께 한다면, 봄철 지리산 둘레길이 잊지 못할 추억의 코스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