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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특사 숙소 잠입 ‘일파만파’…야권 “좀도둑보다도 못한 국정원”

“국정원, 일개 흥신소로 전락…대통령 즉시 사과해야”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2.21 15: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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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특사 숙소 잠입

[프라임경제]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방문 당시, 이들 숙소에 침입해 노트북 등을 탈취하려고 시도했던 괴한들이 국내 정보기관 소속이며, 이 정보기관이 바로 국가정보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야권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21일 국정원과 여권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들은 국산고등훈련기 T-50과 흑표 전차 등 국산 무기 체계를 수입하려는 인도네시아 측 특사단의 협상 가격 조건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이 같은 잠입을 감행했으며 불과 6분 만에 첩보수집 현장이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여권 한 관계자는 “국정원 관계자들이 국익을 위해 인도네시아 특사단의 협상 전략 등을 파악하려다 저지른 실수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여권은 ‘국인 차원’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이 같은 사실이 전 세계 외교가로 펀지면서 대한민국 외교 활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증폭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야권은 당장 “잡범들이나 할 만한 실수를 저지른 이명박 정부”(민주당) “국정원 직원들이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나라 망신을 시켰다”(자유선진당) “손님 불러놓고 가방뒤지는 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 망신인가?”(민주노동당)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을 대상으로 첩보활동을 벌이다가 발각된 현 정부를 맹비난 중이다.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2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정부 외교정책의 핵심목표인 ‘국격제고’가 이번 사건으로 오히려 ‘국격손상’과 국제적 망신을 당한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이어 “이번 사태는 커다란 국가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면서 “세계 각국의 정보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이렇게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정보기관은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잡범들이나 할 만한 실수’를 저지른 이명박 정부 무능한 첩보전으로 인한 국격손상과 국가적 망신에 대해 국정원장의 파면 등 책임 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 역시 같은 날 논평을 통해 “먼 이국땅 적성국가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일견 수긍할 수도 있다”면서 “부도덕하고 무능한 국정원, 국정원의 현주소는 어디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대변인은 “애국심으로 충만하고 유능해야 할 국정원 직원이 제나라에서도 헤맸다니, 도둑도 이보다는 나을 것”이라면서 “머리카락 한 올도 남기지 말아야 할 ‘작전’에서 얼굴까지 보이며 실패한 국정원, 이런 국정원이라면 당장 해체하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박 대변인은 특히 “왜 이런 어이없는 실수가 제나라 안방에서 발생했겠는가? ‘정보’와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자리에 앉았기 때문”이라면서 “이참에 국정원장을 바꾸고, 국정원을 철저하게 다시 개혁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한 “대통령은 국정원 개혁이 끝나기 전에는 ‘국격’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지도 마라”면서 “좀도둑만도 못한 국가정보원을 가진 나라에서 무슨 국격 타령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향후 외국의 어떤 나라도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가방털이를 의심하게 되었다”면서 “국정원의 이러한 부절적한 첩보활동은, 이제 인도네시아와의 심각한 외교분쟁을 불러올 엄중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우 대변인 특히 “하지만 일부에서는 국가정보원의 부적절한 첩보활동에 대해 ‘들통난 것은 잘못이나, 이러한 정보전은 당연하다’는 식으로 보고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오히려 국정원의 부적절한 활동의 배경에는, 이명박 정권이 강조하는 성과주의 외교가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인도네시아 등 나라에 국산무기를 팔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이명박 정부를 위해, 국가정보원이 무리하고 과도한 정보수집을 한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물론 이명박 정권의 요란스러운 성과주의 외교, 무리한 수단을 동원하는 밀실외교는 이번만이 아니”라면서 “국방장관을 몰래 보내 우리 장병을 패키지로 파병하기로 해 놓고, 정작 본계약을 체결하지도 못한 UAE 원전 수출 또한, 이명박 정권의 치적홍보를 위한 거대한 사기극임이 이미 드러났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에 따라 “국정원을 일개 흥신소로 전락시키고, 커다란 외교적 분란을 불러온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즉각 사퇴하는 것이 맞다”면서 “아울러 외교사절에게 커다란 무례를 범하게 된 점에 대해 대통령은 즉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한편 국정원 측은 “직원들이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며 침입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언론보도에 대한 해명자료를 내지는 않았다고 SBS가 보도했다.

사진=국정원 직원의 인도네시아 특사 숙소 잠입이 논란이 되고 있다. SBS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