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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투혼 박창권 목사 별세

전신마비 불구 많은 이들에게 영향 미친 불꽃같은 인생 살아

주동석 기자 기자  2011.02.20 15: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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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지난 18일(금) 새벽, KBS에서 방영된 드라마 ‘우리들의 축복의 기도를’ (1981년 12월 25일 방영)의 실제 주인공 (故)박창권 목사가 광주보훈병원에서 54세의 나이에 지병으로 별세했다.

박목사는 생전에 광주보훈병원 원목으로 시무하면서 머리 아래로는 마비된 중증장애인임에도 광주지역병원을 돌면서 극한 어려움에 처한 중환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한 ‘휠체어를 탄 사랑’으로 기억된다.

박목사는 창공의 푸른 꿈을 품고 공군사관학교에 입교하여 생도 4학년이던 1978년, 럭비 선수로 활약하다가 경기 중에 목경추에 치명적인 상해를 입고 머리 아래로는 평생 마비 상태로 지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받게 된다.

절망의 늪에 빠져있던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그의 옆에서 한결 같이 보살펴주던 지금의 동갑내기 아내 유옥희 여사(54세)이다. 친구의 손에 이끌려 병문안을 와 박목사를 처음 만나게 된 유여사는 이후 제 몸을 돌보듯 박목사를 보살피게 되고 사랑이 결실을 맺어 훗날 이 둘은 결혼에 이르게 된다.

유여사의 헌신적인 사랑과 보살핌 덕에 박목사는 조금씩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어 가며, 동시에 삶과 인생의 참된 의미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된다.

박목사는 주위 자신과 같은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살아가야겠다는 삶의 목표를 가지게 되어 자신과 같이 큰 어려움에 처한 환자들을 위해 일하는 희망의 전도사로 나서기 시작하면서 목적을 잃고 실의에 빠진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되찾게 해준다.

또한, 좀 더 전문적으로 환자들을 섬기고 싶다는 바램에 박목사는 1987년에는 신학교에 입학하여 목사안수를 받고 광주보훈병원 원목으로 시무하면서 중증장애인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는 전문사역자가 길을 걷게 된다.

큰 시련에도 오뚜기 같이 일어난 박목사의 불굴의 투혼은 주위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어, 나중에는 1981년에는 KBS 드라마 “우리에게 축복의 기도를”의 각본으로 쓰이기도 한다. 또한, 이는 박목사가 공군사관학교에서 27기 명예 공군 소위로 임관하게 되는 밑걸음이 되기도 한다.

유옥희 여사는 박목사 생전에 “맨 처음에는 목사님을 돌보아 주면서 제가 사랑을 준다고 생각을 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니 제가 가장 축복 받은 사람 같습니다”며, “목사님을 통해 큰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삶의 희망을 찾아주고 소중한 사랑을 나눌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고 말했었다.

박창권 목사의 장례는 광주보훈병원 제 3 분향소에서 3일장으로 치러지며, 2월 21일 아침 8시에 발인식이 거행된다. 명예 공군 소위로 임관했던 박목사는 정식 대한민국 공군으로 인정되어 대전 국립묘지(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