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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쉐보레 ‘아베오’ 다 좋은데 엔진성능이…

가격‧성능 균형 ‘모범생’…대체로 평균점수 높은 편

신승영 기자 기자  2011.02.18 14: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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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GM대우는 지난 16일 젠트라의 후속모델로 쉐보레 아베오(Chevrolet Aveo)를 선보였다. GM대우는 “넉넉한 실내공간과 진보적인 디자인, 뛰어난 주행 성능까지 갖춘 글로벌 소형차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쉐보레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아베오를 소개했다.

아베오는 단순한 풀 체인지 모델 이상으로, GM의 글로벌 핵심모델로써 주목받고 있다. GM은 아베오가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급성장하는 신흥시장 공략의 첨병은 물론, 유럽 및 미국시장에서 볼륨모델로서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제네바모터쇼나 올해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아베오(미국명 소닉)를 전면에 내세운 것만 봐도 그 중요성을 짐작케 한다.

   
 

이와 달리 국내시장에서 아베오에 대한 시선은 ‘소형차는 수출전략형 모델에 불과하다’와 ‘국내시장에 소형차 바람을 불고 올 것’으로 극과 극이다. 실제로 국내 소형차 시장은 월 2000~3000대 규모로 준중형급 차량들이 엔트리 카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아베오는 국내시장에서 동급 소형차들뿐만 아니라 준중형급 차량들과도 경쟁을 펼쳐야 한다.

◆디자인·인테리어 모두 업그레이드

사실, 지난달 미국 디트로이트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이미 아베오를 접했다. 당시 쉐보레 볼트가 ‘2011년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되면서 이목이 분산됐지만, GM이 북미시장에 소형차를 메인으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북미국제오토쇼에서 본 아베오와 국내에서 만난 아베오는 차이가 있었다.

   
 

해치백과 세단 두 모델 전면부는 별 차이가 없다. 반면, 측면과 후면만 본다면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처음 사진으로 봤을 때 세단이 더 세련됐다고 평가했지만, 실제로는 해치백이 더 매력적이다.

전면의 대형 트윈 라디에이터 그릴과 모터사이클에서 영감을 얻은 돌출형 헤드램프는 입체적이며 스포티한 디자인을 갖췄다. 아베오는 헤드램프뿐만 아니라 곳곳에 모터사이클 디자인의 영향을 받은 요소가 존재했다.

다이내믹한 벨트 라인과 날렵한 캐릭터 라인의 측면은 최대 역동적이면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거기다 17인치 휠은 측면 볼륨감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밋밋한 휠 디자인이 ‘옥의 티’라고 지적하겠다. 휠에 대한 사견에 디자인센터 김태완 부사장은 “과도하게 휠을 꾸미다보면 본연의 디자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체적인 안목에서 크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뒷면은 세단과 해치백을 확연히 구분된다. 특히 해치백은 쉐보레 스파크(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페밀리 룩의 느낌이 강하다.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으니 모터사이클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된 다이내믹 미터 클러스터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계기판이 공존하는 모습은 스파크와 흡사하지만, 아베오는 RPM 계기판이 아날로그고 속도 계기판이 디지털인 점에서 상반된 모습이다.

센터페시아나 인테리어 색감은 젠트라보다 훨씬 향상된 모습이다. 특히, 글로브 박스,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스마트 박스, 센터페시아 상하좌우 위치한 포켓, 도어 포켓 등 곳곳에 배치된 수납공간과 USB포트는 20~30대 고객층의 마음에 사로잡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다만 아쉬운 점은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접한 내장마감재와 다르다는 점이다. 소형차 중에서도 낮은 가격으로 제품경쟁력을 높인 아베오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눈과 손으로 전해지는 감각에 미련이 남는다. 이외 작은 룸미러가 시야를 제한하는 것도 단점이다.

◆향상된 주행능력, 1.6엔진이라고 하기엔…

본격적으로 주행에 들어갔다. 실제 주행에서 계기판의 시인성이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주행 전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속도와 RPM 중심으로 배치된 계기판은 정보전달력이 좋다.

   
 

중·고속에서 로드 노이즈와 풍절음에 대한 방음은 동급 경쟁모델들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저속에서 엔진음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동급 최초로 기어 노브에 ‘토글 스위치 시프트’ 버튼을 적용해 운전의 즐거움을 더했다. 자동변속기를 타더라도 오른손이 변속기에 위치할 때가 많다. 신호가 많은 시내에서는 ‘중립’과 ‘운전’모드로 조작이 많고, 고속도로에서는 추월시 수동모드가 유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속커브나 사릿길에서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할 경우, 두 손을 핸들에 고정할 수 있는 패들 시프트가 더 안전하다. 토글 시프트를 ‘다이내믹 드라이빙 운전자를 위한 기능’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시내일반주행은 엔진회전이 3000Rpm이하에서 무리가 없고 핸들링도 부드럽다. 특히, 전자식 속도 감응형 스티어링을 적용해, 젠트라보다 두 세단계 이상 핸들링 성능이 향상됐다. 이는 고속주행에서도 빛을 발휘했다. 향상된 조향기능과 전체적으로 단단해진 차체강성 및 서스펜션 세팅은 민첩하고 안정적인 고속주행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엔진에서는 1.6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졌다. 마력과 토크, 연비 등 성능은 높이고 배기량을 줄이는 엔진다운사이징이 추세인 가운데,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나 디젤 터보 엔진이 아닌 점은 동급모델들과 경쟁에서 뒤처진다.

물론, ‘가격’이란 소비자 민감 요소를 무시할 수 없는 법. 소비자의 입장에서 가격을 고려한다면, 현대차 엑센트의 경우 1.6GDi가 아닌 1.4 모델과 아베오 1.6을 비교하게 된다. 단순히 마력이나 토크 등 수치가 아닌 전체적인 밸런스와 제품경쟁력을 중시했다.

아베오는 디자인과 인테리어, 실내공간, 주행성능, 가격 등 전 부문에 걸쳐 동급모델과 비교해 호평할만 하다. 모든 면에서 고른 제품력을 갖췄지만, 까다롭고 눈 높은 국내 소비자들이 극찬을 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