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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100달러 초읽기…국내증시 삼중고

물가압력 가중・기업생산성 타격… 외국인 이탈 가속

박중선 기자 기자  2011.02.17 17: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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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두바이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 하게 되면 유가관리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시킨다는 방침을 내놓을 만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국인들이 두바이유 가격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강화되는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증권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17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6일 국제시장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하루 전인 15일보다 1.26달러 하락한 98.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가뜩이나 국제 농산물 가격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로 국내 물가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대표적인 원자재 수입품목인 유가의 급등세는 국내 물가는 물론 경기에까지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유가 상승에 취약한 구조 ‘물가비상’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두바이유 및 브렌트유 가격이 급등하는 주된 배경은 튀니지 및 이집트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민주화 열기, 즉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라 할 수 있다”며 “중동 지역 내 민주화 열기 확산이 자칫 원유 수급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두바이 및 브렌트산 원유의 가격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임으로 이집트 사태가 진정국면에 들면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반면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이번엔 두바이유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 박중섭 선임연구원은 “산유국인 중동지역에 시위가 확산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유 운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 두바이유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두바이유 가격은 주로 정치적 불확실성 요인이 크게 작용했지만 최근 중국의 원유수입 증가 영향도 한 몫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두바이유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는 중동산 원유 수입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두바이유 및 브렌트유 급등은 유가 상승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 아시아 경제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9년 기준으로 중동산 원유수입비중이 약 84% 내외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중동지역에 대한 원유 의존도가 높다.

◆국내증시 악재 겹겹, 외국인 추가 이탈할 수도

유가와 같은 원자재 가격의 갑작스러운 상승은 제품원가 상승요인으로 기업의 리스크를 확대시키는 변수가 될 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수급 측면에서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박 연구원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로 두바이유가 100달러 수준을 지속적으로 상회할 경우 국내 물가 및 경기사이클에 새로운 부담이 될 것”이라며 “곡물가격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이어 설상가상으로 유가 급등까지 겹치면서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물가부담이 크게 가중돼 외국인 자금이탈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두바이유의 오버슈팅과 외국인의 매매동향 출처는 블룸버그·한국거래소·현대증권.

오 연구원은 과거 두바이유가 강세를 보이는 구간에서는 여지없이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유가와 같은 원자재 가격의 갑작스런 상승은 원가 상승 요인이 돼 기업의 리스크를 확대시키는 요인이 된다”면서 “그러나 정부차원의 물가관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적기에 반영하기란 기업입장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비용 상승분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되기 때문에 기업의 리스크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향후 관건은 유가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에 있고 당분간 국내 증시는 방향성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